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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잘 알다시피 극장용 스파이디 무비의 세번째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이 끝나고나서 너무도 빨리 리부트가 이뤄졌기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성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일 수 밖에 없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태생적 한계는 2편에서 더욱 가속화됩니다. 결국 4편까지 스케줄이 짜여져 있던 이 프로젝트는 엎어지게 되었지요.

소니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경쟁사인 마블의 MCU 시리즈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팬들은 사골국물처럼 쥐어짜는 소니의 스파이더맨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소니는 겉으로는 백기투항의 제스쳐를 취하면서 내실은 알뜰하게 챙길 수 있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합니다. 소니와 마블의 일시적인 파트너쉽은 드디어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편입을 실현시켰습니다.

이는 비단 MCU에 무임승차하는 경제적인 논리외에도 스토리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비극의 주인공인 벤 삼촌이 영원히 고통받을 필요도 없고, 그로 인해 너무나도 버거운 책임감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야 했던 피터 파커는 한층 더 밝은 틴에이저 히어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저질렀던 재탕의 진부함을 답습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처럼의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 Sony Pictures./ Marvel Enterprises, Marvel Studios . All rights reserved.

실제로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단독 스파이더맨 무비로 볼 때 전작들에 비해 굉장히 경량화 된 느낌입니다. 고뇌는 사라졌고, 분위기는 매우 밝아졌으며 MCU 특유의 시시껄렁한 유머가 깔려있습니다. 이미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에 익숙해져버린 관객이라면 이번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매우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어떤면으로 보면 이 작품이 코믹스의 색체에 더 가깝습니다.

영화는 뒤늦게 합류한 스파이디를 MCU의 부분집합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씁니다. 사실 스파이디의 첫 출연이 본 작품이 아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였기 때문에 이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생각보다 더 MCU에 집착합니다. 아예 피터 파커의 고민 자체가 토니 스타크에게 인정받는 것, 그리고 ‘어벤져스'에 합류하는 것일 정도니까요. 피터와 토니의 관계는 대놓고 유사 부자관계의 설정입니다. 물론 의도된 것이긴 하지만 스파이디 무비로서의 독자성을 상실한 건 본 작품의 유일한 단점이기도 합니다.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에 이어 3대 스파이더맨으로 선발된 톰 홀랜드의 캐스팅은 탁월합니다. 고등학생에 걸맞은 외모에 그 나이대에서 겪는 고민과 일상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소시민의 사연을 간직한 악당 벌쳐 역의 마이클 키튼은 자신에게 주어진 분량 이상의 초월적인 캐릭터 해석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자동차안에서 몇마디 대사만으로 피터를 압도하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젊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매력적인 메이 숙모 역의 마리사 토메이는 아마도 본 작품 최고의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최고의 스파이디 무비가 되지는 못할 지언정 막차를 탄 스파이더맨이 무난하게 MCU의 세계로 들어서는데는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의 종착지로 가기 위한 소모품으로 사용되는 것은 조금 불만이지만 때론 이렇게 쉬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죠.

P.S:

1.(스포일러) 완전히 사차원 캐릭터로 변모된 M.J는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2.이제 슬슬 [데미지 컨트롤]에 시동이 걸린 모양입니다.

3.쿠키는 2개입니다만 별 임팩트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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