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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8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클래식한 정통 첩보물의 귀환

냉전시대의 산물인 첩보물이 유효했던건 1980년대까지 였습니다. 굳이 007 제임스 본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60,70년대 절정을 이뤘던 스파이물의 추억은 지금으로선 한물간 퇴물처럼 느껴지지요. 그나마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작품들은 액션의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장르형식으로 21세기 첩보물의 트렌드를 형성하긴 했지만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이건 정말로 클래식한 냉전시대 첩보물이거든요. 실제로도 존 르 카레의 원작은 영국 정보부 MI6 내에서 구 소련의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던 킴 필비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오는 007 영화처럼 외피만 살짝 바꾼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죠. 이 작품은 온전히 구시대의 유산인..

영화/ㅌ 2012.02.08

원샷 토크: [코드네임 콘돌], 권력 그리고 언론

졸지에 정부로부터 배신당해 쫓기게 된 CIA 하부조직원 조 터너(로버트 레드포드 분)은 비정한 국가권력의 정체를 폭로하기 위해 뉴욕타임즈로 사건관련자료를 보냈음을 CIA 지부장에게 알린다. - 자넨 지금 걸어갈 수 있지. 하지만 만약 그들이 기사를 싣지 않는다면 얼마나 더 갈 수 있겠나? - 실을 겁니다. - 어떻게 알지? 비웃는 듯한 지부장의 모습을 응시하며 사라져 가는 터너의 불안한 표정. 그리고 정지화상. 명장 시드니 폴락의 걸작 스릴러 [코드네임 콘돌]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정치인과 권력층의 도덕성에 치명적 손상을 입은 미국사회의 자화상을 드러낸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쓸쓸한 정지화상은 진실을 알릴 의무를 지닌 언론마저 배신할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과 불신감을 표출하는 명장면이다. 그리고 그러한..

원샷 토크 2012.02.06

럭셔리한 예물체험, 오르시아 쥬얼리 방문기

보통 결혼준비를 하면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신혼집, 식장, 신행지, 스드메, 그리고 예물과 예단입니다. 특히 스드메와 예물의 경우는 여자들이 일평생 꿈꿔왔던 일종의 판타지와도 결부되어 있어서 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남자측에서는 자칫 소흘히 하거나 이해를 못할 수도 있지요. 그리고 이것이 불씨가 되어 피곤한 한평생을 보내야하는 슬픈 운명에 처하는… 아아~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뻔 했어요. 여튼 신부의 몸치장과 관련된 스드메, 예물은 평소 남자들이 신경쓰지 않은 분야라 생소하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의 사랑은 보석따위론 표현할 수 없다!;라고 혼자 외쳐봐야 평생 독거노인 신세가 되는 겁니다. 뭐.. 그렇다고요. 뭐 저야 평상시라면 이런 데에 출입할 일이 없..

잡다한 리뷰 2012.02.04

강소라와 함께 한 '티빙 에어' 블로거 데이 현장스케치

1월 31일 청담 씨네시티 CGV에서 새로 런칭되는 티빙 에어 (tving air) 서비스 런칭행사가 열렸습니다. 최근 개인적인 일로 너무 바빠서 오프라인 행사는 거의 참석을 안하고 있는데, 어제는 특별히 참석을 했었네요. 아시다시피 이 날은 눈보라가 심하게 일던 악천후의 하루였습니다. 퇴근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하철을 타고 다시 택시로 이동하는 대장정의 상황은 사실 그리 달갑지만은 않더군요. 뭐 어찌되었건 한 15분쯤 늦게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좌석은 만원상태였습니다. 전 처음에 이 행사가 오로지 블로거들을 위한 자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개발자와 제휴사 직원들이 함께 한 자리였더군요. 그래서인지 행사장의 열기는 여느때보다 더 후끈한 느낌. 여러가지 어려운 얘기들이 오가긴 했습니다만 쉽게 말해 티..

잡다한 리뷰 2012.02.01

괴작열전(怪作列傳) : 취팔권 광팔권 - 장미희의 유일한 무협영화는?

괴작열전(怪作列傳) No.123 1979년에 개봉된 성룡의 [취권]은 국내 영화사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닌 작품입니다. 당시 1천석에 불과한 국도극장에서 단일개봉관으로는 최대 관객수인 89만명을 기록하며 그 해 흥행수익 1위라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지요.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도 아니고 슈퍼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닌 일개 홍콩영화가 기존의 극장수익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운 이 일은 동양권 영화계의 근간을 흔든 대사건으로 남게 됩니다. [취권]과 [사형도수]를 연달아 히트시킨 성룡과 원소전 콤비의 주정뱅이 스승-제자 구도는 이후 홍콩영화계는 물론이고 무국적 권격물을 생산하던 한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지요. 강범구 감독의 [팔대취권]이나 김정용 감독, 정진화 주연의 [소림사 주방장] 시리즈는 그 대표적..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 한국형 에듀테인먼트의 도약

아마 1999년, 내가 캐나다에 있을때인거 같다. [토이 스토리 2]를 보러 극장엘 갔는데, 시작 전에 [다이너소어]의 예고편을 틀어줬다.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졌다. 세상에… 저런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쥬라기 공원]에서 느꼈던 충격과는 또다른 느낌. 막상 [다이너소어]를 봤을땐 무척 재미가 없었다만… 여튼 상상만했던 고대 원시생태의 모습이 실사영화처럼 실감나는 화면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신기하기만 했다. 그때는 언제쯤 한국에서 저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정말 많은 세월이 흐르긴 했다. 2008년 EBS를 통해 방영된 [한반도의 공룡]은 비록 메이저 상업영화의 완성도와 절대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룡의 생태계를 조명한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제..

20년전 설날에는 어떤 영화들을 보았을까?

2012년의 설 연휴를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로지 빨간날만 쉬는 저로서는 이번 연휴가 모처럼의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때여서 꿀맛 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포스팅을 게을리 할 수는 없는 법. 오늘은 20년전인 1992년 설 연휴에는 어떤 영화를 즐겼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설 TV 특선영화 1992년에는 일요일인 2월 2일을 포함해 수요일인 5일까지 무려 4일을 내리 쉬었군요. (아흑.. 부럽…) 먼저 연휴 첫날인 2월 2일의 설날 특선영화를 보시겠습니다. 정식 설 연휴에 포함되지 않아서인지 딱히 특별편성이 눈에 띄지는 않는 평범한 일요일처럼 보입니다. MBC에서는 낮 1:05에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인기외화 [레밍턴 스틸]이 정상적으로 방영되었구요, SBS에..

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겨냥한 석궁

잘 아시겠지만 [부러진 화살]은 실제로 일어났던 김명호 교수 석궁사건을 소재로 한 일종의 사회 풍자극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재판에 불만을 품은 한 남자가 부장판사를 향해 테러를 감행했다는 소재 면에서 떠들썩하게 알려졌지만 이 소동의 이면에는 한국 사법제도의 치부가 교묘히 감춰진 사건이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전말여부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일벌백계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지요. 실질적으로 김명호 교수의 석궁테러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를 가리는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결말은 나와 있는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결국 김명호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됩니다. 자 그럼 영화는 이 사건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조명하고 있을까요? [부러진..

영화/ㅂ 2012.01.18

장화신은 고양이 - 포스트 슈렉의 가능성을 보다

기념비적인 히트를 기록한 [슈렉]은 애니메이션계에서 드림웍스의 비중이 업계 2인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작품입니다. 비록 이 작품 외에 [쿵푸 팬더]라든지, [드래곤 길들이기] 같은 대박급 작품들이 더러 나오긴 했습니다만 역시나 드림웍스하면 [슈렉]이 떠오를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슈렉]은 드림웍스의 가능성이자 한계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4편까지 이어지면서 자충수를 두게 되는데, 이는 [토이스토리] 3부작을 무려 10년이나 이끌며 완벽하게 완성시킨 픽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호의적인 평을 들었던 [슈렉 2]의 경우도 숨쉴틈 없이 터지는 패러디의 향연과 새로운 캐릭터 ‘장화신은 고양이’가 없었더러면 아마도 그렇게까지 우호적인 평을 들었을지 의문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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