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 897

속편열전(續篇列傳) : 나바론 2 - 평화의 댐 홍보영화가 된 사연

속편열전(續篇列傳) No.35 요즘은 없어졌습니다만 예전에는 '시청자가 뽑는 영화 베스트 5'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방송국에서 대상영화를 올려주면 시청자들이 전화나 엽서를 통해 선정해 한 달 동안 재방영해주는 그런 코너였지요. 이 기획의 목적은 시청자들의 방송 참여의식을 높이고 영화팬들의 재방송 요청을 반영하기 위해서라는데 어쨌거나 지금처럼 VOD나 블루레이가 있던 시절도 아니고 VTR도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에 추억의 명화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꽤나 큰 즐거움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1986년에도 어김없이 KBS에서는 영화 베스트 5를 선정했었지요. 당시 신청 대상영화로는 [오리엔트 특급], [닥터 지바고], [소피의 선택], [슈퍼맨 2] 등 쟁쟁한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때 [오..

모스트 원티드 맨 - 포스트 911 시대의 고급 스파이물

[모스트 원티드 맨]은 작년 소리소문없이 국내 개봉한 영화 중에서 탑클래스에 들만큼 뛰어난 수작입니다. 원작은 스파이물의 거장 존 르 카레의 소설에 바탕을 두고 있죠. 흔히들 존 르 카레의 스파이물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사실성'에 있다고 합니다. 이언 플래밍의 007 판타지가 첩보물의 흐름에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로서 보여질 수 있는 오락적인 재미를 추구했을때의 일이고, 진짜 첩보전의 냉혹함과 살풍경한 느낌을 전달하는 건 역시나 존 르 카레의 작품들이지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보세요. 구시대 냉전체제 하에서의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요즘 기준으로 봐도 전혀 후지지 않고 얼마나 현실적인가를. [모스트 원티드 맨] 역시 이러한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 세계의..

영화/ㅁ 2015.01.14

2015년을 강타할 속편들 총정리

상대적으로 심심한 겨울 시즌을 보냈던 2014년을 뒤로 한 채 2015년의 새 해가 밝았다. 마치 1996년의 극장가를 연상시키듯 초기대작들이 득실거리는 2015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속편들이 대기중이다. 과연 2015년을 강타할 속편들은 어떤 작품들일까? 이제 그 작품들을 미리 살펴보면서 나만의 필견 리스트를 만들어 보도록 하자. 테이큰 3 중년 액션 배우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리암 니슨의 [테이큰] 시리즈 완결편. 아내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도망자의 신분이 된 주인공 브라이언의 복수가 주 내용이다. 포레스트 휘태커가 브라이언을 쫓는 정보 요원으로 등장하며 다소 실망스러웠던 [테이큰 2]의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아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쥬라기 월드 수년간 연기를 거듭했던 ..

[블루레이] 인투 더 스톰 - 온몸으로 체험하는 재난영화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오클라호마의 실버톤이라는 마을에 고등학교의 졸업식이 막 시작되고 있다. 학교의 교감은 기상 악화 때문에 졸업식을 연기해야 한다고 교장을 설득하지만 교장은 졸업식을 강행한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스톰 체이서와 기상학자는 기상이변에 의해 발생한 초대형 토네이도를 촬영하기 위해 실버톤으로 향한다. 마을에는 유투브를 통해 스타가 되려는 두 명의 얼간이가 엉뚱한 사고를 저지르고 있다. 이들에게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 교감은 큰 아들과 사이가 소원하며, 스톰 체이서의 리더는 새로온 기상학자가 영 미덥지 못하다. 기상학자는 딸아이와 떨어져 위험천만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유일하게 걱정이 없는 인물들이라고는 두 얼간이 뿐이다. 이들의 하루..

영화/ㅇ 2014.12.26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 출애굽기의 인본주의식 해석

한 갓난아기가 대학살을 살아남아 학살을 자행한 이집트 왕실에서 자라나고 훗날 성인이 된 그 아이가 신의 계시를 받아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하는 성서 ‘출애굽기’의 내용은 널리 알려진 사건입니다. 영화계에서는 [십계]로 더 이상의 사족을 달 수 없을 정도로 완성된 작품을 만든 바 있지요. 애니메이션 [이집트 왕자]는 이를 재활용한 수준이었고요.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니만큼 이를 새롭게 해석한다는 건 큰 부담입니다. 이미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노아]가 소모적인 논쟁에 휩싸인것 처럼 종교적인 사건을 가공하는 일에는 늘 시련이 뛰따르기 마련이지요. 그나마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이 기대를 모았던 건 고전 서사극에 일가견있는 명장 리들리 스콧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라면 뭔가..

영화/ㅇ 2014.12.16

보이후드 - 영화라는 매체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의 경이

영화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흥행력있는 영화 위주로 상영관의 과반 이상을 채워버린 오늘날의 멀티플렉스를 보고 있자면 영화는 곧 산업이고 이는 다시 말해 돈을 의미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찍는데는 비용이 발생하고, 투자자들은 흥행을 담보로 제작비를 대지요. 배우와 스텝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리테이크를 하는 고된 중노동에 따른 댓가는 당연히 금전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는게 오늘날 영화판의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영화는 덩치를 키우게 되고, 사색보다는 흥미위주로 자꾸만 화려하게 치장해가고 있지요. 모두의 문제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흐름은 그렇습니다. 정작 영화라는 문화상품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도 이같은 성향을 극대화시킨 탓이겠지요. 그러나 혹자는 아직도 영화를 예술로 불..

영화/ㅂ 2014.11.26

액트 오브 킬링 - 학살의 가해자와 함께 떠나는 순례

솔직히 의외다. 1년이나 지난 작품을, 그것도 흥행성과는 거리가 먼 다큐멘터리인데다 무엇보다 현 정부의 성향과는 전혀 맞지 않는 영화를 이제서야 개봉하다니.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액트 오브 킬링]은 인도네시아에서 자행된 공산주의자 대학살을 다룬다. 1965년에 발생한 G30S 쿠데타 사건을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로 몰고간 수하르토 정권의 흑색선전으로 인해 1백만명 이상의 양민들이 학살되었다. 명목상의 공산주의자 숙청이었으나 실제로는 이념이나 사상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상당수 포함된 참극이었다.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된지 한참의 시간이 흘렀으나 살육을 진두지휘했던 당사자들은 단죄는 커녕 현재도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다. 과거 자신들이 행한 범죄를 영웅시하며 말이다. 학살을 자행한 조직은 '판차실라 청년회'로 불리..

영화/ㅇ 2014.11.20

인터스텔라 - 감성적인 스페이스 오딧세이

우선 저는 이 영화가 무슨 과학적 고증이니 영화를 찍다가 논문까지 발표하게 되었다느니 하는 식의 홍보방식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자칫 영화가 극사실주의적인 과학영화로 인식된다면 관객들은 영화에 드러나는 비논리적인 부분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영화의 흥행이나 흥미유발을 위해서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은 있습니다만 작품의 본질을 호도하는 정도에 이르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다크 나이트]에서 보여주었듯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스타일이 리얼리티에 바탕을 두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인터스텔라] 역시 이런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현실 속에 있을 법한 그럴 듯 함, 허구이긴 하나 이만하면 허황되지 않는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유사 리얼리즘이죠. 엄연히 다큐멘..

영화/ㅇ 2014.11.10

[단평] 제보자 - 상식의 저항에 맞선 언론의 참 모습

열광적인 지지자는 아니었더라도 나 자신 역시 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의혹이 터져나왔을 때 또 언론의 장난질이 시작되었구나 생각했던 사람의 한 명이었다. 그만큼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도 컸지만 전 세계의 의,과학계를 상대로 생명을 다루는 과학자가 그렇게 대담한 구라를 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겠지만 말이다. 영화상에서는 이를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 '상식의 저항' 이라고. 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보자]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과학계의 스캔들인 황우석 사태를 다룬 영화다. 관련자들이 아직 어떤 형태로든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 시점에 조금 민감한 소재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비교적 가감없이 당시의 사건을 조명한다. 시사 프로그램 'PD추적'의 PD가 이장한 박사 팀의 일원이었던 한 ..

영화/ㅈ 2014.11.01

오토마타 - 인간과 로봇의 불편한 공생관계

서기 2044년의 지구는 (역시나) 암울합니다. 태양 폭풍의 영향으로 지구의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방사능이 널리 퍼져있어 살아 남은 인류는 작은 도시 안에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할 뿐입니다. 그나마 이들의 삶이 유지될 수 있는건 오토마타라 불리는 로봇들이 인간대신 위험한 일들을 대신해 줘서 환경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때문입니다. 오토마타에게는 두 가지 프로토콜이 심어져 있는데 그 한가지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또 한가지는 자신, 혹은 다른 로봇을 고치거나 개조할 수 없다는 조항입니다. 이 두 가지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로봇이 혹여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것이죠. 그런데 스스로를 수리할 줄 아는 오토마타가 경찰에게 발견되어 사..

영화/ㅇ 2014.10.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