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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 당신의 한국은 괜찮습니까?

페니웨이™ 2025. 3. 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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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며 조국을 폄하하는 풍조는 이미 꽤 오래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상을 담은 영화들도 많이 나와 있죠.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작품들은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뇌를 풍자한 작품들입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아예 제목에서부터 이러한 헬조선 기조를 대놓고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꽤 괜찮은 대학을 나왔고, 여느 젊은이들이 그렇듯 고만고만한 직장을 다니며 이 빡센 세상의 현실을 온 몸으로 부딪히는 한 젊은 여성의 탈조선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꽤 그럴 듯한 동기부여가 되는 탓에 몰입도가 높습니다. 영화는 엇나가지 않은 삶을 살아온 성실한 젊은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상상을 실행에 옮긴 주인공이 실제 한국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또다른 어려움과 현실을 큰 과장 없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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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지치게 만드는 먼 통근거리, 관행에 찌들어 불합리한 업무를 강요하는 직장(상사), 직장인인 월급으로는 엄두도 못 내는 집값, 상대방의 집안 형편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선자리 등등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화두를 차례로 건드리고 있지요. 조금은 상투적인 부면도 있지만, 왜 젊은이들이 한국을 떠나려 하는가에 대한 날 선 비판은 꽤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연인 고아성의 연기는 언제나처럼 좋습니다. (주관적으로) 엄청난 미인은 아니더라도 연기자로서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몇 안되는 여배우로서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더군요. 작품의 규모를 떠나 배역의 이해도가 높은 연기를 선보이는 자세가 매우 보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 본 경험이 있는터라 더 몰입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물론 제가 내린 결론은 지구상 그 어디에도 지상낙원은 없다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나가는 젊음이들의 용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P.S: 
1.고아성이 흡연연기는 뭐 국내에서는 거의 톱클레스가 아닐지.
2.원작의 모티브가 안현수 선수의 귀화였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3.해외 이민 혹은 취업의 손익계산서는 매우 정밀하게 계산해봐야 합니다. 낯선 땅에서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다는 것 하나만으로 주어지는 패널티는 상상을 가볍게 초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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