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은 재작년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로 인해 스타워즈 팬들로부터 융단폭격을 맞았던 라이언 존슨 감독의 신작입니다. 아마 이 사실만으로도 영화를 기피하고 싶은 충동이 생길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선입견은 금물.
사실 라이언 존슨은 저예산 영화 [브릭]으로 주목받았던 감독입니다. 고등학생이 주연이지만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형식을 차용했던 이 작품은 고전적인 클리셰와 더불어 탄탄한 플롯이 어우러져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었지요.
바로 [나이브스 아웃]이 그런 감독의 재능을 십분 발휘한 영화입니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듯 본 작품은 아가사 크리스티 문학의 전형적인 저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고전 추리극입니다. 뭔가 심상찮은 관계로 엮여있는 수상한 가족들과 큰 저택,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명탐정이라는 굉장히 뻔한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듯 술술 넘어가는 플롯과 반전, 그리고 배우들의 명성만큼이나 후덜덜한 연기력이 압권인 작품입니다. 몇몇 설정은 감탄이 튀어 나올 정도로 창의적이지만 또 몇몇 부분은 노골적이게도 예측 가능한 복선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것을 진부하지 않고 신선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한 라이언 존슨의 솜씨가 빛을 발하고 있지요.
대단한 영화입니다. 정통 미스터리물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 영화요, 아가사 크리스티 문학에 대한 예찬이 가득찬 작품입니다. 올 하반기 최고의 영화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좋은 영화입니다.
P.S
1.약은 약사에게, 번역은 황본좌에게
2.범인은 캐스팅으로 알아본다는 말이 있지요. ㅎㅎ
3.추리하는 제임스 본드도 꽤 좋습니다. 사실 몇몇 007 작품은 누가 배신자인가라는 일종의 추리극 클리셰를 담고 있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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