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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로 레슬링계의 촉망받는 유망주 마크 슐츠. 그는 자신이 이룬 성과보다는 자신에게 부모이자 라이벌과도 같은 형 데이브 슐츠의 빛에 가려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 사교성이 부족한 그는 늘 우울하며 고립된 삶에 갇혀 괴로워하고 있지요. 그런 그에게 뜻밖의 인물이 손을 내밀게 됩니다. 세계적인 화학그룹 듀폰사의 상속인 존 듀폰이 스폰서를 자청하고 나선 겁니다.

마크는 형에게 자신과 같이 가자며 제안하지만 가족을 먼저 생각한 데이브는 이를 거절합니다. 거액의 계약금을 선뜻 건네며 호화로운 삶을 안겨준 듀폰은 일시적으로나마 마크에겐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존 듀폰 역시 외견상 보여지는 사회적 신분과 부유한 생활의 모습과는 별개로 어머니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아들이라는 내면의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그는 마크와 그의 레슬링팀인 폭스캐처를 통해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어머니는 레슬링을 저속한 스포츠라며 냉담하게 반응하지요. 마크만으로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한 듀폰은 데이브를 끌어들입니다.

사람들과의 좋은 친분과 동생을 끔찍이도 아끼는 데이브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떠돌이 생활을 하며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 자신과 동생의 아픔을 가족에게만큼은 되풀이하게 하고 싶지 않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처음에 마크의 제안을 거절했던 데이브는 결국 듀폰의 제안을 받아들여 마크 대신 폭스캐처의 전임코치로 부임해 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84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슐츠 형제와 듀폰사의 상속인 존 듀폰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룬 [폭스캐처]는 미국내에서도 희대의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듀폰 케이스'에 기초한 영화입니다. 아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사건은 역사상 최고로 부유한 살인범이 된 듀폰이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데이브를 살해한 사건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밝혀진 바 없지요. 속내를 아는 유일한 인물인 존 듀폰은 영화가 제작을 시작한 시점인 2010년, 옥사하는 바람에 범행 동기는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카포티], [머니볼] 등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베넷 밀러는 자신의 세번째 실화극인 [폭스캐처]에서 세간의 정설로 남은 듀폰의 정신이상설보다는 세 남자의 감정적 결핍과 관계의 파괴에서 오는 비극적 희곡으로 변주시킵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답게 극적인 구성보다는 현장을 하나하나 훑어나가는 듯한 건조한 화면을 통해 그 당시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전달하려 하고 있지요. 불안한 세 사람의 심리를 몸소 체험하는 듯한 몰입력이 뛰어납니다. 이미 결말은 나와 있지만 종착역으로 진행되기까지의 꽤나 긴장감있는 연출로 관객을 옥죄는 맛도 있고요.

조연급 배우였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에게 완벽한 메소드 연기를 주문했던 감독의 연출력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주연급 3인방의 연기변신은 [폭스캐처]를 보는 관전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중에서도 코미디 영화에 출연했던 스티브 카렐은 누가 그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에겐 이 영화가 스티브 카렐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겠지요.

미묘한 인물간의 관계와 심리 변화를 이처럼 세밀하고도 짜임새있게 표현한 건 정말 오랜만인거 같습니다. 가진 것 없는 스포츠맨과 이를 돕는 자산가의 미담, 예전에는 이런 류의 영화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폭스캐처]를 보노라면 결국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배신하고, 상처입고, 파멸로 치닫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욱 소름이 끼치더군요. 영화속  엔딩의 겨울 풍경처럼 지독하리만큼 차가운 영화입니다.

P.S:

듀폰은 이 일으로 징역 13년에 보호감호 1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사건 당시 58세였던 그에게는 종신형이나 다름없었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한국에서 어떤 제벌이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과연 어떤 판결이 나왔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당연히 엄벌에 처해질 것을 기대하는 게 마땅한데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되다니....

사실 듀폰은 재판을 통해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표명했으나 변호인측은 듀폰의 정신이상을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체포 직후에 자신이 달라이 라마라는 등 헛소리를 한 모양입니다만 재판부의 의학적 소견은 정신이상 쪽 보다는 평소 그의 코카인 흡입에 더 큰 비중을 둔 것 같습니다. 심신미약에 의해 어쩌구 하는 사법부의 배려 따윈 없었던 거죠. ㅋ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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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볼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2015.02.06 01:41 신고
  2. 마장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몇 배우들을 보면 코미디는 역시 연기력이 받쳐 줘야 하는 거구나 .. 하고 느껴 지네요.

    스티브카렐 이름만 보고 당연히 코미디일 꺼라 생각했는데, 리뷰를 다 읽고 참 놀랐습니다 ^^

    2015.02.06 01:43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첨에 스티브 카렐을 목소리 듣고 알았습니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연기. 과거 톰 행크스가 코미디 배우에서 [필라델피아]로 전향한 것 만큼의 충격이랄까요.

      2015.02.06 14:15 신고
  3. 똔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미
    있겟네요 잘보고갑니다

    2015.02.07 18:35 신고
  4.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개봉중이라는 사실을 잊고있었습니다. ㅠ.ㅠ

    2015.02.12 17: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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