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 901

미스터 홈즈 - 기억의 미궁에 빠진 노년의 셜록 홈즈

영화 사상 가장 많이 등장한 캐릭터인 셜록 홈즈는 최근까지도 다양한 모습으로 리모델링되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를 셜록화시킨 로다주의 [셜록 홈즈]나 고성능 소시오패스의 성향에 초점을 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등은 사냥모를 쓰고 파이프 담배를 문 중년의 신사와는 거리가 먼 모습들이죠. 여기에 또 한 명의 배우가 홈즈로 변신을 시도합니다. 바로 간달ㅍ… 아니 미스터 매그니토 이안 맥켈런 경입니다. 이 배우의 연륜에서 느껴지듯이 이안 맥컬린이 연기한 홈즈는 사건 현장을 헤집는 무적의 명탐정이 아니라 조용한 시골로 은퇴한 노년의 홈즈입니다. 원전이 된 소설은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이 아니라 미치 컬린의 [셜록 홈즈의 마지막 날들]이죠. 이 영화에서는 왓슨과 허드슨 부인도 없고, 배경도 베이커가 221B..

영화/ㅁ 2016.06.13

엑스맨: 아포칼립스 - 소수성의 갈등이 사라진 엑스맨

일단 아래의 평가를 먼저 짚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로튼토마토의 평가다. 사실 당시 쏟아진 미국 언론의 평가는 참혹했다. ‘[엑스맨 3]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처럼 보이게 만들어 놓은 영화’라는 평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약은 약사에게 [엑스맨]은 싱어에게’라는 우스개소리가 헛소리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과연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엑스맨] 시리즈 중 희대의 졸작인 것일까? 현 상황을 보면 호불호는 상당히 극명하게 나타난다. 별로 좋은 징후는 아니다. 완성도에 대한 부분은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영화의 결말이나 방향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갔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는 양상이 다르다. 일단 브라이언 싱어의 연출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어벤져스 2.5] 아닌 [캡틴 아메리카 3]

* 아주 미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이하 [시빌 워])의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를 떠나 캡틴과 아이언맨 중 누구의 선택이 옳고 그른지에 다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걸 보면 분명 영화가 관객들에게 멋진 논쟁거리를 준 건 분명해 보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일개 슈퍼히어로 영화에 이렇게까지 많은 담론이 쏟아져 나오는 현상이 말입니다. 사실 [시빌 워]의 원작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정치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MCU에서 너무 빨리 '시빌 워' 카드를 꺼내 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아직 MCU 페이즈3가 끝나지 않은 이상 굳이 잘나가는 캐릭터들을 소모시킬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죠. 바꿔말하자면 (여느 MCU 작품이 그랬듯) [시빌 워] 역시 원작을 ..

영화/ㅋ 2016.05.02

[단평] 제5침공- 연출력의 부재가 부른 참사

4000만부가 팔려나간 릭 얀시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제5침공]은 [메이즈 러너], [다이버전트]와 같이 젊은 관객층을 타겟으로 한 영 어덜트물이다. 원작이 깔아놓은 팬층에 (이쁘게 잘 자라준) 클로이 모레츠의 팬층을 영입해 흥행을 노리는 꼼수가 뻔한 이 작품은 시종일관 관객의 예측대로 정확히 스토리가 전개되는 묘한(?) 영화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흔해빠진 로맨스도, (아마 영화에서는 최대의 반전이 되었을) 제5침공의 정체에 대해서도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에 간파당할만큼 너무나도 안일하게 연출해놓았다. 그나마 건질만한 건 10분간의 인트로. 수수께끼의 외계인이 침략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지구인들의 절박한 상황이 전개되는 순간까지만이다. 긴장해야 할 순간에 전혀 긴장되지 않고, 깜짝 놀라..

영화/ㅈ 2016.04.15

[블루레이] 더 비지트 - 초심으로 돌아간 M. 나이트 샤말란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초심으로 돌아간 M. 나이트 샤말란 추락한 명성을 회복한다는 건 철저한 상업주의의 본산인 헐리우드에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일례로 [다이하드], [붉은 10월]의 존 맥티어넌은 2003년 [베이직] 이후 한 번도 메가폰을 잡지 못했다. [프렌치 커넥션], [엑소시스트]의 윌리엄 프레드킨이나 [클리프헹어]의 레니 할린 처럼 소위 잘 나가던 감독들도 한 두 번 삐딱선을 탄 이후에 끝없는 추락을 한 걸 보면 이 바닥의 냉엄한 생리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M. 나이트 샤말란의 행보는 매우 흥미롭다. 체감상으로는 [식스센스] 이후 모두 실망스런 작품만 줄창 만들어 온 것 같은데, 2년 터울로 꾸준히 영화를 찍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실패작..

영화/ㄷ 2016.03.30

[단평] 엽문 3: 최후의 대결 - 한층 성숙해진 배우 견자단

엽문이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무려 6년만이다. 구예도 감독의 [엽문전기]가 국내에선 [엽문 3]로 소개되고 같은 감독의 [엽문: 종극일전]을 [엽문 4]로 개봉하는 촌극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관객들에겐 [엽문] 시리즈 자체가 조금 식상하게 다가오는 착시현상도 있을 법 하다. 어쨌거나 이번에 개봉한 [엽문 3: 최후의 결전]은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이 만든 진짜 엽문 시리즈다. 개화기 중국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며 가라데, 홍가권, 서양 복싱 등과 겨뤘던 엽문은 이제 누가 정통 영춘권의 계승자인지를 두고 또다른 영춘권 고수와의 대결에 직면한다. 중화사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던 1,2편과는 달리 3편에서는 엽문의 개인사와 영춘권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서방 열강의 지배가 낳은 부작용의 여파로 ..

영화/ㅇ 2016.03.18

스티브 잡스 - 신선하고 창의적인 전기영화

[스티브 잡스]는 2013년 애쉬튼 커처가 잡스 역을 맡았던 [잡스]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잡스 전기영화다. [잡스] 리뷰(바로가기)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전기영화의 가장 큰 딜레마는 사실과 허구성의 저울질이다. 얼핏 보면 쉬운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해 다큐와 영화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 전기영화는 그 장르적인 특성 때문에 매우 지루해질 수도, 매우 흥미진진할 수도 있다. [잡스]의 경우는 안일한 전기영화의 방향을 선택했고 (사실 기반이 된 텍스트 없이 일반화된 이야기를 영화로 구축한 것에 가깝다), 그 때문에 연기력을 다시 보게 만든 애쉬튼 커처의 연기를 제외하면 아주 밋밋한 영화였다.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잡스]가 보여주지 못한 영화 본연의 매력, 즉 ‘팩트’ (혹은 팩트라고 알려진 것..

영화/ㅅ 2016.03.15

괴작열전(怪作列傳) : 무적 600만불 - 6백만불의 사나이가 한국에 온 사연

괴작열전(怪作列傳) No.142 문득 40년전의 한 사건이 생각납니다. 때는 1977년 9월이었습니다. 강동구의 한 초등학생이 [6백만불의 사나이]를 보고 흉내를 내다가 교각에서 추락사한 사고가 발생했지요. 메스컴에서는 일제히 TV활극의 유해성을 맹비난했고, 사회적으로도 꽤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으로부터 몇 개월 후에 한 신문에서 [6백만불의 사나이]의 감독인 윌리엄 제카라는 사람과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냅니다. 그 인터뷰 내용 가운데는 한국에서의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TV 드라마의 역기능에 대해 의견을 묻는 대목도 나오는데요, 돌아온 답변은 “미국에서도 그런 불상사가 있지만 극히 드문일이며, 이런 일을 일반화 시켜서도 안되고 가공의 세계를 구별하는 법을 가르쳐 줘야하는 건 부모의 책임이..

[블루레이] 인턴 - 세대를 뛰어넘는 직장 판타지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세대를 뛰어넘는 직장 판타지 모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 가운데 6명이 직장 내에서의 세대 차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의 변화, 즐겨보는 미디어나 복장의 선택적 취향, 업무시간에 대한 견해 차이 등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의 차이는 오늘날 사회적 분열의 양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젊은 신입사원은 고리타분한 설교를 늘어놓는 상사가 불편하고, 상사는 풋내나는 신입이 어딘지 못마땅하다. 그렇다보니 직장 생활은 하루하루가 긴장과 도전의 연속이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실은 판타지를 동경하게 만든다. 이준익 감독의 기대작 [사도]를 꺾고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영화/ㅇ 2016.02.11

속편열전(續篇列傳) : 미래세계의 음모 (퓨쳐월드) - 공포로 다가온 문명의 이기

속편열전(續篇列傳) No.36 스토커 기질을 가진 로봇이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에서 알차게 써먹은 이 플롯은 원래 마이클 클라이튼의 [이색지대]에서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거대 기업 델로스에서 성인들을 위한 테마파크를 개설해, 중세시대나 로마제국, 혹은 서부시대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지만 제어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로봇들이 인간을 습격한다는 내용이지요. [이색지대]에서의 백미는 명배우 율 브리너가 연기한 ‘총잡이’ 로봇입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집요하게 주인공을 쫓는 그의 연기는 그간 선굵은 남성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던 율 브리너의 필모그라피에서도 가장 독특한 이력으로 남게 되었지요. 비록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페이스 오프한 얼굴에 기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