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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잡스 -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을 담기엔 부족한 그릇

[잡스]는 전기영화입니다. 사실 유명인사를 모델로 만든 전기영화는 기존에도 있어왔고 접근성이 어려운 소재도 아니지만 만들기 쉬운 장르는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사실에 대해 흥미본위의 허구성을 가해야한다는 점은 정확성을 추구해야 할 전기물에 있어 일종의 딜레마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허구와 사실을 저울질하는 방법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흥행과 비평 모두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로 [소셜 네트워크]를 들 수 있는데, 아론 소킨의 각본을 데이빗 핀쳐가 연출한 이 작품은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의 이야기를 철저하게 허구적 입장에서 구축해 나갑니다. 이 작품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정확한 사실의 전달이라기 보다는 페이스북의 성공 이면에 놓인 군상들,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암투의 드라마를..

영화/ㅈ 2013.09.17

속편열전(續篇列傳) : 슈퍼맨 2 - 두 명의 감독, 두 개의 버전 (3부)

속편열전(續篇列傳) No.30 -3부- 리처드 도너가 [슈퍼맨 2: 도너 컷]에 대한 제안을 접한건 DVD라는 매체가 보급단계에 이르렀던 2001년 초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만 하더라도 필름의 사용과 관련된 여러가지 복잡한 법적문제가 남아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워너측에서 이 프로젝트에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4년의 마곳 키더의 발언 이후 네티즌의 성토가 쏟아지면서 워너측은 [슈퍼맨 2: 도너 컷]의 진행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지요. 2006년 [슈퍼맨 리턴즈]의 개봉은 [슈퍼맨 2: 도너 컷]을 공개할 가장 좋은 시점임에 분명했습니다. 마침내 워너측은 전폭적인 지원을 결정했고 법적인 모든 문제에서 해방된 도너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 기회를 통해 29년전에 하지 못했던 과제를 마무..

속편열전(續篇列傳) : 슈퍼맨 2 - 두 명의 감독, 두 개의 버전 (2부)

속편열전(續篇列傳) No.29 -2부- 그래도 [슈퍼맨 2]를 만드는데 리처드 도너보다 더 나은 인물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제작자들은 고심끝에 도너에게 [슈퍼맨 2]를 완성시켜 줄 것을 당부하지만 도너가 폭탄선언을 하면서 상황은 갑작스럽게 바뀌고 맙니다. 리처드 도너가 요구했던 사항을 요약하자면 크게 두가지인데, 한가지는 '자신과 마찰을 빚어왔던 피에르 스팽글러가 제작에서 손을 땔 것', 또 한가지는 '영화의 제작에 있어 자신에게 전권을 부여할 것'이었습니다. 사실 도너가 이 같은 요구를 한데에는 어떤 사건이 영향을 미쳤었는데요, [슈퍼맨: 더 무비]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던 말론 브란도의 등장씬을 [슈퍼맨 2]에서 모조리 빼라는 제작진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엘 역으로 출연한 말론 브란도는..

속편열전(續篇列傳) : 슈퍼맨 2 - 두 명의 감독, 두 개의 버전 (1부)

속편열전(續篇列傳) No.28 '슈퍼히어로물은 유치하다!' 이 공식이 깨어지기 시작한건 1979년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 더 무비]부터였습니다. 사실 1970년대까지만해도 마블이나 DC의 슈퍼히어로 코믹스물은 독자들의 기성세대화에 기인한 판매고 급감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던 마블과 DC는 이 난관을 이겨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해 1977년 [슈퍼맨 대 스파이더맨]이라는 크로스오버물을 내놓는가 하면, 영화나 드라마 등 실사화의 진출을 통해 필사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당시의 영화기술이나 슈퍼히어로에 대한 인식으로는 '슈퍼히어로=소년만화'의 틀을 벗어나기가 무척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슈퍼맨: 더 무비]는 바로 이런 와중에 기획된 작품이었던 것이..

괴작열전(怪作列傳) : 아틀란틱 림 - 블록버스터에 맞선 목버스터의 패기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5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 포머]이후 헐리우드에서는 난리가 났었습니다. 한동안 B급 언저리에서 맴돌던 '거대 로봇영화'를 제대로 된 실사영화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고무되었고, 이 소재가 제법 많은 관객층을 끌어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흥분을 감출수 없었죠. 각 제작사는 앞다투어 [로보텍]이니 [볼트론]이니 하는 작품들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양우석 원작의 웹툰 [브이]를 토대로 실사판 [로보트 태권브이]를 만들겠다며 원신연 감독을 선임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말뿐이었습니다. [트랜스포머] 이후 이렇다 할만한 로봇영화는 아이러니 하게도 [트랜스포머] 2,3탄 뿐이었거든요. 나머진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거나 소리소문도..

퍼시픽 림 - 일본 서브컬처에 대한 값비싼 오마주

언제부터였던가요. 우리의 가슴속에 거대로봇이 살아 숨쉬게 되었던 것이. 저의 경우에는 흑백TV를 통해 [마징가 제트]를 처음 보게 된 그 순간이었을 것이고, 암흑의 80년대를 살았던 분들이라면 [메칸더 브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90년대의 유년기를 보낸 사람에게는 [슈퍼그랑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는 거대로봇에 대한 또다른 로망이 싹트게 되었습니다. 두 말할 것 없이 그 기폭제는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였구요. 진부한 얘기일지는 몰라도 [트랜스포머] 1편은 유년시절의 꿈과 로망을 실제 화면으로 나타내준 그야말로 드림무비 였습니다. 단지 화면만 좋았던게 아니라 캐릭터의 구성이나 허왕되지만 그럴싸한 이야기, 그리고 화면을 압도하는 로봇의 존재감이 착착 맞아..

영화/ㅍ 2013.07.11

[블루레이] 링컨 - 링컨 생애 마지막 4개월간의 행적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미국 제16대 대통령 애이브러햄 링컨에 대한 평가는 딱히 강조하지 않아도 미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추앙받는 위인의 한 사람으로서 손색이 없는 위치다. 거의 맨주먹으로 시작해 변호사와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 노예해방을 이끈 전무후무한 영웅적 정치가로서 링컨의 일생은 특이하리만치 드라마틱하고 신성시 되었다. 지금도 워싱턴 기념탑과 연방 의사당이 내려다 보이는 워싱턴 DC의 포토맥 강가에는 링컨의 거대한 좌상이 자리잡고 앉아 수많은 관광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사실 미국 학계에서의 링컨은 실제보다는 훨씬 더 많은 논란의 대상이다. 대중적으로 익히 알려진 노예해방론자의 이미지와는 달리 절대권력을 이용해 미국의 유일무이한 내전상태를 발발시켜..

영화/ㄹ 2013.06.28

로봇 G - 잔잔한 웃음을 안기는 힐링 코미디

개인적으로 야구치 시노부의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국내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초기작 [비밀의 화원]을 포함해 남학생들의 싱크로나이즈 도전기를 그린 [워터 보이즈]나 사랑스런 소녀들의 재즈 입문을 다룬 [스윙걸즈], 항공업계의 유기적인 관계를 코믹하게 엮어낸 [해피 플라이트]에 이르기 까지 그의 작품들은 언제나 독특한 소재와 훈훈한 이야기, 그리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로 관객들을 즐겁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번에 개봉된 [로봇 G] 역시 범상치 않은 소재와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야구치 시노부의 연출력이 정점에 올랐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가전제품회사인 기무라전기의 평범한 직원 세 명이 사장의 명령으로 어렵게 로봇을 개발하게 되는데 그만 이 로봇이 창문에서 떨어져 자살(?)하고 맙니다. ..

영화/ㄹ 2013.06.25

괴작열전(怪作列傳) : 나이트 오브 레퍼스 - 실소가 터지는 거대 토끼의 습격

괴작열전(怪作列傳) No.134 여러분은 흔히 '토끼'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별주부전의 토끼?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 엽기토끼 마시마로? [개그만화 보기 좋은날]의 명탐정 우사미? 뭐 아무거나 좋습니다. 다양한 토끼의 이미지를 떠올리시겠지만 이 동물이 인간에게 해를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분은 안계시겠죠. 어디까지나 토끼는 온순하고 겁이 많은 동물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이 정말로 위협적인 존재라는 걸 입증한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호주의 '토끼 흑사병 The Rabbit Pest '사건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인 1859년,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을 온 토마스 오스틴은 호주에 사냥감이 부족하다며 사촌에게 야생토끼를 보..

속편열전(續篇列傳) : 스타트렉 II: 칸의 분노 - 스타트렉 최고의 극장판

속편열전(續篇列傳) No.27 지금까지 12편의 극장판과 725개의 TV판 에피소드를 배출하고, 수많은 팬픽션과 팬무비를 양산시킨 [스타트렉] 시리즈는 [스타워즈]와 더불어 SF계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지만 사실 극장판의 역사만을 놓고 보면 승승장구만 해온 것은 아닙니다. 당장 극장판 1편만 봐도 트레키들을 제외한 대중과 평단의 평가자체는 썩 좋지 못했지요. 의욕적으로 시작한 [스타트렉] 극장판의 결과물만 놓고 보자면 2편의 성공을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스타트렉]의 마니아들은 좋아하겠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그런 불완전한 상업영화에 거액을 쏟아붓기엔 파라마운트에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겁니다. 아마 이 같은 딜레마는 J.J. 애이브람스의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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