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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변이라는 게 일어난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이 헐리우드의 쟁쟁한 대작들을 제치고 프랑스 박스오피스 정상을 무려 10주 연속이나 차지했던 일은 분명히 이변이라 부를만 하다. 유명배우도, 유명 감독의 이름도 보이지 않는 이 작품이 유럽의 박스오피스를 석권하고 세자르 영화제에서도 선전하며 비평과 흥행 모두를 성공시킨 이면에는 과연 어떤 힘이 있는 것일까?

우선 이 영화는 실화다. 휴먼 드라마에서 약간의 코믹한 요소를 더했지만 기본적으로 흥행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장르다. 흑백간의 인종을 뛰어넘은 우정이라는 캐캐묵은 설정 또한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하반신이 마비된 부유한 백인과 그를 돕는 흑인 도우미의 우정.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 해도 이 정도의 감동을 주는 영화는 흔하다. 그럼에도 [언터처블: 1%의 우정]은 메가톤급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는 세 가지 극단적인 대칭점에 주인공들을 놓았다. 하나는 인종적인 부면으로 한 사람은 프랑스 전통 백인이고 한 사람은 세네갈계 흑인이다. 또 하나는 신분의 차이다. 백인은 엄청나게 부유한 재산가이지만 흑인은 그저 실업수당이나 타먹는 별볼일 없는 백수다. 그렇지만 부유한 백인은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는 장애인이고, 가난한 흑인은 신체 건강한 남자다.

ⓒ Quad Productions, Chaocorp, Gaumont . All rights reserved.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두 사람이 만나 인연을 맺고 관계를 엮어가는 이야기는 의외로 흥미진진하다. 극적인 위기나 반전따윈 없다. 작정하고 관객들을 울리려는 신파적 요소도 전무하다. 그저 영화는 담담하게 이들이 마음을 열고 친해지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뿐이다. 꼼수나 야심따윈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담백하다.' 어찌보면 진부하기 짝이 없고 감동에 매마른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부족해보이지만 소소하게 터져주는 유머들이 부족한 간극을 촘촘히 메운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실화를 소재로 삼았지만 정작 실제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도우미인 드리스가 실은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라는 것. 이 점에서 알 수 있듯 본 감독은 영화속에 의도적으로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이 겪고 있는 다문화 정책의 문제에 대한 이상적인 해법을 담아놓았다. 이 점이 아마도 본 영화가 그토록 유럽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P.S: 단일민족이라는 허울좋은 구실로 자부심을 내세우는 한국인들로선 인종차별은 어디 저 멀리 이국땅에서나 벌어지는 일로 여기겠지만 갈수록 출산율이 저하되는 반면 다문화가정은 늘어나고 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되는 상황하에선 더 이상 뒷짐지고 강넘어 불구경하듯 여길 문제는 아니다. 못가진 자들을 무시하고 있는 자들에게 굽신거리는 걸 당연시하는 사회 통념상 한국에서의 인종 차별은 너무나도 불보듯 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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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나오는 선전을 보니깐 너무나도 보고 싶더라구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들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흐뭇한 미소와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집니다. 월급쟁이는 주인이 키우는 사냥개다 라는 얘기가 있는데(딱 죽지 않을 만큼만 먹이를 주고 딴 생각 못하게 계속 채찍질하고 더 이상 사냥을 못하면 가차없이 버려지기 때문에...) 노예처럼 일하느라 페니웨이님의 시사회 신청도 못했었는데... 이 영화보고 힘 좀 내야겠습니다. 친척이 장기간 프랑스 빠리에서 거주 중인데 빠리 중심부에서 어느 지역만 넘어가면 범죄 및 인종차별과 빈부 격차가 아주 심하다고 하더군요... 모두들 서로를 배려하면서 사는 사회가 되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3.22 11:21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영화 자체는 인종문제가 두드러지지 않고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아요. 다만 백인주인공의 삶과 흑인주인공의 삶을 영상으로 대비시키면서 은근히 드러내는 방법을 취하고 있지요. 여튼간에 잘만든 영화입니다.

      2012.03.22 11:37 신고
  2. 뜸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다문화가정으로 인한 이슈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저~~옛날 초등(국민)학교때 읽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도이칠란트편이 생각나더라구요
    돈 벌러 들어오는 터키인을 박대하고 멸시하는 독일인의 모습을 보면서 참 욕 많이 했었는데..

    2012.03.22 11:4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들의 역사를 보면 우리는 볼것도 없죠. [완득이]의 한장면이 생각나는군요. '그 사람 나라가 가난해서 그렇지, 그래도 자기 나라에선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다'. 사람이란 나라나 인종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인데, 참...

      아, 근데 이 영화는 그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은 아닙니다^^;;

      2012.03.22 12:34 신고
  3. 케르베로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타성이 지나치다고나 할까요? 물론 불체자와 외노자들의 범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결국은 같은 사람인데, 경제난을 핑계로 대놓고 공격성을 드러내는 한국인들을 보면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 한다는 생각만 듭니다.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 광부, 간호사에다 열사의 중동에서 땀 흘려 일하던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요?

    스스로 3D 업종을 기피하면서도 마치 외국인들이 직장을 다 빼앗아 가는 것처럼 몰아세우니
    과연 다문화 사회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겁니다.

    인종, 피부색, 문화의 차이를 무지개 바라보듯 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
    그런 소재로 우리 나라에서도 좋은 영화 좀 안 나오려나요? 진부하고 뻔한 방법으로 말구요.

    2012.03.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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