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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눈에 띄는 프론트 러너가 없었던 지난 85회 아카데미의 가장 큰 이변이라면 아카데미 작품상 부문이 아닐까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현 퍼스트 레이디가 시상자로 나와 아마도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이 작품상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미셸 오바마는 수상작으로 [아르고]를 지명했다. 비록 편집상, 각본상을 비롯해 총 3개 부분 수상에 그쳤지만 [아르고]는 1970년대 말 실제로 발생한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에 기초를 둔 레트로 스타일의 탈출영화로 벤 애플렉이 감독과 주연을 겸해 일찌감치 ‘포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말, 이란의 미국 대사관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당해 63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델타포스를 파견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작전실패의 후폭풍으로 카터는 재선에 실패하고, 국제적인 위상에 있어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헌데,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성공한 구출작전’이 있었으니, 캐나다 대사관저로 피신해 있다가 구출된 6명의 탈출극이 그것이었다. 캐나다의 외교적 성과로 알려졌던 이 사건은 사실 미국 CIA에서 극비리에 주도한 작전이었고 작전과정에 헐리우드가 개입된 ‘오퍼레이션 헐리우드’가 그 실체였다.

영화 초반부의 다큐멘터리적인 구성은 사실적이고 흥미로우며, 중반부 작전 실행을 위해 헐리우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중후반 이란에서 벌어지는 구출작전의 진행은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서스펜스를 한없이 극대화시킨다. [아르고]는 얼핏보면 진부한 영화처럼 보이지만 정통적인 구출작전 영화의 묘미를 훌륭히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영화다. 특히 이런 장르물에서는 보기 드물게 폭력이 극도로 배제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벤 애플렉은 최첨단 첩보시스템과 투지가 하늘을 찌르는 특수부대원들의 액션이 화면을 장식하는 구출작전 대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이 특이한 실화에 눈을 돌렸다.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과 중동의 불편한 기류와 오버랩하여 1970년대가 아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처럼 현실감을 부여한 건 아주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미 결과가 노출되어 있는 영화에 서스펜스를 부여하고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벤 애플렉의 연출력은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올라와 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사실성을 얻기 위해 일부러 디지털 장비가 아닌 아날로그 장비를 사용한 구식 촬영기법으로 제작된 [아르고]의 화질은 다소 클래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증거로 고전영화의 복원과정에서 종종 나타나는 링잉 현상(ringing: 선명한 화면을 위해 윤곽선을 강조하는 대신 주변에 지글거림이 발생하는 현상)이 극소수 장면에서 발견되는데, 오히려 이러한 현상은 7,80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켜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반면 화면 자체는 무척 디테일하고 자연스런 색감을 지녔으며 감상을 방해하는 잡티나 노이즈가 발견되지 않는 우수한 화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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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S-HD 5.1 서라운드의 스펙을 지닌 사운드 역시 만족스러운데, 군중의 분노가 전달되어 오는 함성, 시위 도중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세밀한 주변소음 및 총성 같은 효과음이 매우 현장감있게 전달된다. 센터 채널의 음성출력도 또렷하게 들리며, 일체의 잡음없이 온몸을 감아오는 사운드트랙의 서라운드 효과도 훌륭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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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서플먼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모든 부가영상에는 한글자막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Feature Length Picture in Picture’ 메뉴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속 실존 인물들이 각 장면의 실제 상황에 대해 회고하는 코멘터리가 별도의 작은 화면과 함께 제공된다.

다음으로 'Rescued from Tehran: We Were There’는 사건의 관련자들이 직접 등장해 인터뷰하는 내용으로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토니 맨데즈나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아르고]의 메이킹 필름인 ‘Argo: Absolute Authenticity’은 배우 벤 애플렉의 모습이 아닌 감독 벤 애플렉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가영상이다. 이 영상에 따르면 벤 애플렉의 전공이 중동학이라고 언급하는데, 그만큼 그가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의 소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르고]의 많은 부분은 재현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의외로 완벽주의에 가까운 벤 애플렉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새삼 감탄하게 된다.

‘Argo: The CIA & Hollywood Connection’은 [아르고]의 모티브가 된 ‘오퍼레이션 헐리우드’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헐리우드와 CIA의 합작품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관련자들의 코멘터리가 수록된 부가영상이다.

끝으로 ‘Escape from Iran: The Hollwywood Option’은 [아르고]의 사건 25주년을 맞이해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당시 실제 사건과 국제정세에 대해 영화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려준다.

드라마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장르적인 재미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없는 [아르고]는 과거 냉전시대의 첩보극과 헐리우드 시스템이 구축한 희대의 탈출작전을 흥미진진하게 조합한 영화다. 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요즘 영화들의 추세와는 달리 다양한 캐릭터의 감정선과 긴장감이 극대화 되는 분위기만으로 극의 호흡을 이끌어 나가는 전개방식이 빛을 발하며, 1970년대 사회상을 충실하게 고증한 영화의 사실성으로 인해 더욱 몰입도가 증가되는 작품으로 앞으로 벤 애플렉의 연출력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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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아르고 - 10점
벤 애플렉 감독, 존 굿맨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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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로다크서티 탓인지...
    이것 또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속에서 꿈틀거리는데요? ㄲㄲㄲ^^

    2013.03.13 15:37 신고
  2. 톨네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벤 애플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는것도 흥미롭겠습니다. ^^

    2013.03.13 19:45 신고
  3.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카데미 작품상은 실망을 준 적이 거의 없어서 꼭 챙겨서 보게 됩니다 잘생긴 남자 배우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벤 애플렉의 재발견 이네요 오늘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2013.03.13 19:5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때 벤 애플렉이 배우로서 대세인 적이 있었죠. 어울리지 않는 [썸 오브 올 피어스]의 잭 라이언이나 [데어데블]까지 찍어댈 정도니.. 그 이후로 하향세를 보여 맷 데이먼보다 못한 배우구나 싶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연출자로서 성장했네요. ㄷㄷㄷ

      2013.03.14 17:39 신고
  4.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변이라고 하기에는 아카데미 이전에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서도 계속 아르고가 작품상을 휩쓸고 있었죠.
    뭐 저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대단히 잘 되기는 했어도 아카데미 작품상까지야' 라고 생각했었지만서도,
    허트로커, 아티스트의 선례에 비추어보면, '누가 봐도 상타고 싶어 만든 영화' 보다 잘 빠진 장르물에
    작품상을 주는 것이 최근의 추세인 것 같습니다.

    2013.03.14 08:38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솔직히 기존의 아카데미 성향이라면 [링컨]이어야 맞겠죠. 이번 선택은 확실히 아카데미가 상업성에 좀 더 무게를 둔다는 느낌을 들게 했습니다.

      2013.03.14 17:41 신고
  5.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취향차이가 크긴 하겠지만 정말로 작품상 수상이 의아했죠. 극장서 보고 솔직히 상업적 영화도 예술적 영화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상당히 애매했던 작품이었는데...

    2013.03.14 22:57 신고
  6. 호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봉한 줄도 모르던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더니 블루레이로 나오다니...
    세상의 속도를 따라 갈 수가 없군요.억..

    2013.03.15 11:54 신고
  7.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느끼지만 벤 에플렉이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것이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그렇다고 이안감독이 수상한게 전혀 이상한것이 아닌지라 뭐라하기도 힘들고;;;

    2013.03.17 17: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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