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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3 - 아이언맨이 아닌 토니 스타크의 이야기

페니웨이™ 2013. 5.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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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부터였나요? [아이언맨]이 심각할 정도로 위태로워보였던게 말입니다. 사실 존 파브루가 연출과 조연을 겸한 [아이언맨]은 마블 히어로즈의 영화판 세계관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었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었죠. [아이언맨 2]가 [어벤져스]를 위한 블록버스터급 예고편이 되어버린 탓에 이 개성있는 히어로물은 본연의 맛을 잃었습니다.

아마도 [어벤져스]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마블측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했을거라 봅니다만 적어도 성공한 프렌차이즈의 감독이라면 이를 적당히 무마시킬줄도 알아야죠. 어쨌거나 [아이언맨 2]를 버린 덕분인지 [어벤져스]에서의 아이언맨은 본편보다도 더 매력적으로 그려지긴 했습니다만.

[아이언맨 3]는 [어벤져스] 이후를 그린 첫번째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전 사실 이 부분이 매우 궁금했습니다. 워낙에 범우주적인 배틀이 벌어진 다음이니 주인공들의 신상에 변화가 없다면 말이 안되니까요. 특히 토니 스타크는 [어벤져스]의 인물들 중 가장 큰 위기를 겪었던 인물입니다. 죽을뻔했으니까 말이죠.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어벤져스]의 뉴욕사태로 얻게 된 토니 스타크의 트라우마가 부각됩니다.

ⓒ Marvel Entertainment/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물론 이건 [다크 나이트]처럼 뭔가 고뇌하고 진지하게 극을 이끌고 가려는 의도와는 무관합니다. 그저 세상에서 모든 것을 가진 억만장자 히어로에게 몇 개의 핸디캡을 얹어주려는 장치일 뿐이죠. 사실 이번 작품은 대놓고 ‘시리어스한 느낌으로 가련다’하는 의지가 예고편부터 팍팍 풍겨져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이언맨]의 본질은 그런 고뇌나 철학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다들 알지 않습니까?

새로 감독에 선임된 셰인 블랙은 이번 작품에서 과감하게 [어벤져스]의 떡밥을 완전히 배제하는 한편, ‘아이언맨’ 보다는 ‘토니 스타크’에 초점을 맞춥니다. 집과 슈트와 모든걸 빼앗긴 채 적에게 맞서는 토니의 활약에 집중하고 있죠. 덕분에 기존 아이언맨의 팬들에게는 조금 불만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향성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어벤져스]의 부분집합으로 전락할뻔한 [아이언맨]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토니라는 인물의 존재감부터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거라 보기 때문입니다.

각본 자체도 나쁘지 않습니다. 원작에서 사상 최고의 맞수인 만다린이라는, 어찌보면 현재 마블 히어로물의 현실주의와는 동떨어진 캐릭터를 메인빌런으로 등장시켰을 때 그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까 하는 우려도 말끔히 씻어 놓습니다. 그런 점에서 셰인 블랙은 헐리우드의 상업성과 아주 잘 어울리는 감독이자 각본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썰웨폰]에서처럼 전형적이지만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가는 과정이 한 편의 추리물처럼 꽤나 재미있게 짜여져 있다는 얘기죠.

ⓒ Marvel Entertainment/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익스트리미스들과 전면전을 벌이는 클라이막스까지 영화는 조금 위태위태합니다. 액션이 산만하고 지나치게 만화적이거든요. (원작이 만화니까 그렇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특히 페퍼양의 포지션이 굉장히 애매한데, 스포일러상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감독이 너무 막나간게 아닌가 싶을만큼 어이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립니다.

[아이언맨 3]는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한계속에서도 롱런할 수 있는 개성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특히나 슈트를 벗은 영웅 토니 스타크의 정체성에 대해 가장 명확히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죠. 2편이 잃어버린 그 무엇을 다시 되찾은 느낌이랄까요. 셰인 블랙이 이대로 4편의 감독까지 간다면 개인적으로는 찬성입니다.

P.S:
1.율 브린너의 영화 [이색지대]에 대한 오마주랄까… 여튼 이와 관련된 Joke가 나옵니다.

2.쿠키영상은 여전합니다만 [어벤져스 2]의 직접적인 실마리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팬서비스 개념이더군요.

3.[다이 하드 2]의 악당 윌리엄 새들러나 미구엘 페러, [검우강호]의 ‘내가 고자라니~’ 캐릭터로 인상적이었던 왕학기 같은 배우들은 나름 개성있는 연기자들인데 조금 낭비되는게 아쉽더군요.

4.아역인 타이 심킨스의 연기가 매우 좋습니다.  

5.스탠 리의 까메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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