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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7

이글 아이 - 포스트 9.11 시대의 하이테크 히치콕 스릴러

9.11 사태 이후 헐리우드 오락 영화의 소재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와 또하나는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혹은 정당성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웬만큼 영화를 본다 하는 리뷰어들의 글에는 각 영화와 9.11의 연관성을 이끌어 내는 문장이 들어가 있기가 일쑤고 실제 그 영화가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상당수 헐리우드 영화들은 9.11 사태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필자는 영화의 표면 아래 깔린 심층분석을 해낼 능력도 없으며 딱히 그런 리뷰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개봉을 앞둔 [이글 아이]는 분명히 포스트 9.11 시대의 헐리우드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사마..

영화/ㅇ 2008.10.10

고고70 - 유신헌법과 고고댄스, 그리고 딴따라

“이 밤이 너무 조용해. 좀 시끄러웠으면 좋겠어” [긴급조치 19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리뷰바로가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계엄령을 선포해 전국의 가수들을 잡아들인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상 궁극의 괴작에 손꼽히는 작품으로서 당대의 수많은 인기 가수들이 총출연했음에도 그 황당한 설정 덕택에 대실패를 기록한 작품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황당한 사건이 실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발생했던 일이라면 믿겠는가? 1969년에 시작한 미국의 우드스탁 페스티발은 ‘3 Days of Peace & Music’ 라는 슬로건를 외치며 인종문제와 반전시위 등으로 얼룩진 미국 사회의 혼돈으로부터 탈피를 꿈꾸는 히피족들의 거대한 축제였다. 비록 보수적인 미국사회의 곱지 않은 시각속에서도 이들은 스트레스를 마음껏..

영화/ㄱ 2008.10.02

미션 - 오보에의 선율과 함께 하는 잊지못할 감동

얼마전 필름포럼(구 헐리우드 극장)에서는 클래식 전용 영화관으로 재단장한 기념으로 1986년작 [미션]을 개봉했다. '미션(선교)'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작품은 남미 원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친 두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종교영화다. 단지 선교라는 단어만으로도 손사래를 칠 정도로 거부감이 확산되는 요즘의 사회적 분위기를 볼때 다소 시국에 안맞는 작품이라고 미리 선입견을 가질 이유는 없다. [미션]은 그야말로 순수한 종교인의 참모습을 다룬 영화이기 때문이다. [미션]은 형주에 묶인채 이과수폭포로 떨어지는 한 선교사의 순교장면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순교한 사제를 대신해 오보에 하나만을 손에 쥔 채로 과라니 족의 영역을 찾아 올라간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분) 신부는 마침내 그의 오보에 연주를 듣고..

영화/ㅁ 2008.09.26

지구 - 대자연의 블록버스터급 로드무비

변화하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지금으로부터 2년전, 미국의 대통령 후보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엘 고어는 지구의 온난화 현상에 대한 충격적인 조사결과를 전 세계인에게 알렸다. 아카데미 2개부분 수상에 빛나는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창조주가 아무런 대가없이 선물한 지구가 인간의 이기적 욕망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 호소력있는 다큐멘터리였다. 하지만 그로인해 과연 바뀐 것이 있을까?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를,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동식물을 위해 인간은 스스로의 편리함을 버리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여전히 밖에는 나홀로 승용차가 단지 한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수십마력에 이르는..

영화/ㅈ 2008.09.25

황시 -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인도주의적 사랑

상반기에 개봉했던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는 무조건적으로 남을 돕는 이타적인 인물이 등장한다. 비록 남들이 보기엔 바보 내지는 미친사람처럼 보일런지는 몰라도 자칭 '슈퍼맨'인 그는 무조건 사람을 돕는다. '남을 도와주지 않으면 남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조차 잊어버리게 된다'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조차 잊어 버린 오늘날의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여기 실제로 다른 사람들을 돕다가 생을 마감한 한 남자가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고아가 된 60명의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탈출시킨 한 영국인 저널리스트의 삶을 다룬 [황시]는 한 사람의 헌신적인 정신이 이루어낸 기적같은 실화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1.호화 캐스팅 먼저 [황시]의 출연진을 보면 나름 화려하다. 미니시리즈 [튜더스]로 파격..

영화/ㅎ 2008.09.20

안녕? 허대짜수짜님! - 이 시대를 사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현실

요즘 경제가 참 어렵다. 어떤이는 철들고 나서 경기 좋다는 말 들은적이 한번도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경기가 안좋다는 것이 정말 피부로 느껴진다. 10년전 IMF사태는 아무 죄없이 청춘을 바쳐가며 가족을 부양했던 이 시대의 아버지들을 회사에서 쫓아냈다. 갈곳을 잃은 그들은 존재감을 잃었고, 심지어는 가족들에게도 외면당한 슬픈 일들도 있었다. 이제 먹고사는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에 충성을 바친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깨닫게 되었다. IMF 이후, 평생 직업이 개념이 사라지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는 사회의 또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일은 같이 하는데, 언제든지 짜를 수 있는 직원이라니.. 당사자들에게 이처럼 암울한 미래가 또 어딨을까? 계약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수는 지금도 늘어가고 있으..

영화/ㅇ 2008.09.17

누들 - 대화는 언어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

단관개봉시절, 유명한 영화의 좌석이 매진되어 꿩대신 닭이라고 인근 극장의 인기없는 영화를 보았다가 의외로 재미있었던 추억을 가진 분들이 계시는가? 비록 예정에는 없었지만 뜻밖에 괜찮은 영화를 발견하고는 나름 뿌듯했던 기억이 필자에게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극장가에는 멀티플렉스가 들어서면서부터 인기작을 두 세 개의 상영관에서 대량으로 상영하는 바람에 이제는 매진되어 계획한 영화를 놓친다거나 다른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풍경을 더는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소외된 영화에 눈길을 돌릴 만한 작은 가능성마저도 사라진 셈이다. 헐리우드 대작들이나 국내 영화중에서 그나마 돈 좀 들였다고 알려진 작품이 아니고는 그 많은 상영관 중 한자리도 꿰차기 힘든 이마당에 제3세계의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작품들이 쥐..

영화/ㄴ 2008.08.23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 웰메이드 B급무비의 짜릿함

6,70년대 한국영화의 촌스런 컨셉을 특징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다찌마와 Lee]의 극장판,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속)다찌마와 리])가 8년만에 돌아왔다. 과장된 제스쳐와 포복절도할 만한 대사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던 '다찌마와 리'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고 있을까? [다찌마와 Lee]이후 크게 눈에 띄는 행보없이 꾸준히 조연급의 배우로 성장한 임원희가 8년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원톱 타이틀 롤을 맡은 만큼 [(속)다찌마와 리]에 거는 기대는 제작진에게나 관객에게나 남다를 수밖에 없다. 1.[다찌마와 Lee]의 성공 그 후.. 전작 [다찌마와 Lee]는 인터넷에 공개된 단편으로서 말 그대로 실험적 성격을 띈 비상업영화였다. ..

영화/ㄷ 2008.08.13

다찌마와 Lee - 의도된 엉성함에서 B급영화의 정수를 맛보다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2000년 아직 신인에 불과한 류승완 감독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35분짜리 단편영화를 극장판으로 확장한 속편이다. 전편인 [다찌마와 Lee]는 주연급 배우로서는 그다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임원희를 캐스팅해 6,70년대 한국 협객영화의 스타일을 과장되게 표현해 제법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서 비상업영화지만 입소문을 타고 상당히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이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주목받은바 있으나, [다찌마와 Lee]는 류승완 감독이 차기작 [피도 눈물도 없이]라는 메이저 영화로 성큼 올라설 수 있는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했다. 비록 초저예산으로 촬영된 단편 독립영화였지만 작품성과 재미는 여느 상업영화와..

영화/ㄷ 2008.08.11

핸콕 - 변종 히어로 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다

유난히 많은 슈퍼히어로물이 개봉되는 2008년의 극장가. [아이언맨]으로 포문을 연 헐리우드의 히어로들은 한달이 멀다하고 미국 국적의 히어로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핸콕]은 유일하게 만화에 기반을 두지 않은 오리지널 캐릭터로서 까칠한 성격의 안티히어로라는 독특한 발상이 흥미를 자극한다. 블록버스터 전문배우 윌 스미스가 [나는 전설이다]이후 반년만에 돌아온 [핸콕]은 과연 아이언맨이나 헐크, 배트맨 등과 겨룰 만한 히어로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까? 1.이단아적 캐릭터 핸콕은 사고뭉치다. L.A의 범죄자들을 꽤 잡아들이긴 했으나, 슈퍼맨처럼 이타적인 히어로도 아니고, 배트맨처럼 자경단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것도 아니다. 그냥 지 맘내키는데로 범죄현장에 나타나 한바탕 도시를 부수고 난리 부르스를 ..

영화/ㅎ 200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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