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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이전부터 [내 사랑 내 곁에]는 영화의 내실보다는 영화 외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작품이다. 국내에 몇 안되는 진짜 메소드 배우 김명민이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몇 kg을 감량했느니 하는 점들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같은 마케팅은 '명민좌' 김명민이 유독 스크린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징크스 때문에 일부러 더 그의 연기력에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역으로 말하자면 영화 자체는 큰 특징이 없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하긴 뭐 그동안 김명민이 연기를 못해서 [리턴]이나 [무방비도시]가 부진했나? 영화의 내용이 문제였지.

불안한 예감이란 언제나 빗나가는 법이 없다. 이미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시한부 환자의 최루성 멜로를 보여준 박진표 감독은 이것과 동일한 감정선을 재탕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죽어가는 사람과 그를 지켜보는 연인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도식적인 내러티브는 아무런 신선함도 전달하지 못한다. 오히려 [내 사랑 내 곁에]는 노골적으로, 아주 당연하다는 듯 신파성 멜로영화임을 드러내놓고 시작한다. 주인공 백종우(김명민 분)는 영화의 시작부터 이미 루게릭병에 걸려 2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상태고 멜로라인을 엮어나갈 여인 지수(하지원 분)와의 만남도 초반부터 우연치고는 너무나도 수월하게 풀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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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집 All rights reserved.


그러다보니 스토리상으로도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설정과 장면, 그리고 대사는 닭살 돋을 정도로 낯 간지럽지만 적당히 감동을 쥐어짜고, 관객들이 식상할만할 때쯤 명민좌의 짠한 눈빛연기와 하지원의 눈물 한방울이면 목표달성이다. 가벼운 잽이라도 계속 맞다보면 카운터 블로우가 되는 법. 익숙하고 진부한 스토리임에도 [내 사랑 내 곁에]는 분명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영화이긴 하다. 신기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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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집 All rights reserved.


물론 이러한 감동의 중심에는 스토리가 아닌 두 배우의 연기가 자리잡고 있다. 영화 제작기간 내내 강조한 김명민의 감량한 모습은 개봉전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탓인지 막상 체감할만큼의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지만 적어도 배역에 대한 몰입 자체는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더 놀랄 만한 점은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에 김명민 보다도 먼저 이름을 올린 하지원이다. [해운대]의 대성공에 이어 보여준 배우 하지원의 헌신적인 여성상은 김명민의 감량투혼 이상의 호연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내 사랑 내 곁에]에서의 주도권은 어쩌면 하지원에게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하지원의 비중이 기대 이상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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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집 All rights reserved.


멜로 이외에도 무언가 얘기하고 싶은 다른 사족들도 있긴 하다. 안락사 문제나 뇌사환자의 존엄성, 그로인해 심적고통과 병원비 부담의 이중고를 겪는 가족들의 문제를 살짝 터치하려는 시도는 나쁘지 않다. 이에 더해 아름다운 장례문화의 정착이라든지,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 재평가를 기대하는 부면도 없잖아 있지만 이는 이미 일본영화 [굿'바이]에서 한차례 써먹지 않았던가. 역시 진부함의 틀을 벗어나기엔 영화가 지닌 파격성이나 과감함이 너무 부족하달까.

이처럼 [내 사랑 내 곁에]는 단점과 장점이 비교적 뚜렷하기에 영화를 고르는데 있어서는 더없이 편리하다. 1997년 이정국 감독의 [편지] 이후 지독하리만큼 발전이 없는 한국형 최루성 멜로의 반복과 특색없는 연출의 한계는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인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감당하기엔 버거워 보이지만 그럼에도 건조해진 가을철 낙엽처럼 메마른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적시고 싶다면 굳이 말릴 이유는 없다. 다시 반복하는 말이지만 잽이라도 계속 맞다보면 결국엔 눕는 법이다.

P.S:

1.내가 워낙 좋아하는 애청곡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지원과 김명민이 각각 부른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리메이크곡은 정말 좋았다.

2.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극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깜짝 까메오 한명이 등장한다. 역시 이런건 누가 어디서 나올지 모르고 봐야 재미있는게지.

* [내 사랑 내 곁에]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CJ엔터테인먼트/영화사 집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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