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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블루레이]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진부함을 비범하게 바꾸는 긍정의 힘 문득 학창시절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고3때의 수학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선생님이 무언가를 설명하면서 갑자기 한 학생을 일으켜 세우더니 “얘가 서울대를 못간다는 건 확률적으로 100%에 가깝지, 그렇지?” 라고 말하는게 아닙니까. 그 순간 반 아이들이나 그 당사자는 멋적게 웃고 넘겼지만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이 일이 남아있는걸 보면, 선생이란 작자가 학생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각인되어 버렸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 온 크고 작은 폭력들은 비단 물리적인 형태만으로 행사된 건 아니었죠. 적어도 필자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학생들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것도 모자라 기분 내..

영화/ㅂ 2017.08.14

47미터 - 빈곤한 상상력이 만드는 서스펜스의 한계

[127시간]에서 [그래비티], [올 이즈 로스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헐리우드 영화의 트렌드 중 하나는 1인 조난극입니다. 미니멀한 내리터브를 갖고 있지만 응축된 서스펜스와 집중력이 높은 효과를 발휘하면서 사이즈에 집중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의 요란함에 실증난 관객들에게는 시원한 청량감과 나름의 교훈점을 주고 있지요. [47미터] 역시 표면적으로는 그러한 1인 조난극의 포맷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두 명이 여자이지만 실상 이야기가 집중되는 인물은 맨디 무어가 맡은 캐릭터 한 명인데다, 매우 제한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거든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멕시코의 한 해변으로 휴가를 즐기러 온 리사와 케이트 자매는 샤크 케이지 체험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바다 한 가운데로 가서 상어를 유..

영화/#~Z 2017.08.07

덩케르크 - 관성적인 영화 구성을 탈피한 신개념의 마스터피스

크리스토퍼 놀란. 이제 그는 자신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뢰심을 심어주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얼마전 [다크 나이트]의 재개봉판을 감상했는데, 명작은 언제봐도 명작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의미로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영화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덩케르크]입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실제 있었던 덩케르크 탈출 작전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는 외견상으로는 분명 전쟁영화의 틀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개봉 직전까지도 놀란은 [덩케르크]의 장르를 명확히 규정짓지 않았지요. 게다가 최근 전쟁영화의 트랜드와는 맞지 않게 PG-13 등급을 받았으니 더욱 의아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한 영화, [덩케르크]는 그렇게 관객들의 기대감을..

영화/ㄷ 2017.07.21

스파이더맨: 홈커밍 - MCU의 부분집합, 그리고 경량화된 스파이디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잘 알다시피 극장용 스파이디 무비의 세번째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이 끝나고나서 너무도 빨리 리부트가 이뤄졌기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일 수 밖에 없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태생적 한계는 2편에서 더욱 가속화됩니다. 결국 4편까지 스케줄이 짜여져 있던 이 프로젝트는 엎어지게 되었지요. 소니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경쟁사인 마블의 MCU 시리즈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팬들은 사골국물처럼 쥐어짜는 소니의 스파이더맨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소니는 겉으로는 백기투항의 제스쳐를 취하면서 내실은 알뜰하게 챙길 수 있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합니다. 소니와 마블의 일시적인 파..

영화/ㅅ 2017.07.19

[블루레이] 레고 배트맨 무비 - 특이점이 온 배트맨 무비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특이점이 온 배트맨 무비 2013년에 만들어진 OVA [레고: 배트맨 더 무비]를 기억하는가? 베스트셀러 게임 ‘레고 배트맨 2: DC 슈퍼 히어로즈’를 영상으로 옮긴 이 작품은 레고 무비의 상업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검증한 바 있다. 실제로 레고 무비 속 배트맨의 캐릭터는 제법 매력적인 구석이 있었는데, 이듬해 대성공을 거둔 [레고 무비]에서도 조연으로 등장해 감칠 맛 나는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이제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배트맨의 첫 번째 솔로 무비가 나왔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2013년 작 [레고: 배트맨 더 무비]와 비슷한 제목이지만 내용이나 세계관에 있어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작품이다. 오히려 [레고 무비]의 스핀오프격인 작품..

영화/ㄹ 2017.07.05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워크맨, 전격 Z작전, 아이 앰 그루트

MCU에 속한 대부분의 작품이 캐릭터의 유기적인 교환과 콜라보레이션으로 끈끈하게 엮여 있는 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입니다. 인피니티 스톤과 타노스 등 세계관을 공유하는 몇몇 설정을 제외하면 상당히 이질적이지요. 따라서 팬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합류하는 것이 확정된 만큼 이번 속편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 어벤져스 팀에 들어올 것인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벤져스에 연연하지 않고 독립적인 무대에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주인공인 퀼의 고향이 지구이니 잠깐씩 등장은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무대는 광활한 우주 그 자체입니다. 전작처럼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르적 바운더리 내..

영화/ㄱ 2017.05.08

콩: 스컬 아일랜드 - 킹콩, 몬스터버스에 편입하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콩: 스컬 아일랜드]는 가렛 에드워즈의 리부트판 [고질라]를 잇는 이른바 ‘몬스터버스’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를 포함해 1933년 [킹콩]의 계보와는 거의 무관한 영화라고 봐도 됩니다. 말하자면 1962년 토호에서 만든 [킹콩 대 고지라]의 리메이크를 위한 포석에 더 가깝지요.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작품은 조셉 콘래드의 [하트 오브 다크니스]에 대한 오마주로 넘쳐납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톰 히들스턴의 이름이 콘래드인 것과 사무엘 L. 잭슨이 말로우라고 불리는 것이 대표적인 증거죠. 괴수물 버전의 [지옥의 묵시록]이라… 생각만으로도 멋지지 않습니까? 실제로 영화의 배경은 베트남전 패전이 확정된 1970년대 후반입니다. 지..

영화/ㅋ 2017.04.25

[단평] 패트리어트 데이 - 위대한 미국민들의 국난극복

911 이후 미국 본토를 겨냥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보스톤 마라톤 테러를 다룬 [패트리어트 데이]는 그간 [킹덤], [론 서바이버], [딥워터 호라이즌] 같은 소위 미국식 국뽕 스타일의 영화에 심취했던 피터 버그의 작품이다. 워낙 미국인들에게 있어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만큼 이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왜’ 보다는 ‘어떻게’에 초점을 맞춘다. 즉 테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발생했고, 그 사건을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대한 일종의 다큐적 구성이다. 폭탄테러 후 FBI와 지역 경찰이 합세해 범인의 윤곽을 맞추고 숨통을 조여나가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치밀하게 묘사된다. 더불어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관계자들의 고민도 속속 묻어난다. 마이클 만의 적자임..

영화/ㅍ 2017.04.13

[단평] 미션 -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부활절 특수를 맞이해 세 편의 영화가 이미 개봉되었거나 개봉 대기 중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사일런스]와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리고 롤랑 조페의 [미션]이다. 세 편 다 내공 충만한 작품이지만 종교 영화의 틀을 벗어나 관객들의 흥미를 충족시키는 영화는 단연 [미션]이라 하겠다. 이미 30년이나 지난 작품임에도 촬영, 음악, 연기 등 뭐 하나 촌스럽거나 후달리지 않는 견고한 완성도를 바탕으로 속죄와 구원, 인류애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걸작이다. 이미 본 작품에 대해서는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 리뷰(바로가기)를 통해 충분히 언급한 바, 재개봉을 맞이해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감상하며 느꼈던 몇 가지 부면에 초점을 맞춰본다. 1.워낙 오래된 작품이기도 하지만..

영화/ㅁ 2017.03.31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영국의 실상을 저격하다

현실이 받아들일 수 없이 힘들 때, 출구가 없어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해방구를 찾을 때, 흔히 사람들은 이민을 떠올립니다. 한 때는 미국이 그러한 이민자들의 꿈을 성취시키는 기회의 나라였고, 이와 비슷하게 캐나다나 호주, 그 밖의 주요 이민국가들은 적어도 한국보다는 나은 나라라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죠. 그러나 경제 위기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 지구상 그 어느 곳도 지상천국은 없다는 사실에 대중들이 눈을 뜨기 시작한 지금, 제 살길 찾겠다며 브렉시트를 선언한 영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살짝 첨언하자면 신혼여행지로 영국을 택했을 만큼 영어권 국가 중에 가장 선호하는 나라였고, 왠지 모를 로망이 있는 유럽국가 인데다, 북미권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한 문화적 자원이 ..

영화/ㄴ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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