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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 3D로 풀어낸 거장의 고전영화 찬가

영화/ㅎ 2012.03.01 08:47 Posted by 페니웨이™






 


이번 81회 아카데미는 사실상 [휴고]와 [아티스트]의 맞대결이었습니다. 작품적인 부문에서 [아티스트]가 주요상을 가져갔다면 [휴고]는 기술적인 부문의 승자였지요. [아티스트]는 흑백무성영화방식을 통해 고전으로의 회귀를 선택한 반면 [휴고]는 [아바타] 이후 3D에 최적화 된 영화라는 평을 받으며 최첨단 영화기술의 현재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대칭점에 선 두 작품이지만 실은 두 작품 모두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고전영화에 대한 노스텔지어’입니다.

주로 R등급 영화를 내놓은 스콜세지의 취향으로 볼 때 [휴고]는 조금 이질적인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이 작품이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동화 ‘위고 카브레’에 기초했다는 점을 제껴두더라도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판타지풍의 비주얼이 펼쳐지는 아동영화식 구성은 확실히 스콜세지의 스타일은 아닙니다. 이 부분만 보면 스티븐 스필버그나 로버트 저멕키스에게 더 어울리는 영화처럼 보이지요.

그런데 아동 판타지의 외피를 두른 [휴고]의 실체는 관객들이 예상하는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비록 표현 방식에 있어서 그러한 동화 속 세계를 보여주는 느낌을 주긴 하지만 시대적 배경은 염연히 1931년의 프랑스 파리에요.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조금 기묘하긴 해도 현실을 반영합니다. 분위기에 압도당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스콜세지의 취향을 여기저기서 감지할 수 있을만한 영화입니다.

[휴고]는 열차역의 시계탑을 관리하는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보호자인 주정뱅이 삼촌마저 어디론가 떠난 후 혼자 몰래 시계탑을 관리하면서 살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소년은 고아나 부랑자들을 잡아 가두는 고약한 역무원의 눈을 피해 존재감을 지워가며 조용히 살아가고있지요. 그의 유일한 낙은 아버지가 남겨주신 고장난 오토마타를 고치는 일입니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기계에 필요한 부속을 장난감 가게서 훔치다가 가게주인에게 걸린 휴고는 오토마타의 수리를 위해 필요한 노트를 압수당하고 맙니다. 영화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개에 들어갑니다. 휴고의 노트는 누가 쓴 것이며, 오토마타의 주인은 누구인지, 왜 장난감가게의 주인은 휴고의 노트에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인지 등등 수많은 미스터리를 퍼즐처럼 하나씩 맞춰가게 되지요.

얼핏보면 어린이용 가족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휴고]는 성인들을 위한 영화라 해도 무방합니다. 이 작품은 영화의 탄생과 의미, 그리고 조르주 멜리아스의 전기영화적 성격을 띈 영화로 영화 전체가 영화사의 선구자들에게 바치는 하나의 거대한 오마주 덩어리입니다. 평생을 영화를 위해 바친 마틴 스콜세지의 사사로운 감정이 이입되어 있고, 동시에 파라마운트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적인 의미를 동시에 지닌 영화인 것이죠. 이런 영화를 아이들용 가족영화로 마케팅한다? 웃기는 노릇입니다.

영화에서는 처음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스크린 영화 [기차의 도착]을 선보였을 때 기차가 화면쪽으로 다가오는 장면을 보며 관객들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여러 번 언급하는데, [휴고]는 관객들이 그 당시 느꼈던 관객들의 심정을 이해하도록 3D 효과를 십분 이용합니다. [아바타] 이후 3D에 최적화 된 영화라는 평가는 괜한 얘기가 아닙니다. 초반부터 영화는 3D를 확실하게 경험하게 해주며 이러한 입체효과가 무얼 말하려는 것인지를 영화상의 메시지로도 분명히 드러내 줍니다. 역시 거장의 3D는 뭔가 달라도 다른 걸까요.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극의 전개가 다소 루즈하고, 주인공 휴고의 트라우마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실마리와 오토마타의 관계는 큰 개연성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영화사적 지식이 없는 관객들에게는 조르주 멜리아스나 뤼미에르 형제 같은 인물들이 소개될 때 별 느낌을 받지 못할것이 자명하고요. 무엇보다 자녀들과 함께 ‘해리 포터’를 대신할 가족판타지를 찾아 온 관객이라면 분노의 2시간을 보낼테지요.

P.S:

영화를 보시기 전에 조르주 멜리아스의 [달세계 여행] 정도는 찾아보고 가시길 권합니다. 찾아보기 귀찮으시다면 제가 링크해 놓은 영상을 보세요.


Le Voyage dans la lune -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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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마케팅 선전을 다 믿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마구 드네요 ㅜㅜ 저는 막연히 아카데미에, 감독님 명성에, 가족영화에, 3D라 하여 무조건 아이와 함께 보려고만 했었는데... 작년에 이어 분노의 시간을 보내는게 너무 빨리 올뻔 했네요... 좋은 말씀 큰 도움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2.03.01 11:14 신고
  2. 백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세계여행 동영상은 이쪽이 화질이 나은듯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MBkDT_eG5g

    위키피디어 링크에서 가져왔어요, 참고하세요~

    2012.03.01 12:01 신고
  3. 이재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조조로 보고왔는데 보면서 주제가 어린애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이 봐야 영화의 진가를 느낄 그런 영화였습니다.

    2012.03.01 12:34 신고
  4. peoun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르주 멜리아스의 "달나라여행"의 제작 이야기는 톰 행크스 제작의 미니시리즈 'From the Earth to the Moon'의 마지막 회차에 아주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톰행크스가 감독님 조수로 나오지요

    2012.03.01 19:15 신고
  5. 볼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청난 제작비가 들었지만, 정작 북미에선 조용히 개봉했다가 흥행은 실패했다고 들었었습니다. 아카데미의 날개를 달고 다시 날아오르려나요? 포스터만 보곤 무슨 영환지 몰랐는데, 예고보니까 흥미가 급 당기긴 하더군요.

    2012.03.01 23:2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애초부터 흥행성을 두고 만든 작품은 아니지 싶습니다. 파라마운트에서 100주년 기념으로 나름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을 뿐.. 다만 예상외로 손실의 폭이 커서 스콜세지의 차기작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2012.03.02 09:27 신고
  6. 문제없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깊고, 좋은 내용의 영화이긴 하나... 재미없죠...^^
    아마 영화 쫌 봤다 하시는 분들외엔 웬만하시 분들은.... 글쎄요...^^:
    좋은 글 잘 읽다 갑니다...^^

    2012.03.02 06:50 신고
  7. 찡☆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문 중에 "영화사적 지식이 없는 관객들에게는 조르주 멜리아스나 뤼미에르 형제 같은 인물들이 소개될 때 별 느낌을 받지 못할것이 자명하고요." 부분의 당사자입니다 ㅠㅠ
    저도 이 영화로 리뷰를 썼는데 리뷰를 쓰던 중 "달나라 여행"이란 영화가 실제로 있는걸까? 라는 궁금증에 알아보면서 멜리에스에 대해 알게 됐거든요. 미리 알았다면 멜리에스란 이름과 달나라 여행 화면이 나왔을때 소름이 쫙 돋았을 것 같은데.. 그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게 너무 애석합니다.
    재밌게 보긴 했지만 오마쥬의 성격이 강한 영화는 영화 자체의 재미 외의 재미가 있으니까요. 영화 공부 좀 해야겠어요;

    2012.03.02 07:42 신고
  8. 염구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클레이모레츠 나옴...무조건 봄...

    2012.03.02 13:06 신고
  9.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일반인들이 공감하기에는 많이 어려울것 같네요. 저도 이 영화를 통해 그나마
    멜리아스나 뤼미에르 이름을 어렵게 기억속에서 떠올리게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 영화도 판의미로 처럼 단순 판타지로 포장되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2012.03.03 01:52 신고
  10. 최강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타 지적합니다.

    장간감 → 장난감

    2012.03.04 15:58 신고
  11. 별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조르주 멜리에스 좋아하고요, 저기 저 클로이 모레츠가 연기했던 당사자가 아닐까 하는 할머니가 나와서 할아버지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영상도 갖고 있고요, 그전에 인터넷이 막 따따따 시절로 접어들 무렵 외국 어디선가에서 다운받은 좀만한 mov 파일로 스매싱 펌킨스의 투나잇투나잇 보면서 비디오 테입이 있는데도 카피 안해주는 콧털사장놈 욕도 했고요, 오리진의 마션스 드림을 플레이하기 전 매뉴얼에 깨알같이 씌여있던 달세계여행의 오마쥬스러운 게임배경 스토리를 달달달 읽던 저에겐 반드시 3D로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였는데, 좀 볼 시간이 나서 볼까했더니 썩어디질 극장 어디에도 상영중이 아니네요.
    아 짜증나.

    2012.03.13 2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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