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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6

욕실 인테리어 업체 찾다가 현타 온 이야기

* 본 글은 특정 직업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로 쓰여진 글이 아님. 혹시라도 불편하시면 가볍게 뒤로 가기를 누르시길. 바쁜 나날이지만 요즘 강려크하게 느낀 바가 있어서 몇 자 끄적여 본다. 내 평생 집안 인테리어라고는 돈 주고 해본 적이 없이 살아왔다. 어차피 잠시 머물다 떠나는 집 무얼 그리 정성스레 치장할까 하는 생각으로 세월을 보냈는데, 앞으로 들어갈 집은 아이도 중요한 시기를 오래 보내야 할 곳이기도 하고 이만하면 좀 할 때도 되었지 싶어서 일단 욕실이라도 인테리어 공사를 해볼까 싶었다. 그렇게 쓸만한 업체를 찾아 헤맨지 어언 두 달 째…. 결론부터 말하자면 못 찾았다. 내가 딱히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운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무조건 견적이 싼 업체를 원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제대로 된" 업체를..

레블 리지 - 상투성을 벗어난 절제의 미학

한 퇴역 군인이 미국 시골의 작은 마을을 지나던 도중 마을의 공권력에 의해 부당한 인권 침해를 당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위험인물로 낙인 찍힌 남자는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 하는 특기를 발휘해 공권력과의 싸움을 시작한다.위의 시놉시스만 보면 영화는 딱 테드 코체프 감독의 1982년작 [람보]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에야 변질된 속편들로 인해 마초 액션물의 대명사가 된 [람보]지만 폭력적인 영화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람보] 1편에서 람보가 직접 죽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나마 발생하는 한 명의 사상자는 람보가 위협용으로 던진 돌멩이가 헬기의 유리창에 맞아 발생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사다. 넷플릭스의 신작 [레블 리지] 역시 [람보] 1편과 매우 닮아 있는 작품이..

영화/ㄹ 2024.09.10

맵고 뜨겁게 - 단 한 번이라도 이겨보기 위해서라면

잘 만든 영화는 많다. "잘 만들었다" 라는 것의 기준이 볼거리나 눈요기에 맞춰진 것이든, 아니면 잘 짜여진 플롯과 이야기에 맞춰진 것이든, 아니면 빌드업이 탄탄한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것이든 고만고만한 영화들의 홍수 속에서도 재미를 주는 영화는 여전히 많다.하지만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흔히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영화들은 간간히 보게 되어도 가슴이 끓어올라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불끈 쥐게 만드는 그런 영화를 본 게 언제 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근데 최근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런 영화를 만났다. 넷플릭스, 그리고 대만영화를. 제목은 다소 촌스런 [맵고 뜨겁게]다.이 영화는 안도 사쿠라 주연의 일본영화 [백엔의 사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의 명성도 명성이지만 현..

영화/ㅁ 2024.09.05

에이리언 로물루스 :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

귀찮지만 적어보는 [에이리언 로물루스] 리뷰. 간만에 극장을 찾게 만든 건 실로 오랜만에 제작된 (전작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로부터 무려 7년만)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라는 것과 해외 언론들의 호들갑스런 반응 때문이다. 솔직히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완성도는 명장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처참했기에 이번엔 기대를 다 내려놓고 가기로 했다.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작품을 딱 한 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 봤어”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모든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헌사요, 오마주 덩어리다. 기본적으로는 1,2편을 베이스로 깔아 놨으나 3편과 4편, 심지어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오마주도 깨알같이 넣어 놨다.장르물로서의 완성도나 [에이리언] 프렌차이즈로..

영화/ㅇ 2024.08.30

원샷 토크: [더 퍼스트 슬램덩크], 나에게 필요한 경험을 주소서

워낙 원작에서의 명장면을 잘 재연해 낸 작품이지만, 나는 오히려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극장판의 한 장면이 유독 인상 깊었다. 시합에서 패배한 직후 락커로 이동하는 산왕팀의 모습이 비춰지다가 마침내 정우성이 힘없이 벽에 기대어 주저 않는다. 그리곤 잠시 과거를 떠올리는데, 최고의 고교생 플레이어가 된 자신이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다고 느꼈을 때, 신사에서 "나에게 아직 필요한 것이 있다면, 필요한 경험을 달라"고 기원했던 그 기억을 소환한다. 정우성이 그 때 진정으로 원했던 경험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겸손에서 우러난 말이었을까. 아니면 오만함에서 나온 말이었을까. 진짜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그에게 닥친 현실은 "패배"라는 가장 뼈아픈 형태로 나타났다. 그리고 고교 최고의 에이스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원샷 토크 2024.03.22

나이를 먹는다는 것

이상하게도 나는 그동안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자각은 크게 하지 않고 살았다.  (동안이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그런가??)  그래서 딱히 결혼도 서두르지 않았고(그래서 와이프한테 지금까지 갈굼을 당하지만), 직장인이면서도 남들처럼 치열하게 연봉 1원이라도 더 받으려고 아둥바둥 살지는 않았다. 때 되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고, 너무 안달하지 않아도 시간은 내 편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을 따름이었다. 그렇다고 막 성격이 느긋하거나 한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조급한 성격에 가까워서 뭔가 결과물이 빨리 도출되는 걸 훨~~씬 선호하는 타입이긴 하다. 블로그를 개설한지 단시간 안에 순위권 영화 블로거가 될 수 있었던 (과거형!!) 것도 이런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나는 지금 이 나이, 이 시기가 아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 - 한 시대를 상징했던 아이콘의 귀환

1990년대를 강타한 스포츠라면 단연 농구일 겁니다. 저는 대학에 들어가서야 농구라는 운동을 접하게 되었는데, 남들과 비교하면 꽤 늦은 시기에 시작한 운동이었죠. 그 전까지는 아예 농구라는 종목에 관심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런 제가 뒤늦게나마 농구를 시작한 이유는 농구라는 스포츠가 그 시대의 트렌드이자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1991~1993년까지 시카고불스를 NBA 정상에 올려놓은 마이클 조던은 이미 세계적인 스포츠의 아이콘이었습니다. 장동건, 손지창 주연의 [마지막 승부]는 심은하라는 걸출한 신인을 발굴한 드라마 이상으로 한국의 농구 붐에 크게 일조한 작품이었고, 기아 vs.연세대의 불꽃튀는 승부로 큰 인상을 남겼던 1994-95 농구대잔치 역시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했지요. 그러나 그 중에서도 [슬..

[블루레이] 외계에서 온 우뢰매 얼티밋 에디션 박스셋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로보트 태권브이]를 거쳐 수많은 자기복제의 정체기를 지나 범작과 표절작들의 침체기를 겪었던 한국 애니메이션계는 1980년대 중반 역동의 과도기를 맞이한다. 바로 실사합성 애니메이션인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등장한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하는 시도는 이미 우뢰매 등장 이전인 1985년에 [로보트왕 선샤크]에서 이루어진 바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실사 파트와 애니메이션 파트를 완전히 분리시킨 터라 단순한 필름 짜깁기에 가까운 형태였고, 실사 화면에 애니메이션을 기술적으로 합성시킨 시도는 [외계에서 온 우뢰매]가 최초다. [똘이와 제타로보트]의 실패로 한계 상황까지 왔던 김청기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계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던 차에 일..

메일이 왜 안오나 했더니....

거의 방치된 상태이긴 하지만 지인이나 그 밖에 다른 외부에서 간혹 원고 요청이나 그런 문의가 admin@pennyway.net 으로 들어 오곤 하는데 최근 몇달간은 그런 메일이 끊기다시피해서 이젠 잊혀진 존재가 되었나 보다.... 했다. 근데 어떤 지인분이 메일이 안간다는 얘길 비밀댓글로 달아주기도 했고 나 자신도 네이버 메일로 admin 계정에 메일을 보내봤더니..... 계속 발송중으로만 뜨고 메일이 도착하질 않는다. 이상하네? 그... 지금까지 스팸 말고는 차단한 건 없으니 혹시라도 메일 보냈는데 답장이 없거나 반송이 되더라.. 하는 분들.. 오해 마시길 ㅠㅠ P.S: 해결한 것 같다. 1.구글의 워크스페이스가 유료화 전환되면서 다시 무료화...를 오락가락 하는 그 와중에 구글에서 뭔가를 건드려 놓은..

DVD-VCR 콤보 자가 수리기

필자는 집에 VCR 기기가 4대 있다. 뭐랄까... 이렇게 없는 집 살림에 많은 기기를 들여놓게 된 이유는 사실 [카우보이 비밥]의 에피소드 18화 '10년 후의 나에게'가 큰 영향을 주었는데, 해당 에피소드에서 베타맥스와 VHS의 규격차이를 모르는 주인공들이 재생기기를 찾아 개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는 저렇게 구시대의 기기들을 구하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겠다...는 뻘생각이 듦과 동시에 예비용 기기를 확보해두려는 욕심이 결합해서 그런 것이다. 여튼 그래서 집에는 LG의 구형 VHS전용 기기 한대와 슬슬 맛이 가려고 하는 소니 VHS전용 기기, 그리고 삼성에서 나온 DVD-VHS 콤보 2대가 있다. 요즘 주력으로 사용하는 녀석이 아래의 기기인데, 아마도 VHS에서 DVD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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