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부가 팔려나간 릭 얀시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제5침공]은 [메이즈 러너], [다이버전트]와 같이 젊은 관객층을 타겟으로 한 영 어덜트물이다. 원작이 깔아놓은 팬층에 (이쁘게 잘 자라준) 클로이 모레츠의 팬층을 영입해 흥행을 노리는 꼼수가 뻔한 이 작품은 시종일관 관객의 예측대로 정확히 스토리가 전개되는 묘한(?) 영화다.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흔해빠진 로맨스도, (아마 영화에서는 최대의 반전이 되었을) 제5침공의 정체에 대해서도 영화가 시작하는 순간에 간파당할만큼 너무나도 안일하게 연출해놓았다. 그나마 건질만한 건 10분간의 인트로. 수수께끼의 외계인이 침략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지구인들의 절박한 상황이 전개되는 순간까지만이다.
긴장해야 할 순간에 전혀 긴장되지 않고, 깜짝 놀라야 할 순간에 전혀 놀랍지 않은 이 영화는 도대체 얼마의 예산을 들였길래 저 유능한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도 저렇게 싼티나는 작품으로 만들어놨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흡사 이 것은 근래 거의 찾아보지 않았던 굴지의 영화사 어사일럼의 그 것과 다를게 없지 않은가.
식상할대로 식상한 영 어덜트물의 범람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엔 영화가 보여준 무성의한 연출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 총체적인 난관에서도 분발한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모처럼 시간낭비했다는 생각을 지우기엔 역부족이다. 원래대로라면 3부작을 기대했을 [제5침공]의 후속편은 매우 불투명해 보인다. 가히 연출력의 부재가 부른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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