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언 자이언트와 메카고지라가 대결하고, 여기에 건담이 끼어드는 격전장에서 드로리안이 질주하는 광경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요. 그렇습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그야말로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어덜트 키즈를 위한 헌정작입니다.
영화는 최근 주목을 받고있는 VR 게임 속으로 관객을 밀어 넣습니다. 꿈이 현실이 되는 세상 오아시스, 그 곳에서 주인공은 억만장자인 게임 개발자가 숨겨놓은 유산을 찾기 위해 세 가지 단서를 추적합니다. 물론 방해하는 세력도 있죠. 오로지 유산을 찾기 위해 설립된 거대 기업 IOI입니다. 거대 기업에 맞선 평범한 소년의 모험.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가 아닙니까?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식 모험 이야기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들여와 21세기의 CG 기술로 80년대 서브컬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영화입니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경험의 영화라해도 무방하지요.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주인공 웨이드가 드로리안을 펼쳐 놓는 장면으로 시작해 [아키라]의 바이크 등장, 로보캅이나 처키, 춘리 같은 수많은 이스터에그의 향연, 스필버그가 경외해 마지않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그대로 재현하는 장면 등은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주체를 못할 지경입니다.
단, 그만큼 타겟이 명확하고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12세 관람가의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는 그 12세 연령층이 보라고 만든게 아니라 그들의 부모 세대를 위한 영화거든요.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12세 눈높이의 내러티브가 얼마나 먹힐지도 미지수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영화의 목적은 확실합니다. 그 시절의 감성을 그 시절의 캐릭터로 느껴보라는 것. 그걸 이해한다면 이건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스필버그의 마지막 선물이라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겐 완전 취향저격인 영화요, (아직 [인피니티 워]가 개봉되진 않았습니다만) 2018년 최고의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꼭 보시고 두 번 보시길 강추합니다.
P.S
1.’간다무~’가 등장할 땐 거짓말 안하고 눈물이 찔끔 나오더군요. 수많은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봤지만 감동의 크기는 이번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2.원작 소설의 [울트라맨]은 저작권 해결이 힘들어 [아이언 자이언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고 합니다. 뭐 일본인들에게는 원작 쪽이 더 좋았겠지만 [아이언 자이언트]를 너무 좋게 본 저로서는 영화 쪽이 더 낫더군요.
3.저는 주로 영화,애니 위주로 이스터에그를 찾아봤습니다만 의외로 게임쪽도 많습니다. [기어 오브 워]의 랜서 라이플은 바로 알아보겠더군요.
4.스필버그의 말에 의해면 [죠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이어 세 번째로 만들기 까다로운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5.스필버그의 작품 중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존 윌리엄스가 아닌 앨런 실베스트리가 음악을 맡았습니다. (존 윌리엄스와 작업하지 않은 작품은 이번에 세 번째입니다) [더 포스트]의 작업 스케줄과 중첩되어서라는데 대타로 기용된 실베스트리는 [백 투 더 퓨쳐]의 그 느낌을 되살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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