마이클 모퍼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워 호스]는 이미 닉 스태포드의 각색으로 연극무대에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조이라는 이름의 말이 군마가 되어 전쟁터 여기저기를 떠도는 이 이야기는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인간의 눈이 아닌 동물의 시선을 따라 조명한다는 특색이 있는 작품으로서 말하자면 동물이라는 중립적 개체를 통해 전쟁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작품에서는 궁극적인 선악의 기준보다는 전쟁 자체에 대한 비판적 요소가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조이를 사건의 주체(혹은 화자)로 다루지 않고 조이의 주변인들과 관객을 연결시키는 일종의 매개체로 이용하는데, 영국군과 독일군을 오가며 아군과 적군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마치 단편소설집을 읽는 것처럼 적당한 비율로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