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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드 - 포스터로 관객 낚는 영화

페니웨이™ 2013. 9. 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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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드]는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입니다. 포스터만 보면 영락없는 SF 블록버스터지만 실은 실험적 성향이 강한 B급 영화에 가깝습니다. 뭐 좋게 말하면 그렇다는 거고 실은 포스터로 관객을 낚는 영화죠. 영화의 내용은 어렸을적 번개를 맞은 뒤에 마케팅의 귀재가 된 미샤(에드 스톱파드 분)가 또다른 마케팅의 거물 구루(막스 본 시도우 분)의 주도로 요식업계를 평정한 패스트 푸드 업계의 음모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영웅주의적이고 조금은 진부할 수 있는 내러티브입니다만 [브랜디드]는 이를 표현양식의 파격성으로 극복하려 합니다. 가령 주인공이 번개를 맞고 능력을 얻게 된다는 초현실적인 설정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다가 좌절을 한번 맛 본 주인공이 소를 제물로 바치고 나서는 괴물의 형상처럼 표현된 인간의 욕망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설정이나 욕망이 욕망을 잡아먹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다분히 판타지적인 요소입니다.

ⓒ Mirumir / TNT. All rights reserved.

영화는 마케팅이 어떻게 사람의 욕망을 침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욕망을 자극하여 브랜드를 형성해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회 비판적인 시각자체는 나쁘지 않지요. 오히려 영화가 순수한 드라마를 추구했더라면 영화의 주제 의식이 좀 더 잘 녹아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브랜드가 현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에 판타지 장르를 결합해 장르 자체를 괴상하게 뒤틀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형식의 파괴라는 실험정신에 입각해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면 또 모르겠지만 [브랜디드]는 그저 엉망일 뿐입니다.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나 대기업의 음모, 그리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괴수들이 등장하는 후반부까지 어느 것 하나 공감하기 힘든 요소로 뒤엉켜 있지요.

ⓒ Mirumir / TNT. All rights reserved.

한가지 놀란 건 이제서야 세계 무대에 나오기 시작하는 러시아 영화 치곤 캐스팅이 빵빵한 편이라는 겁니다. 거물급 배우인 막스 본 시도우를 비롯해 출연작이 은근히 많은 배우인 릴리 소비에스키나 제프리 탬버 같은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하지만 나름 네임드 배우들이 이들이 영화상에서 크게 돋보이는 일은 없습니다. 그 자리에 누구를 갖다 놔도 되는 그런 역할들로 소모될 뿐이죠. 사실상 영화를 끌고 가는건 주연인 에드 스톱파드 뿐인데, 영화 자체가 너무 지루하고 괴이하다보니 딱히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브랜디드]의 소재 만큼은 대단히 신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케팅으로 통제되고 사람들의 의식과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세계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져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게 사실이니까요. 영화는 당연한듯 익숙해져 버린 브랜드 마케팅의 치부를 드러내려 합니다만 아쉽게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합니다. 배우가 중심인 영화도 아니요, 그렇다고 볼거리나 장르적 묘미를 추구하지도 않고, 스토리가 탄탄하지도 않은 영화. 역시 영화는 소재만 가지고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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