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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ㅈ,ㅊ,ㅋ 17

주토피아 - 성인들을 위한 사회풍자 애니메이션

언젠가 픽사는 점점 디즈니화 되어가고, 디즈니는 점점 픽사화 되어간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말대로 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픽사는 특유의 통통튀는 아이디어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감성적 스토리를 버리고 무난함과 진부함을 오가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디즈니는 정형화된 틀을 조금씩 깨고 변화를 진행하는 중이죠. [주토피아]는 여러가지 면에서 저연령층에 초점을 두었던 기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관례를 뒤집는 작품입니다.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경찰입니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융화되어 살아가는 주토피아에 신입 경관으로 발령이 난 토끼 주디 홉스는 토끼와 경찰은 맞지 않는다는 사회의 편견을 힘겹게 맞서나가는 캐릭터입니다. 범죄자를 잡는다는 기대와는 달리 불법주차단속..

쿵푸 팬더 3 - 재미는 있지만 이젠 끝내야 할 때

애니메이션 업계의 2인자 드림웍스를 떠받치고 있는 작품들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4편의 시리즈와 스핀오프를 낸 [슈렉]이 대표작이고,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작품들은 좀처럼 후속편 버프를 크게 받지 못하고 있지요. [마다가스카]의 인기는 좀 의외입니다만.. 누구에게나 소중히 다루고 싶은 물건이 하나쯤은 있는 법. 그래서인지 [쿵푸 팬더] 프랜차이즈 만큼은 꽤 공들여서 제작하는 느낌입니다. 속편이 전작으로부터 3년, 그리고 이번 [쿵푸 팬더 3]가 5년의 휴식기를 가졌으니까요. 다른 작품들이 소모되는 주기와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죠. 홍콩 무협물에 대한 기막힌 이해를 보여주었던 1편과 출생의 비밀을 밝혔던 2편에 이어 3편은 주인공 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이야기입니다. 5백년전 대사부 우그웨이와 질..

캡틴 하록 - 허세와 망상에 사로잡힌 아나키스트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 및 그 밖의 그래픽노블과 코믹스를 닥치는대로 영화화하는 헐리우드에 질새라 이에 못지 않은 막강한 콘텐츠를 지닌 일본에서도 이제는 레전드라고 불려도 좋을 인기 애니메이션들, 이를테면 [신조인간 캐산]나 [데빌맨]. [얏타맨], [철인 28호] 같은 작품들을 꾸준히 실사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이 모든 노력들이 하나같이 망작인 것을. 갈 수록 승승장구하는 마블 계열의 히어로 무비나 툭 하고 튀어나온 [다크 나이트] 삼부작과 비교할 수 조차 없는 그런 작품들로 원작의 이름이 더렵혀지고 있단 말이죠. 마츠모토 레이지의 야심작 [우주해적 캡틴 하록] 또한 2008년에 1억 달러짜리 실사판 프로젝트로 일본과 한국, 미국의 합작형식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인 레..

[블루레이]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 한국 애니메이션의 다변화와 기술적 도약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어웬 알렌 감독의 [잃어버린 세계]에서부터 공룡의 위압감보다는 라켈 웰치의 몸매가 돋보였던 [공룡 100만년], 레이 해리하우젠의 수작업 기술이 정점에 올랐던 [공룡지대]에 이르기까지 아날로그 시절의 공룡영화에 대한 느낌은 신기하긴 했어도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에서 브라키오 사우르스의 웅장한 모습이 대화면에 등장했을때 비로서 그 부족함은 사라졌다. CG기술의 발전과 함께 스크린에서의 공룡은 더 이상 레이 해리하우젠의 스톱모션처럼 가공의 조형물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로 진화했다. 한국에서도 공룡 관련 영상 컨텐츠를 만들기 위한 소수의 노력이 있어 왔지만 그 상당수가 논란의 대상으로 전락한 영구아..

코쿠리코 언덕에서 - 스튜디오 지브리의 불안한 성공작

CG가 대세인 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꿋꿋하게 셀 애니메이션의 손맛 가득한 향수를 전해오는 지브리 스타일의 작품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명품에 버금가는 브랜드 효과를 내고 있는게 사실이다. 일본의 경제거품이 꺼지고 대작급 애니메이션의 군웅할거시대가 끝난 지금, 스튜디오 지브리가 기지고 있는 저력은 오랜 세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철옹성 같은 영향력 아래 전통의 명가라는 자부심 하나로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소니를 비롯한 일본 가전회사들의 몰락이 그러했던 것처럼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지브리의 행보는 후계자의 부재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마루밑 아리에띠]로 하강곡선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었던 –그럼에도 너무 평이한 작품이라는 평..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 한국형 에듀테인먼트의 도약

아마 1999년, 내가 캐나다에 있을때인거 같다. [토이 스토리 2]를 보러 극장엘 갔는데, 시작 전에 [다이너소어]의 예고편을 틀어줬다.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졌다. 세상에… 저런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쥬라기 공원]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또다른 느낌. 막상 [다이너소어]를 봤을땐 무척 재미가 없었다만… 여튼 상상만했던 고대 원시생태의 모습이 실사영화처럼 실감나는 화면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신기하기만 했다. 그때는 언제쯤 한국에서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많은 세월이 흐르긴 했다. 2008년 EBS를 통해 방영된 [한반도의 공룡]은 비록 메이저 상업영화의 완성도와 절대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룡의 생태계를 조명한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제..

장화신은 고양이 - 포스트 슈렉의 가능성을 보다

기념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슈렉]은 애니메이션계에서 드림웍스의 비중이 업계 2인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작품입니다. 비록 이 작품 외에 [쿵푸 팬더]라든지,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대박급 작품들이 더러 나오긴 했습니다만 역시나 드림웍스하면 [슈렉]이 떠오를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슈렉]은 드림웍스의 가능성이자 한계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4편까지 이어지면서 자충수를 두게 되는데, 이는 [토이스토리] 3부작을 무려 10년이나 이끌며 완벽하게 완성시킨 픽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호의적인 평을 들었던 [슈렉 2]의 경우도 숨쉴틈 없이 터지는 패러디의 향연과 새로운 캐릭터 ‘장화신은 고양이’가 없었더러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우호적인 평을 들었을지 의문입니..

[블루레이] 카 2 - 픽사 최초의 첩보액션 블록버스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픽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의문은 작년 [토이 스토리 3]를 보면서 아예 머리속에서 지워버렸다. 과연 이들이 나와 같은 지구에서 숨쉬고 있는 사람들인지조차 의심스러운 창작집단 픽사는 단순히 CG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완성도를 떠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꿈의 산실로서 그 이름을 확고히 다졌다. 15년의 세월동안 이들이 발표한 작품 중에는 단 한편의 실패작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나마 ‘픽사가 못만들어도 이 정도다’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 바로 2006년에 발표한 [카]이다. 그렇다면 순수한 의미에서 볼 때 ‘[카]는 정말로 못만든 작품이었는가?’라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자동차를 의인화시켜 느림의 미학에 대..

[블루레이] 청의 6호 - 세계 최초의 풀 디지털 OVA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이 거주할 공간이 없게 된 지구.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바다로 눈을 돌린 인류는 국가간의 이권과 환경보호 등의 해상 분쟁을 총괄 담당하는 범세계적인 기구, '청(Blue)'을 설립한다. 해양의 치안관리를 위해 각국에서는 잠수함을 파견하게 되고, 일본에서는 '청의 6호'를 파견한다. 그러나 청에 소속된 과학자 존다이크는 이에 반발하여 해양테러를 감행, 남극기지를 점령하고 생체병기 '무스카'를 개발해 청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해양 생명체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신인류의 번성을 꿈꾼다. 존다이크와 청의 대결에 전 세계는 황폐되고 ,존다이크에 맞서는 청의 6호의 승무원 키노는 과거 6호의 엘리트 대원이었던 하야미를 회유하기 위해 그를 찾아온다. 하야미가..

쿵푸 팬더 - 동양적 정서의 카타르시스

동양무술을 신비롭게 바라보는 서양인들의 시각은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특히 [매트릭스]로 촉발된 동양 무술의 도입은 가뜩이나 둔한 서양인들의 모습에 무늬만 무술을 입혀놓은 어설픈 꼴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트랜스포터]의 루이스 르테리에 감독이 제이슨 스태덤이라는 영리한 배우를 기용해 제법 스타일이 사는 무술을 선보인 적은 있다. 하지만 홍콩의 액션스타 이연걸 조차도 헐리우드에 넘어가기만 하면 양키센스가 작렬하는 진부한 액션에 파묻히기가 일쑤니, 역시 무술영화는 '어떤 배우'냐 보다는 동양의 무예에 대한 어느정도의 깊이가 있는 연출자가 영화를 맡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성룡과 이연걸이라는 쟁쟁한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포비든 킹덤]이 대실망을 안겨주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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