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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1

블랙 - 헬렌 켈러 이야기의 발리우드식 재해석

어렸을 때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은 불행한 소녀, 하루하루를 짐승처럼 살아가던 그녀에게 희망이 생긴다. 어느날 찾아온 스승을 만난 후 세상이 암흑과도 같았던 그녀의 세상인 조금씩 빛이되고, 삶은 좌절에서 환희로 바뀐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라고? 그렇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헬렌 켈러의 이야기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블랙]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영화처럼 보인다. 제작국가인 인도에서는 2005년에 개봉된 작품이 4년만에 한국에 들어온데다 이야기의 소재마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다.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의 유명한 이야기를 발리우드식으로 각색한 것이니만큼 참신한 스토리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블랙]은 고전적 감동코드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뚝심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작품이..

영화/ㅂ 2009.08.28

옐로스톤 - 생태계의 위대한 예술작품

BBC 다큐 [옐로스톤] DVD 리뷰 바로가기 본 리뷰는 DVD PRIME의 공식리뷰로서 링크 형식으로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인데, 부모님께서 캠코더로 촬영해 오신 영상으로 만족해야 했던 슬픈 기억이 있다. 직장인의 비애여...ㅠㅠ DVD시대가 거의 저무는 시점이라서인지 사실 블루레이 출시가 더 기다려지는 타이틀이다. 물론 DVD 자체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런 작품이긴 하지만 큰 화면에 HD급의 선명도로 감상하고픈 욕망이 마구마구 솟아난다.

영화/ㅇ 2009.08.18

레저백 - 멧돼지 괴수물의 원조를 찾아서

최근 개봉한 [차우]는 오랜만에 등장한 한국형 괴수물이라는 점에서도 반가운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또 한가지 반가운 사실은 이 작품이 '멧돼지'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수많은 맹수들을 놔두고 하필 멧돼지라니... 곰이나 사자, 악어 같은 짐승을 소재로 한 작품은 봤어도 멧돼지는 처음이 아닌가 하실 분들도 분명 계셨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멧돼지가 등장하는 괴수물의 원조는 따로 있다. 1984년작 [레저백]이 그것이다. [레저백]은 [하이랜더 1,2]로 잘 알려진 러셀 멀케이 감독의 영화로서, 말하자면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셈이다. (일부에선 [레저백]이 러셀 멀케이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1979년작 [Derek and Clive Get the Horn]로 이미 장편영화 데뷔를 마친 상태였기에 ..

영화/ㄹ 2009.07.20

해피 플라이트 - 착하고, 즐겁고, 관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화

오늘날 영화계에 있어서 소재고갈의 문제는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영화의 메카인 헐리우드도 마찬가지다. 뚜렷한 진전이 없는 가운데 과거의 영화나 제3국 영화의 리메이크, 또는 만화나 게임 원작으로 눈을 돌리는 빈도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상승했음은 이같은 사실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건데, 일본영화는 비록 취향에 따라 극과극을 달리는 평가를 보이긴해도 소재의 다양성만큼은 인정해야 할 듯 하다. 그 중에서도 [워터보이즈], [스윙걸즈]를 통해 배움과 도전의 미학을 탁월한 유머감각으로 승화시켰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는 복잡한 플롯이나 큰 자본없이, 소재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재밌게' 만들 줄 아는 남다른 재주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가 발표한 신작 [해피..

영화/ㅎ 2009.07.17

차우 - 누가 이 영화를 괴수물이라 하는가?

1933년작 [킹콩]은 괴수물, 더 넓게는 크리처물의 대중화를 알리는 시발점으로서 큰 의미를 남겼다. 이후 수많은 아류와 모방작들을 배출해 내면서 크리처물은 장르영화로서의 도약을 이룩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특수효과와 일반 드라마에 비해 세심한 미장센이 요구되는 장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크리처물은 한동안 B급 저예산 영화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그나마 일본에서는 1954년에 혼다 이시로 감독이 [고지라]를 통해 괴수물의 또다른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이는 일본내의 특촬물 장르의 국지적인 발전으로 제한되었고 특촬물 또한 B급 장르의 하위개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1962년 김명제 감독의 [불가사리]라는 작품이 개봉되었는데, 당시 최무룡, 엄앵란 등의 스타급 배우들이 등장하는 괴수물로서 한국 최초의..

영화/ㅊ 2009.07.16

아더와 미니모이 - 판타지 장르의 새로운 후계자가 될 것인가?

한때 영화계의 주류를 이뤘던 판타지 장르는 [반지의 제왕] 3부작 이후 적당한 후계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물론 아직 [해리 포터] 시리즈가 건재하긴 하나 초반만큼의 열기는 찾아보기 힘들고,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던 [나니아 연대기]도 고작 2편을 찍고 시리즈의 존폐위기에 놓였다. [황금 나침반]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아예 3부작 논의 자체가 백지화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영화팬들은 의외의 영화에서 판타지 장르의 또다른 가능성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의 영화감독으로 출발했지만 점차 연출 스타일에 있어서나 장르, 심지어 배우들까지 헐리우드 작품들과 거의 차이점을 찾기 힘든 영화들을 선보였던 뤽 베송 감독은 한때 영화 제작에만 전념하다가 돌연 '아더와 미니모이'라는 판타지 소설을 발표해 주..

영화/ㅇ 2009.07.10

킹콩을 들다 - 진부하지만 감동적이다

스포츠는 살아있는 드라마다. 짧은 순간에 기록되는 선수들의 모습은 그 사람이 평생을 살아온 삶의 기록이며 결과다. 물론 모든 경기가 노력의 결과를 모두 반영하는 건 아니다 . 오히려 스포츠에는 예측불허의 변수가 더 많다. 그래서 예상치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더 열광하며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작년 상반기 최대 화제작 중 하나였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였던 여자 핸드볼 결승전을 연출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일화를 바탕으로, 4년에 한번 주목받을까 말까한 순간의 영광을 위해 피땀흘린 비인기종목 출전자들의 삶을 재치있게 구성해 큰 인기를 끌었다. 주로 야구나 육상 종목이 주를 이루는 스포츠 영화의 흐름으로 보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인 셈이다. [킹콩을 들다]는 [..

영화/ㅋ 2009.07.03

요시노 이발관 - 시골마을 소년들의 작은 쿠데타

* 영화 내용이 살짝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영화의 파격성에서 오는 것이 아닌 뭐랄까...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인스턴트 커피만 마시다가 에스프레소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이랄까. 기성영화들의 관습적 틀을 탈피한 시도만으로도 가상하건만, 영화 외적인 요소가 성공을 좌우하는 요즘, 이토록 영화 그 자체에 충실한 작품을 보기가 얼마나 드물었던가 싶었다. [요시노 이발관]은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궁전’ 섹션에서 소개된적은 있으나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피아 필름 페스티발(PFF)의 장학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첫 번..

영화/ㅇ 2009.07.01

걸어도 걸어도 - 원망과 갈등의 1박 2일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희로애락을 같이하다가도 어느 한순간에 귀찮아지는, 그렇지만 없으면 허전한... 참으로 말로 형언할 수 없을만큼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가 얽혀있는 것이 가족이라는 존재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가족의 의미는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족끼리 모이는 일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이제는 명절때 얼굴한번 보는 것도 짐스럽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명절 스트레스'리는 말이 나오겠는가. 그럼에도 의무적으로 고향을 찾아 내려가거나 부모님 댁을 찾아뵙는 우리들의 모습은 혈연으로서 최소한의 관계만을 유지하려는 발버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본도 이런 현대인들의 모순된 가족구조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은 모양이다. 근래 일본의 문학, 영화 등에서 보여..

영화/ㄱ 2009.06.19

가지니 - 메멘토의 발리우드식 변주 (2부)

인도는 국어(國語)의 개념이 없는 다언어국가로서 헌법상으로 인정한 공용어는 모두 18개나 된다. 이 중 제1공용어로 규정된 것이 힌디어, 제2공용어는 영어다. 그렇지만 아직도 수많은 지역에서는 각자의 방언과 벵갈어, 펀잡어 등 다양한 언어가 혼용되어 사용되는 것이 인도의 모습이다. 영화얘기 하다말고 갑자기 언어학 강의냐고? 본 리뷰를 들어가기전에 상식적으로 알아둬야할 내용이기 때문이니 너무 당황하지는 말라. [가지니(2005)]는 인도 남부 최대의 도시이자 중심지인 첸나이를 중심으로 사용되는 타밀어(인도 인구의 약 7%가 사용)로 제작된 영화였다. 이는 감독인 A.R. 무루가도스가 남부출인이기 때문으로서 인도영화치고 꽤나 하드보일드한 스타일로 만들어진 이유도 인도남부의 투박한 특징을 담고 있어서다. 사실..

영화/ㄱ 200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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