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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7

그레이시 스토리 - 무엇인가를 쟁취한다는 것의 의미

[그레이시 스토리]는 2008년에 들어서 두 번째로 개봉되는 스포츠 영화다. 첫 번째 작품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서 공교롭게도 둘 다 여성 스포츠인을 다룬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지향점은 서로 다르지만 이렇게 여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는 점은 이제 식상할대로 식상해진 스포츠 영화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축구를 그 무엇보다 사랑한 여고생 그레이시의 이야기, 이제 영화를 살펴보기로 한다. 1.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사 [그레이시 스토리]는 실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놀랍게도 그 주인공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 여배우 엘리자베스 슈로서 그녀가 학창시절 겪었던 경험에 근거해 이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영화/ㄱ 2008.03.29

점퍼 - 속편을 위한 90분짜리 예고편

2008년 초반 최대의 기대작 중 한편인 [점퍼]가 개봉한 지도 한달이 지났다.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로 액션영화의 새로은 지평을 열었던 덕 라이먼 감독의 신작이라 그 기대 또한 남다른 것이었다. 예상대로 [점퍼]는 개봉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에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비평가들의 반응은 매우 냉소적이었다. 과연 [점퍼]의 어떤 점이 비평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일까? 승승장구하던 덕 라이먼의 질주에 제동을 걸만큼 [점퍼]는 위태로운 작품인 걸까?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1.소재의 특이성 [점퍼]는 스티븐 굴드의 원작을 각색한 SF 스릴러로서, '순간이동(텔레포트)'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확히는 '점퍼'라고 불리는 능력자들과 ..

영화/ㅈ 2008.03.14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 이별을 치유하는 사랑에 대한 왕가위의 시선

실연을 당한 한 여자가 말동무를 찾아 카페를 찾는다. 왠지 모르게 말이 잘 통하는 가게 주인. 그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은 마음이 풀린 그녀,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어 매일 저녁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는 블루베리 파이를 한조각씩 먹으며 두사람은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리고는 그녀가 떠난다. 1년간 자신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상처받은 마음의 치유를 그린 왕가위 감독의 정식 헐리우드 진출작이다. 1. 왕가위표 영화 왕가위 감독의 작품은 그의 명성에 비해 한국의 관객들에게 있어서는 별로 친숙하지가 않다. [열혈남아], [화양연화], [아비정전] 등 평단의 극찬을 받은 작품들도 많은 관객들을 모아들이는데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가장 대중적인 ..

영화/ㅁ 2008.03.06

원스 어폰 어 타임 - 민족의 아픔, 일제시대에 대한 새로운 시각?

2008년 한국영화계의 발화점은 단연 '일제시대로의 회귀'다. [라듸오 데이즈], [원스 어폰 어 타임]에 이어 [모던 보이],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대기중이다. 그 중에서도 [원스 어폰 어 타임]은 포스터에서부터 다분히 [인디아나 존스]의 아류작 냄새를 솔솔 풍기는 액션 모험극을 내세우는 영화다.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의 호연으로 주연급 배우의 위치에 성큼 올라선 박용우와 [비열한 거리]로 인정받은 이보영이 커플을 이룬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과연 해방기의 사회를 어떤 시각에서 그려내고 있을까? 1.한국판 [인디아나 존스]? 사실 너무 노골적인 이미지 차용이 두드러진 포스터는 오히려 비호감을 주는 편이나, [원스 어폰 어 타임]은 관객이 예상하는 그런 어드벤쳐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ㅇ 2008.02.13

식객 - 먹음직스럽지만 맛은 떨어지는 이유

이민 1.5 세대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TV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 젊은 청춘들의 방황을 스타일리쉬하게 연출해 낸 [비트], 도박판을 배경으로 다양한 군상의 심리를 표현한 [타짜], 만화가 허영만의 작품들은 TV드라마나 영화적 소재로도 손색이 없음이 증명되어 왔다. 그간 허영만 화백이 그려낸 작품의 수가 엄청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소재고갈에 허덕이는 한국 영화계에 있어서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007년에 개봉된 [식객]은 허영만의 대표작 중 하나로서 '요리'를 소재로 다룬 원작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개봉당시 흥행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작품이지만 관객들의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두드러진 이 작품은 과연 원작만큼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인 것..

영화/ㅅ 2008.02.12

싸움 -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부부간의 전쟁

2007년 12월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던 [싸움]이 벌써 대여점용 DVD로 풀렸다. 거의 2개월도 채 안되는 홀드백 기간을 거쳐 부가판권시장으로 넘어온 것이다. 설경구, 김태희의 막강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왜 이작품이 그토록 관객들의 질타를 받으며 조기종영의 수모를 겪은채 DVD영화로 직행해야 했을까. 그 이유를 이제 살펴보도록 하자. 1.한국판 [장미의 전쟁]? [싸움]은 여러모로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서린 터너가 피터지게 싸운 부부싸움극, [장미의 전쟁]을 연상케 하는 스토리를 가졌다. '죽일만큼' 서로를 증오하는 부부의 싸움. 과연 얼마나 이 내용이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표현되고 있을까? [싸움]의 장르적 슬로건은 "하드보일드 로맨틱 코미디"이다. [장미의 전쟁]이 웃음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끝끝내 비..

영화/ㅅ 2008.02.06

브릭 - 새롭게 부활한 하드보일드 탐정물

어린시절, 정통 추리물에 익숙해져 있던 필자로서는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비정한 성격와 폭력도 서슴치 않는 주인공들이 주류인 하드보일드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취향도 변하는 것인지, 이젠 하드보일드라는 장르가 낯설지 않다. 오히려 사소한 정에 얽메이지 않고 묵묵히 사건을 처리하는 이러한 비정파 주인공들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하드보일드. 직역하면 '완숙된 계란'이란 뜻이지만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명탐정 셜록 홈즈 식의 추리능력이 뛰어난 탐정들이 등장했던 정통 추리소설의 계보와는 달리, 시니컬한 성격의 염세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웠던 하드보일드 계열의 추리소설은 더쉴 해미트의 [말타의 매] 가운데 등장하는..

영화/ㅂ 2008.02.02

클로버필드 -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숨쉬는 독특한 괴수재난극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람스. TV드라마 [로스트], [엘리어스]에서의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낚시질'로 얻게된 그의 명성은 2007년 7월, [트랜스포머]의 월드프리미어 시사회 때 다시한번 증명되었다. 다른건 둘째치고 아비규환의 현장에 휑하니 날아와 떨어지는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통 하나만으로도 그 기습적인 짧은 예고편을 본 관객 모두를 패닉상태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이것은 반응이 좋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관객들은 이 뜬금없는 예고편에 엄청 "황당"해 했다.) 네티즌들과 영화팬들은 이 정체불명의 예고편에 대한 퍼즐 조각을 끼워맞추기 위해 머리를 싸맸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작자 J.J 에이브람스는 영화의 개봉일인 2008-1-18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로스트]의 ..

영화/ㅋ 2008.01.29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억척스러운, 그래서 더 사랑스런 그녀들

2004년 여름 어느 일요일 늦은 오후, 사람들은 너나 할것없이 TV앞에 앉아 마음을 졸여야만 했다. 전후반의 무승부, 3번에 걸친 연장전, 마침내 금메달을 놓고 주어진 승부던지기. 결승전치고는 정말 피를 말리는 극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것은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축구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던 여자 핸드볼 올림픽 결승전이었다. 결국 19번의 동점을 거듭한 박빙의 승부끝에 한번의 던지기가 승부의 방향을 결정했고, 한국은 졌다. 그러나 이 경기는 AP통신이 선정한 2004 아테네 올림픽 10대 명승부전에 기록될 정도로 스포츠의 진수를 보여준 경기였으며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금메달보다도 더 값진 선수들의 투혼이 전해진 감동적인 경기였다. 이제 4년이 지나 또다시 새로운 올림픽이 개..

영화/ㅇ 2008.01.08

Mr. 후아유 - 낯설면서도 감칠맛나는 코미디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다 웃기는 것은 아니다. 코미디라는 큰 틀 속에는 슬랩스틱 코미디, 블랙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작가주의적 코미디 등등 수없이 많은 종류가 들어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코미디가 아니라면 아무리 남들이 웃긴다고 해도 억지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것이 코미디라는 장르의 독특한 특징이다. 가령 마이클 베이 감독은 [나쁜 녀석들2]에서 시체를 이용한 자신의 유머감각을 선보였다. 이를 보고 좋다고 웃는 관객들도 분명 있었을 테지만, 적어도 필자에게는 죽은자에 대한 모욕적인 장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저질스런 유머가 아닐 수 없었다. 이렇듯 코미디는 단순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웃어야 할 장면에서 불쾌감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Mr. 후아유]는 장례식을 배경으로 한 영국산 코미디로..

영화/#~Z 200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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