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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잠시 언급한바와 같이 [슈퍼맨 2]의 또 다른 버전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던 계기가 있으니 바로 1984년 ABC 방송국을 통해 방영된 '확장판'이었다. 중요한 건 'ABC 확장판'이 수많은 [슈퍼맨 2]의 버전 중 하나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곧이어 팬들은 아일랜드, 덴마크,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방영된 [슈퍼맨 2]가 조금씩 상이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들 버전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극장판보다 러닝타임이 길고, 몇가지 삭제씬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팬들은 급기야 도너에게 바치는 헌정 편집본을 제작하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슈퍼맨 2: 리스토어드 인터네셔널 컷](이하: 슈퍼맨 2: RIC)을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2002년에 완성된 이 판본은 2006년 워너에서 발표한 공식적인 도너컷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슈퍼맨 2]로 알려진 것이다. [슈퍼맨 2: RIC]는 팬 사이트인 Superman Cinema에 무료로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으나 워너 브라더스 측에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배포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해 현재는 공식적인 루트로 입수할 방법이 없다.
[슈퍼맨 2]의 내용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니 별다른 추가적인 설명없이 이번 리뷰는 철저하게 [슈퍼맨 2: RIC]의 타이틀 분석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먼저 [슈퍼맨 2: RIC]가 도너컷 만큼이나 확연히 달라진 작품일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엄밀히 말해 [슈퍼맨 2: RIC]는 레스터컷에 극장판에서 사용되지 않은 도너컷을 일부 사용해 러닝타임을 늘린 이른바 '확장판'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품의 편집방향이 전혀 달라 오히려 러닝타임이 줄어든 도너컷과는 다르다.
[슈퍼맨 2: RIC]의 시작은 '리처드 도너를 위하여'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는 '크리스토퍼 리브를 기리며 이 영화를 바친다'로 시작되는 [슈퍼맨 2: 도너컷]과 묘한 유사점을 보인다.
[슈퍼맨 2: RIC]에 추가된 장면을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추가된 장면들 중 상당수는 이미 ABC 확장판에서 실린 장면들이며, 그 중 일부는 훗날 도너컷에서 활용되기도 한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므로 알기 원치 않는 분들은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길 바란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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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슈퍼맨 2: RIC]에는 이전의 레스터컷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으며 도너컷에 발표된 지금에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장면들이 다수 포함된 유니크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슈퍼맨 2]의 팬들에게 있어서 [슈퍼맨 2: RIC]는 충분히 소장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판본이라 하겠다.
비공식 버전이니만큼 [슈퍼맨 2: RIC]는 다양한 커버디자인 형태의 Bootleg DVD가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커버 디자인은 총 3종류인데, 그 중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커버아트는 2류 극장간판의 느낌이 나면서도 왠지 친근감 있게 표현된 것이다. 이 커버의 뒷면에는 새롭게 추가된 장면의 스틸 컷이 사용되었다.
[슈퍼맨 2: 도너컷]의 블루레이까지 발매된 이 시점에 본 타이틀의 화질과 음질을 논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논의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슈퍼맨 2: RIC]는 기존 극장판의 VHS 소스에 호주 버전(베타맥스 소스), 덴마크 버전(VHS 소스) 그리고 ABC확장판(VHS 소스)를 편집한 것이므로 기본적인 화면비는 4:3 이다. 참고로 이렇게 각 나라들 간의 버전별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슈퍼맨 2]가 1980년 유럽과 호주에서 먼저 개봉되고 미국에서는 1년 뒤인 1981년에 개봉되었기 때문이다.
▽ RIC 버전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 슈퍼맨 II SE DVD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비디오 테잎 시절 베타맥스 소스와 VHS소스의 화질 차이는 말하자면 LD와 DVD 정도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각 소스들간의 화질편차를 감안하면 비영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팬메이드 버전에서 이 정도의 보편적인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사운드 퀄리티 역시 새롭게 리마스터링 된 판본이 아닌 이상 큰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다.
▽ RIC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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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맨 II SE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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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k1
"Open Letter to Richard Donner"는 RIC 버전의 목적과 더불어 도너컷을 원하는 팬들의 염원을 담은 헌정 편지다.
"What is a Restored International Cut?"에서는 RIC 버전의 구성과 만들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서 설명한다. 본 RIC 버전은 2레스터컷에서 가져 온 장면과 호주버전, 덴마크 버전 및 ABC 버전에서 가져온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한 이미 절판된 음반인 켄 쏜이 작곡의 [슈퍼맨 2] 사운드트랙에서 추출한 OST가 수록되어 있다.
▷ Disk 2
"The making of Superman II"는 본 타이틀에 수록된 가장 값진 부가영상 중 하나다. 총 50여분에 이르는 메이킹필름으로 1980년대 [슈퍼맨 2] 촬영현장을 담은 진귀한 필름이다. 비록 [슈퍼맨 2] SE 버전에 수록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지긴 했으나 [슈퍼맨 2]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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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man II Lost Scenes Gallery"는 도너가 촬영한 장면들 중에서 스틸 이미지로 남아있는 몇몇 사진들을 수록해 놓았다. 도너가 구상했던 오리지널 오프닝 -로이스가 클락의 정체를 파악하고 슈퍼맨의 사진에 안경을 그려넣는 장면- 이나 전설로만 회자되었던 슈퍼맨과 조-엘의 조우씬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스틸만으로도 팬들이 얼마나 두근거렸겠는지 상상해 보라!) 이 장면들은 후에 발표된 도너컷에서 직접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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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oration Demonstration"은 RIC버전에서 수정된 화질의 개선 및 복원 정도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비교화면을 보여준다. 대략적으로 비디오 소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면 스크레치를 제거하고 색감을 개선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이는데, 비록 전문적인 복원과정은 아니지만 팬심으로 어디까지의 복원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 복원 전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 복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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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타이틀에서 무엇보다 최고의 스페셜 피쳐는 바로 "On-Screen Donner Guide"일 것이다. 이 부가기능은 영화를 보면서 [슈퍼맨 2]에 얽힌 비화나 그 밖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해설자막으로 보여지는 기능이다. 어떤 장면이 도너가 찍은 것이고, 레스터가 찍은 것인지 그리고 레스터컷에서 원래 도너가 의도했던 것은 무엇인지 등 한편의 [슈퍼맨 2] 레퍼런스처럼 대단히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한국어 자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만약 [슈퍼맨 2: 도너컷]이 발표되지 않았다면 이 [슈퍼맨 2: RIC]는 그야말로 전설의 판본으로 회자되었을 것이다. 사실 [슈퍼맨 2]처럼 1,2편의 촬영이 동시에 진행되다가 촬영분의 20% 정도만을 남겨두고 감독이 교체된 것도 대단히 드문 일이지만, 성향이 완전히 다른 두 명의 감독이 각각 자신만의 버전을 만든 사례도 희귀하기에 [슈퍼맨 2: RIC]는 그러한 작품의 성향을 온전히 담아낸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 모든 작업이 팬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진행되어 완성되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이 정도의 문화적 파급력을 지닌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천만 관객시대를 돌파한 우리 나라의 영화계가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부면이기도 하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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