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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차이니즈 조디악 - 과거로의 회귀를 택한 성룡

한때 성룡의 영화는 일종의 브랜드와 같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왜 그런말이 있었잖습니까.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성룡이 돌아온다” 뭐 그런 문구들 말입니다. 한창때의 성룡은 말 그대로 몸을 사리지 않는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보여주었고, 그런 맨몸액션의 완성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NG씬 역시 성룡표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룡의 한계가 서서히 드러난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헐리우드 진출이 본격화되던 시점이었습니다. 분명 [러시아워]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상하리만큼 그의 몸놀림은 예전같지 않았고, 더군다나 이렇다할 히트작하나 없는 크리스 터커와 버디를 이룬 반쪽짜리 성룡영화였습니다. 물론 헐리우드 진출에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이후에 공개된 헐리우드산 성룡영화는 과거 홍콩영화..

영화/ㅊ 2013.02.28

[제로 다크 서티] GV 시사회 초대 이벤트 (당첨자 발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시사회를 개최할까 하여 이벤트를 실사합니다. 이번 영화는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이 4년만에 선보이는 전쟁 스릴러물로 그 유명했던 빈 라덴 암살작전에 얽힌 10년간의 실화를 압축 구성한 작품입니다. 벌써부터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있는 만큼 완성도가 탄탄한 영화인데요, 이번에 개최할 시사회는 특별 게스트로서 [화차]의 변영주 감독과 무비위크의 김현민 기자가 초대되어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입니다. 상세한 사항은 다음을 참조하시어 정해진 양식에 맞게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응모 기간 : 2월 14일(목) – 2월 25일(월) 당첨 발표 : 2월 26일(화) 당첨 인원 ..

베를린 - 멜로물도 류승완의 손에서는 액션영화가 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총기류를 동반한 액션영화를 만들만한 소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저씨]같은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라 하겠고, 대부분은 남북의 대치상황에 기반한 형태로 가는게 가장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쉬리]는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가장 영리하게 활용한 액션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벗어난 대부분의 영화들은 실패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쉬리] 이후 남북한 대치상황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얼마만큼 발전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물론 그 후로 한국영화의 파이가 엄청나게 커져버렸고 가용할 수 있는 배우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연출의 기법도 헐리우드의 그것에 근접해가는 마당에 [베를린]은 한국 영화의 현주소, 아니 더 정확하게는 한국 액션영화의 현주소..

영화/ㅂ 2013.02.04

아무르 - 신파 배제한 노년의 사랑, 고통, 슬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다 시피하고 이 노인들의 복지를 짊어질 젊음이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노인들과 젊은 층의 이른바 ‘세대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는 겁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른 정년을 맞이한 대다수 노인들은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안될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일까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원래대로라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작은 예술영화 상영관에서 제한 개봉을 한 [아무르]는 거의 한달이 다 되도록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남녀노소..

영화/ㅇ 2013.01.23

라이프 오브 파이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라이프 오브 파이]의 감독은 바로 이안입니다. [헐크], [브로크백 마운틴], [와호장룡], [음식남녀]… 이 영화들의 감독이 모두 한 사람이라는게 믿겨 지십니까? 저는 이렇게나 광범위한 연출의 스펙트럼을 지닌 감독이 헐리우드가 아닌 대만에서 나왔다는게 더 놀랍습니다. 영화는 성인이 된 파이가 한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밑에서 성장한 파이는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범신론적인 믿음을 가진 독특한 소년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물원 부지 사용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결국 동물을 몽땅 배에 싣고 캐나다로 이민을 택한 파이의 가족들은 폭풍우에 휘말려 난파당합니다. 홀로 살아남은 파이는 구명보트 위에서 오랑우탄, 얼룩말, ..

영화/ㄹ 2013.01.21

레 미제라블 - 상처입은 영혼들을 위한 힐링무비

빅토르 위고의 소설 ‘장발장’은 어렸을 때 꼭 읽어야 할 필독 도서 중 하나였습니다. 배고픈 장발장이 어쩌다 빵을 훔치게 되고 그 대가로 19년의 혹독한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후 풀려나 어느 성당에서 후한 대접을 받지만 은으로 된 식기들을 훔쳐 달아나다가 다시 경찰에게 걸려 성당의 주교에게 끌려가 자초지종을 확인받으려 할 때 주교의 따뜻한 용서로 새사람이 된다는…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 아마 모르긴 해도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단순히 어렸을적 아동용으로 각색된 문고판만 읽었던 사람에게 ‘장발장’은 그리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장발장’ 하면 은촛대와 용서의 미덕이 전부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실제로 장발장의 원작 ‘레 미제라..

영화/ㄹ 2013.01.14

본 레거시 - 스핀오프가 지닌 한계

제이슨 본 3부작의 성공은 원작자 로버트 러들럼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진 않다. 적어도 어느 정도의 틀안에서 독립적인 완결구조를 보여주었던 [본 아이덴티티]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 편은 온전히 토니 길로이의 머리 속에서 나온 창작물로 봐야할 테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첩보원 제이슨 본의 일대기적인 성격을 띈 소설판 보다는 일관된 주제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영화판의 완성도가 훨씬 훌륭했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시리즈의 4편인 [본 레거시]는 로버트 러들럼의 오리지널이 아닌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의 이른바 후계형식의 속편이지만 영화판의 관점에서는 본 시리즈의 새로운 창작자라고도 볼 수 있는 토니 길로이의 작품이므로 어떤 면으론 본 시리즈의 적통(嫡統)에 해당하는 셈이다. 문제는 연출자 폴 그린그래스와 ..

[블루레이] 아라비아의 로렌스 - 영상미학의 경이를 맛보다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도입부에서 웨이랜드사의 8세대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은 오래된 영화를 감상하며 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면서 영화 속 대사를 읊조린다. “비결은 말이지, 성냥이 뜨겁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되는 걸세”. 데이빗이 보고 있는 이 영화는 바로 1962년 작 [아라비아의 로렌스]다. 실제로 데이빗의 이름이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감독한 명장 데이빗 린에서 따온 것을 비롯해 [프로메테우스]는 작품 전반에 걸쳐서 이 뛰어난 걸작의 대사와 미장센, 그리고 메시지를 두루 반영한다. 그렇다. 반세기가 지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스펙터클 서사극으로서 시네마스코프 시대의 결정판인 70mm 와이드 시네마의 상..

영화/ㅇ 2012.12.10

고전열전(古典列傳) : 더블맨 - 율 브린너의 1인 2역이 돋보이는 스파이 영화

고전열전(古典列傳) No.25 50주년을 맞이한 007 [스카이폴]이 시리즈의 최고 흥행기록에 도전중이라고 합니다. 현재 8억 달러를 가볍게 돌파했고 이런 기세라면 [다크 나이트]를 비롯해 단 13개의 영화만 보유하고 있는 10억 달러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제임스 본드는 스파이물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 시리즈이지만 사실 그 외에도 수많은 매력적인 스파이들이 스크린을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한편을 소개하도록 하지요. 1967년에 제작된 [더블맨]은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마초배우 율 브린너가 타이틀롤을 맡았던 첩보 스릴러 영화입니다. 감독은 [빠삐용], [패튼대전차군단], [혹성탈출] 등 굵직한 걸작들을 연출했던 프랭클린 J. 샤프너가 연출을 담당했으며, ..

더블 - 초반 반전이 흥미로운 저예산 스릴러

*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CIA에서 은퇴 후 고독한 삶을 갈아가던 전직 요원에게 국장이 직접 찾아와 컴백을 요구합니다. 이유는 구 소련시절 악명 높았던 암살자 캐시우스가 돌아왔다는 증거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캐시우스와 그 조직원들을 잡아들이는데 평생을 바친 요원은 캐시우스가 이미 10년전에 죽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FBI의 신참과 팀을 이루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어찌보면 진부할 것 같은 영화 [더블]은 냉전시대의 유산이 어떻게 우리 시대에 다시 재활용 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제법 신선한 설정을 앞부분에 배치해 흥미를 자아내는데, 바로 캐시우스의 정체가 실은 그 전직 요원이라는 반전을 미리 밝혀버리는 것이죠. 따라서 영화는 암살자 캐시우스를 잡기 위한 요원들과..

영화/ㄷ 201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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