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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 이제는 오토봇을 놓아주어야 할 때

언제부터였을까.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기대작 순위권에서 광탈하기 시작했던게. 아마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부터가 아니었을까 싶지만 그래도 [트랜스포머 3]까지는 일말의 기대감이란게 있었다. 그 기대감마저 깨버린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거대 로봇의 로망을 품은 많은 이들에게 환상을 선사했던 마이클 베이는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트랜스포머]의 성공요인은 단순한 블록버스터이기 전에 이 작품이 꿈에 그리던 로봇영화의 실현, 더 나아가 소년과 로봇이 만나 성장해가는 그럴싸한 감성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수록 희석되어가는 인간들의 드라마와 슬슬 질릴때가 되어버린 로봇들의 무미건조한 액션 세례는 [트랜스포머]를 파괴와 폭발이 전부인 팝콘 무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

[블루레이] 레고 무비 - 부모와 자녀 모두를 위한 궁극의 블록버스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필자가 어렸을 적, 처음 레고를 접했을 때 이건 무슨 쓰잘대기없는 플라스틱 쪼가리들인가 생각했었다. 즐겨 갖고 놀던 장난감들에 비하면 모양도 보잘 것 없었고, 조립식 프라모델처럼 설명서를 보면서 지시에 맞게 뭔가를 제대로 끼워 맞춰 나간다는 성취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동안 레고를 갖고 놀아보니 이건 기존 장난감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가 열리는 게 아닌가! ‘레고 심슨’과 같이 특정한 라이센스 키트의 경우는 예외겠지만 기본적으로 레고는 매뉴얼이 필요치 않은, 창의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난감이었던 것이다. 레고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모양으로 주어지는 블록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오만가지 형태로 바뀐다. 사용자는 레고를 가지고..

[블루레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평범한 당신을 위한 힐링 무비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하루종일 직장 상사의 호통과 독촉에 시달리다가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면 기다리고 있는건 집사람의 잔소리와 아이의 찡찡거림이다. 만약 당신이 유부남이 아니라면 퇴근후에 기다리고 있는건 가족들이 아니라 공허와 외로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테고. 아마도 대한민국에 사는 샐러리맨의 삶은 위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현실을 도피해보고도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짜증나는 상사의 면상에 사표를 집어던지는 상상을 하면서 울화통 터지는 마음을 가끔 다스릴 뿐. 제임스 서버의 초단편 소설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에서 주인공 월터는 아내와 함께 외출을 나와있는 동안 온갖 공상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운전중에 엔진이 8..

영화/ㅇ 2014.06.11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 돌아온 탕자, 브라이언 싱어의 속죄

[엑스맨] 프렌차이즈의 성공적인 발판을 만들어 놓은 브라이언 싱어는 한 순간에 팬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다. [엑스맨 3]를 외면한 채 스탭과 배우를 몽땅 데리고 [슈퍼맨 리턴즈]를 만들러 가버린 것이다. 결국 감독이 바뀐 [엑스맨] 3부작은 어정쩡한 결말을 맺었고, 이어서 스핀오프인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의 실패로 [갬빗]과 [엑스맨 오리진: 매그니토]의 계획이 좌초되면서 싱어의 이탈 이후 벌어진 일들에 대한 모든 비난이 그에게 쏟아졌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꺼져가던 [엑스맨] 프렌차이즈의 불씨를 살렸을 때 브라이언 싱어를 칭찬한 이는 거의 없었다. 그가 제작과 각본에 직접적으로 참여했음에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공은 온전히 매튜 본에게로 돌아갔다. 한술 더 떠서 [엑스맨: ..

고질라 (2014) - 원폭 트라우마로의 회귀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롤랜드 에머리히의 1998년 [고질라]를 보신 분들이라면 일본의 레전드급 괴수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어떻게 낭비되는가를 뼈져리게 느꼈을 겁니다. 거대 괴수의 도심파괴에만 초점을 맞춘 그 작품은 원작인 [고지라]라 왜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영화였지요. 물론 엄밀히 말해 괴수물의 시초는 헐리우드입니다. 1933년 [킹콩]의 내러티브는 향후 거대 크리쳐물의 이정표가 되었지요.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가 먹혔던건 이러한 헐리우드식 괴수물의 원전에 대한 이해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질라]는 좀 다르지요. 우선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는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을 영화였습니다. 단순한 오락적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인..

영화/ㄱ 2014.05.20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 - 로봇물 아닌 일상 코미디

창작집단 헤드기어가 탄생시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기동전사 건담] 이후 트렌드를 이룬 리얼 로봇 계열 중에서도 대단히 이질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거대 로봇이 등장하지만 액션이나 전투가 그리 중요시 되지 않고, 극의 중심에 서는 건 어디까지나 특차 2과의 소대원들과 그들의 일상이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밀도높은 드라마와 깨알같은 개그의 조합이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TV판 OVA, 극장판 각각의 특색있는 완성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많은 팬들에게 걸작으로 기억되는 [패트레이버] 극장판 1,2편의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직접 새로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이미 [아바론]이나 [어썰트 걸즈] 같은 실사 영역에도 손을 댄 그는 [패트레이버]의 세계관을..

영화/ㄴ 2014.05.1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청춘 로맨스물과 슈퍼히어로 영화의 만남

우선 이 점부터 짚고 넘어가자. 전작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왜 그렇게 서두르다시피 리부트를 했는가 하는 점 말이다. 사실 원작 팬들의 반응이 어떠했는가를 떠나 샘 레이미의 3부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성역을 만들어 놓았고, 토비 맥과이어를 떠난 피터 파커는 가히 상상하기 힘든 상황에도 이러한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감독과 배우를 모조리 갈아 치워버렸다. 문제는 판권 때문이다. 어렵사리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가져 온 소니측에서 일정 기간내에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판권이 마블에게 귀속되어 버린다는 사실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리부트를 해야 했던 것이다. [어벤져스]의 대성공 이후 애물단지 취급당하던 캡틴 아메라카도 승승장구하는 마당에 마블의 메인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을 그대로 빼앗길 수는 없는..

영화/ㅇ 2014.04.29

아워즈 - 재난 속에서 발견하는 아버지의 마음

영화 [아워즈]는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48시간의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재만 보면 영락없는 재난물인데, 실제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형식으로만 보자면 [127시간] 같은 1인 조난극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재난 블록버스터를 예상하신 분들은 일단 기대를 접으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저런 영화의 장르적인 베이스를 떠나 [아워즈]가 관심을 끄는 건 아마도 [분노의 질주]로 많은 팬을 확보한 폴 워커의 뜻하지 않은 유작이라는 점 때문일 겁니다.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 전체가 비상사태인 뉴올리언즈의 한 병원에 조기 진통으로 산모 한명이 실려 옵니다. 남편 놀란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산모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다행스럽게 아기는 무사히 출산했지만 미숙아인 관계로 스..

영화/ㅇ 2014.04.17

속편열전(續篇列傳) : 특공대작전 2 - 18년만에 나온 원조 특공대 영화의 속편

속편열전(續篇列傳) No.34 한 때 전쟁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2차세계대전의 나치 vs 연합군의 기본 대결구도를 그린 작품들은 셀 수 없이 많이 나왔지요. 때로는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오락적 재미에 충실한 이들 영화들 중에는 [대탈주], [탈주특급] 처럼 탈주극을 소재로 만들거나 [켈리의 영웅들] 같은 황당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보물찾기 영화도 나왔고, [머나먼 다리], [지상 최대의 작전]처럼 초호화 캐스팅으로 유명한 블록버스터급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1967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특공대작전 (원제: 더티 더즌 Dirty Dozen)]은 그렇게 쏟아져 나온 전쟁영화 중에서도 꽤나 독특한 이력을 남긴 작품입니다. E.M. 네이선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사고뭉치에 갱생의..

[여성의 날 특집] 영화 속 실화로 살펴보는 여성들의 용기

여성들은 어느 세월을 막론하고 사회적인 약자로 여겨져 왔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여성의 위상은 무시되었거나 영향력이 미비했고 21세기가 된 오늘날에는 여성인권이 많이 향상되어있기는 하나,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한 듯 하다. 이제 소개할 영화들에서는 약자로 인식되어온 여성들의 용기있는 모습을 통해 그러한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한다. 여기에 소개된 여섯편의 영화는 모두 실화다. 1.실크우드 (Silkwood, 1983) 실크우드 감독 마이크 니콜스 (1983 / 미국) 출연 메릴 스트립, 커트 러셀, 테스 하퍼, 레 란놈 상세보기 시마론 핵 연료 재처리 공장에서 일하던 카렌 실크우드라는 여성이 공장 측의 실책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을 폭로하고자 뉴욕 타임즈 기자를 만나로 가던 길에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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