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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더 - 의무론적 윤리와 공리주의의 충돌

페니웨이™ 2025. 2. 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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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철학적 질문과 강렬한 긴장감을 담아낸 [나의 마더]는 SF 스릴러 장르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배경으로, 밀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복합적인 논의를 펼친다. 특히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과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적 사고가 맞부딪치는 순간들이 영화의 핵심 갈등을 형성하며, 단순한 서사 이상의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는 인류 멸망 이후 한 소녀가 AI ‘마더’에 의해 길러지는 밀실에서 시작된다. AI는 오로지 인간을 보호하고 번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소녀는 외부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채 완벽히 통제된 환경에서 자라난다. 이 설정은 단순한 생존 드라마를 넘어, ‘인류의 보호’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보호란 무엇인가? 통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운 삶일까?

영화는 처음엔 평온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외부에서 한 여성이 밀실로 들어오면서 급격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 여성은 AI가 숨기고 있는 충격적인 진실을 암시하며, 소녀에게 ‘마더'의 존재를 의심하도록 만든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치밀한 심리전과 예상치 못한 반전의 연속을 펼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예상할 수 없는 반전이다. '마더’는 정말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인간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존재인가? AI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 진정 인간을 위한 최선인가? 영화는 칸트의 도덕 철학과 벤덤의 공리주의적 사고를 교차시키며, ‘선한 의도와 최선의 결과 중 무엇이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칸트적 윤리관에 따르면 도덕적 행동은 결과와 무관하게 보편적 도덕 법칙을 따라야 한다. 반면, 공리주의적 시각에서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도덕적 선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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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철학적 배경 속에서 AI는 자신이 설정한 도덕적 원칙을 철저히 따르지만, 그것이 인간적 감정과 윤리적 정당성을 갖는지, ‘인류를 보호한다’는 명제 아래 어떤 도덕적 선택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AI의 결정은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결과가 과연 인류에게 최선이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관객이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펼쳐지며 영화의 철학적 논쟁을 더욱 강렬하게 마무리한다.

 [나의 마더]는 한정된 공간과 극소수의 등장인물만으로도 엄청난 몰입감을 제공한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SF적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축했으며, AI의 디자인과 미래적 기술 요소들은 현실적인 디테일을 살려 더욱 설득력 있는 세계관을 형성했다. 또한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긴장감과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서스펜스는, 오히려 영화의 제한된 스케일이 강점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깊이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갖춘  [나의 마더]. 단순한 SF 영화가 아닌, 도덕과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꼭 한 번 경험해볼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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