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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강철비 - 우연과 필연 사이의 영리한 줄타기

[강철비]는 [브이] 때 부터 함께 작업했던 제피가루-양우석 콤비의 웹툰 [스틸레인]을 실사화 한 작품입니다. 웹툰의 시나리오 작가보단 영화 [변호인]의 연출로 더 성공을 거두었던 양우석 감독이 자신이 쓴 웹툰을 실사로 옮긴 특이한 이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연재 당시에도 북한 쿠데타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담아서 꽤 화제를 모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한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정권이 바뀌는 과도기적 시기에 북한에서는 쿠데타 세력이 개성공단 공격을 감행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쿠데타를 막아내기 위해 막후실세들의 암살 임무를 맡은 전직 요원 엄철우는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려 절명상태에 놓인 북한 ‘1호’를 남한으로 이송하게 되지요. 뜻밖의 쿠데타에 비상에 걸린 건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달 후면 ..

영화/ㄱ 2018.01.23

[블루레이] 덩케르크 - 관람이 아닌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관람이 아닌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 벌써 20년이나 흐른 이야기이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기존의 전쟁 영화가 드라마나 인물에 초점을 맞추며 정작 전쟁 그 자체의 참혹함을 언급함에 있어 금기시 했던 것과는 달리 스티븐 스필버그는 과감하게 선을 넘었던 것이다. 상륙작전의 처참함,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알이 사지를 뚫고 신체를 훼손하는 참혹한 비주얼을 여과없이 보여주던 이 영화를 보며 비로서 전장의 무시무시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 영화계는 유사 리얼리즘의 흐름을 쫓아 전쟁의 참상을 묘사하는 데 더는 주저하지 않았고, 근래의 [퓨리]나 [헥소 고지]에 이르기까지 그런 사실적인 전쟁 장면의 연..

영화/ㄷ 2018.01.11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 - (스포버전) 해야 할, 하고 싶은 이야기들

* 본 리뷰는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레이의 정체 레이의 정체에 대해서는 1편부터 말이 많았지요. 황제의 딸이다 오비완의 딸이다 심지어는 아나킨이 포스의 영으로 환생한 것이다 등등… 라이언 존슨은 아주 간결명료하게 결론을 짓습니다. 그저 부랑자의 버러진 자식일 뿐,이 결론은 뭔가 허무한 느낌을 주는데요, 사실 이런 식의 결론을 낸 것은 이번 [라스트 제다이]의 전체적인 두 가지 논조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기존 스타워즈 세계관이 스카이워커 집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종의 막장 가족사라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걸 버리겠다고 대놓고 선언하지요. [제국의 역습]에서 쏠쏠하게 써 먹은 ‘출생의 비밀’ 떡밥도 더 이상 없다는 의미이기..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 - (노 스포) 클리셰의 파괴를 택한 디즈니의 승부수

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워즈 Ep.8: 라스트 제다이]의 찬반논쟁이 뜨겁습니다. 현재 로튼토마토의 신선도 지수가 90%을 상회하는 반면, 관람객 지수인 팝콘스코어는 50%를 간신히 넘어선 상태입니다. 이쯤되면 평단과 관객이 느끼는 작품의 괴리감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겠지요. 기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는 [스타워즈 Ep.5: 제국의 역습]의 포지션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입니다. 저항군이 수세에 몰리는 이야기이고, 작품 전반에 어두운 느낌이 강합니다. 전편에서 뿌려놓은 떡밥이 하나 둘 회수되기 시작할 타이밍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라스트 제다이]는 관객의 예상을 여지없이 빗나갑니다. 전작인 [Ep.7: 깨어난 포스]가 [스타워즈] 클래식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

[단평] 저스티스 리그 - DCEU의 성급한 결과물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월을 기다렸던가. [그린 랜턴]으로 첫 스텝이 꼬이지만 않았던들 어찌보면 마블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득실대는 DC의 히어로들은 훨씬 일찍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높으신 분들의 조급증만 가중시켰을 뿐이다. 아직 진영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성급히 모습을 드러낸 [저스티스 리그]는 그냥 참담하다. 진지모드로 일관하던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예외로 치자) DCEU의 이야기 톤은 갑자기 시시껄렁한 유머가 섞여있는 잡탕찌게 같은 맛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이라던 잭 스나이더 풍의 화끈한 액션도 날아가 버렸다. 그렇다고 중간에 투입된 조스 웨던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기엔 그에게 주어진 짐이 너무 버겁다. 영화 개봉 후 하나 둘씩 양파껍질 ..

영화/ㅈ 2017.11.27

토르: 라그나로크 - 웃음으로 치환된 왕실 암투극

[토르: 라그나로크]는 MCU 페이즈 1 시기, 마블의 세계관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범주에 놓여있던 [토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사실 [토르]가 MCU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건 1편의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의 공이 큽니다. 정통 희곡에 능란한 그가 [토르]를 궁중의 암투가 가득한 셰익스피어 희곡으로 변주시킴으로서 [토르]가 지녔던 이질감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토르] 시리즈의 불안요소는 마블의 다른 솔로무비에 비해 여전히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감독 교체가 1번 정도로 국한되었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토르]는 매번 감독이 교체되었습니다. 시리즈의 성격을 일관적으로 끌고 가기엔 약간 무리가 있는 셈이지요. 여기에 히로인인 나탈리 포트만의 하차는 꽤 큰 타격입니다. 토르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영화/ㅌ 2017.10.25

[블루레이] 원더우먼 - DCEU의 구원투수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DCEU의 구원투수 최근 헐리우드의 대세로 자리잡은 슈퍼히어로물의 홍수 속에서도 아마도 DP 회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의 남성들에게 있어 ‘원더우먼’은 각별한 캐릭터 일 것이다. 코흘리개 시절, 뭇 사내아이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린다 카터가 (그 당시로선)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나와 눈부신 아우라를 발산하는 그 모습에 넋을 잃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원더우먼에 대한 이미지는… 그래, 말하자면 여신, 딱 그 느낌이었다. 훗날 나이가 들어 원더우먼이 DC 코믹스의 간판급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도, 마음 속의 원더우먼은 단순한 코믹스의 슈퍼히어로가 아닌, 린다 카터라는 배우의 모습 그 자체였다. 사실 그 ..

영화/ㅇ 2017.10.18

블레이드 러너 2049 - 전작에 대한 예를 갖춘 속편

먼저 전하는 말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보시기 전에 다음의 작품들을 예(복)습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1.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세계관을 설명해 주는 전작이자, 인물의 관계, 주제 의식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혹시 기관람인 분들이라도 한 번쯤은 복습하시는 게 좋습니다. 2.Black out 2022 -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 격인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감독은 그 유명한 [카우보이 비밥]의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맡았습니다. 굉장히 흡입력이 강한 작품으로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정전’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3.2036: Nexus Dawn – 역시 [블레이드 러너 2049]의 프리퀄로서 구 레플리컨트 모델들의 반란과 대정..

영화/ㅂ 2017.10.07

[단평] 인비저블 게스트 - 액자식 구성의 묘미

내연녀의 살인범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남자. 올해의 사업가로 메스컴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그는 한 순간에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 때 그의 앞에 나타난 승률 100%의 변호사. 변론의 시나리오를 위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3시간 동안 진실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다. [인비저블 게스트]는 구로자와 아키라의 [라쇼몽]이 보여준 액자식 구성의 퍼즐 맞추기를 감각적 스릴러의 기법으로 응용한 작품이다. 무언가를 자꾸 감추는 의뢰인과 승소를 위해 온전한 진실을 요구하는 변호인이 벌이는 진실 공방을 통해 눈치 빠른 관객들은 결말의 반전을 알아차릴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흡입력만으로도 충분히 잘 빠진 스릴러다. 국내에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누명 쓴 주인공인 마리오 카사스와 변호사 역..

영화/ㅇ 2017.09.25

[블루레이]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남은 자들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

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남은 자들이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방법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심히 안타깝게도, 때론 의도치 않은 그 실수가 한 사람의 일생을 완전히 파괴시키기도 한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일을 하면서 반지하의 궁색한 방에서 혼자 살아가는 그에게는 친한 친구도, 덕담을 나눌 이웃도 없다. 아니, 그 자신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삶은 한 마디로 무색무취에 가깝다. 그런 남자에게 작은 변화가 찾아온다.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 살고 있는 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갔지만 이미 형은 고인이 되었다. 형의 장례를 치르는 일만으로도 복잡한데, 미성년자인 조카의 후견인이 되야 할 판이다. 은둔하듯 살아가던 남..

영화/ㅁ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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