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성룡의 영화는 일종의 브랜드와 같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왜 그런말이 있었잖습니까.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성룡이 돌아온다” 뭐 그런 문구들 말입니다. 한창때의 성룡은 말 그대로 몸을 사리지 않는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보여주었고, 그런 맨몸액션의 완성과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NG씬 역시 성룡표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룡의 한계가 서서히 드러난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헐리우드 진출이 본격화되던 시점이었습니다. 분명 [러시아워]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상하리만큼 그의 몸놀림은 예전같지 않았고, 더군다나 이렇다할 히트작하나 없는 크리스 터커와 버디를 이룬 반쪽짜리 성룡영화였습니다. 물론 헐리우드 진출에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이후에 공개된 헐리우드산 성룡영화는 과거 홍콩영화시절의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나이 든 액션배우로서의 한계를 인지한 성룡은 진지한 드라마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신주쿠사건] 같은 영화처럼 정말 이질적인 성룡의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결과적으로 실패였죠. 왕성환 활동은 여전했지만 이는 오히려 성룡이 다작배우로 스스로를 소모시킨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런 그가 변화보다는 과거로의 회귀를 택한 작품이 바로 [차이니즈 조디악]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용형호제] 3편격인 작품으로 소개되어 왔지만 실상 제목에서부터 ‘용형호제’를 사용하고 있진 않습니다. 일단 주변 인물들에서 전작들과의 연계성도 전무한데다 성룡이 트레져헌터라는 직업상의 공통점 외엔 [용형호제] 프렌차이즈라 불리기에 뭔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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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건 중요한 점은 [차이니즈 조디악]이 성룡의 전성기 시절 작품들의 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고 성룡은 그에 걸맞은 아날로그 묘기와 액션으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는 겁니다. 초반부터 등장하는 롤러슈트 액션이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스카이다이버 액션 같이 일반인들이 흉내내기에는 비교적 고난도의 활극을 자유자재로 소화해 내며 성룡영화 특유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작품인 셈이죠.
분명 재미는 있습니다. 여전히 희안한 몸동작과 아슬아슬한 묘기로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 성룡의 스턴트는 충분히 이름값을 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차이니즈 조디악]을 괜찮게 봐줄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일단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그리 매끄럽지 못한데다 성룡식 유머가 먹히기엔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났거든요. 과거지향적인 [차이니즈 조디악]은 그 시절 성룡을 기억하는 일부 관객에게나 통할 법한 철지난 유머와 액션으로 한정된 팬층만을 만족시키려 합니다.
만약 [차이니즈 조디악]이 10년전쯤 [용형호제 3]의 이름을 달고 나왔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 모르긴해도 지금보다야 더 주목받는 작품이 되었겠지요. 결국 변화보다는 과거로의 회귀를 택한 성룡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곧 나올 [폴리스 스토리]의 신작을 봐야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성룡의 액션 자체는 녹슬지 않았습니다.
P.S:
1.권상우가 출연합니다만 존재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비중이 아주 큰 것도 아주 작은 것도 아닌데, 결정적으로 왜 이 영화에 필요한 캐릭터인지가 불분명해요. 차라리 멍청한 해적두목으로 나왔던 유승준이 차라리 더 존재감 있어 보입니다.
2.알란 탐이나 관지림 같은 원년멤버들이 나와줬더라면 영화가 한층 더 빛이 나지 않았을까요. 이번 작품을 [용형호제 3]로 받아들이기엔 연결고리들이 너무 부족합니다. 기껏해야 껌씹는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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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3.02.28 12:30차이니즈 조디악 요즘 말이 많은 영화 중 하나져 최근에 방한도 하고요
성룡에 대한 네임 밸류가 많이 떨어져서 점점 나이가 레벨업 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요즘 신작 영화 보다는 예전 영화가 더 끌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성룡영화는 포비든 킹덤 이후로는 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명절에도 소식이 없어진지 오래 된것 같고요 ㅎㅎ
부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너무 많다는게 ...
ps 러브레터 블루레이로 나온는데 그거 리뷰좀 부탁드려요 일단 예약은 했는데 리뷰하신 것들 보고 영화보니 더 재미있는것 같아서 ㅎㅎ 부탁드립니다.
러브레터는 아직 구입 계획이 없어서요^^
2013.02.28 12:49 신고리뷰도 리뷰지만~맨 끝에 언급하신 [관지림] 이라는 이름에....옛 추억이 생각 나에요..
2013.02.28 16:06항상 감사히 리뷰 보고 있습니다. ^^
저는 [황비홍]때 관지림보고 뿅가버린~
2013.02.28 22:04 신고성룡 영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이름이네요.
2013.02.28 18:51성룡... 참으로 멋진 이름, 이분의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린 시절 어느 만화 잡지에서였던가요?
그게 본명 아니라는 기사를 읽고, 급반전, 대실망...ㅋㅋ
명절이면 TV에서나 혹은 극장가에서 꼭 성룡영화를 어김없이 방영하던 때가 있었죠.
취권이나 쾌찬차, 홍금보와 함께 나온 오복성(??맞나??) 같은 것도
당시에는 꽤 재밌었죠.
홍콩식 개그코드와 어우러져서요.
원표-홍금보-성룡의 골든트리오 작품들은 정말 대단했었죠.
2013.02.28 22:05 신고예고편 보고선 기대감이 확 사라진 영화라서...... 헐리웃 예고편을 너무 흉내냈다고 해야 하나? 나름 인상적인 장면들을 편집해 놓긴 했는데, 그냥 짜깁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군요. 와, 저런 내용이구나. 와 저래서 봐야겠구나, 라는 스토리 전달은 전혀 없이 영화도 그런 비슷핝 색일것 같아요.
2013.02.28 20:04개인적으로는 대병소장이나 신주쿠 사건처럼 기존 틀을 깨는 느낌의 영화가 지금으로선 차라리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골수 팬들에겐 그닥 매력이 없나봅니다.
저는 이 나이대의 성룡이 가아할 방향은 [베스트 키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젠 조연으로 빠져줘야 할 시점이에요.
2013.02.28 22:06 신고솔직히 예전같은 맛은 없고, 게다가 하필이면 한국인들 염장지르는 사람들을 데려다 쓰지요.
2013.03.01 02:03유승준에게 꽂히는 걸 보고 나서 성룡에게 미운털을 단단히 박았습니다.
한국을 사랑한다면서, 정작 한국을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요.
무릎팍도사까지 나와서 홍보에 애를 쓰던데, 뭐 볼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유승준에게 굳이 집착하는 이유를 저도 모르겠더군요. 딱히 한류스타도 아니고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모를리도 없을텐데..
2013.03.03 22:42 신고용형호제는 골든 하베스트 부도로 판권이 워너 브라더스로 넘어가서 용형호제 3란 제목을 쓰지못했다고 하더군요?
2013.03.01 14:57그렇다고는 하는데... 상식적으로는 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마치 [터미네이터]의 판권이 캐롤코에서 워너로 넘어갔다고해서 다른 곳에서 [터미네이터]란 제목만 안붙이고 아놀드 기용해서 3편 격인 영화를 찍어도 되는 것과 다를 바가 없거든요.
2013.03.03 22:45 신고아~ 알란탐과 관지림이 나왔다면 정말이지 얼마나 좋았을까요? 한 때 성룡하면 최고였었는데 ㅜㅜ 이젠 한물간 ㅜㅜ 여하튼 과거 까까머리 교복입고 소니의 베타 비디오로 성룡 보던 그 때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오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3.03 20:41인물들간의 연관성이 전무했던게 너무 아쉽습니다 ㅠ
2013.03.04 00:55 신고아...용형호제와는 큰 관련성이 없는 영화였군요...
2013.03.03 23:45차라리 용형호제 3 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무늬만 3편격인 그런 영화랄까요
2013.03.04 00:56 신고과거 성룡영화의 느낌이 난다면야 반갑네요. 그 부분때문에 좀 기대하고있는데
2013.03.04 20:09요세는 워낙 극장상영이 후다닥 지나가서 서둘러 봐야겠습니다.
너무 올드한 스타일이라 그게 오히려 촌스러울때가 있어요 ㅎ
2013.03.06 09:02 신고복제공장 파이터씬에서 발차기 하나는 확실히 옛날로 돌아온 느낌이였어요.
2013.03.04 22:19스턴트뿐만 아니라 격투씬에서도 최근 10년동안 나온 영화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빨라졌던데요?ㅎㅎㅎ
성룡님이 다시 운동을 시작하셨나봐요 ㅋㅋㅋ
동작이 전성기만큼 날쌘 느낌은 아니지만 정말 그 연세에 놀랍더군요.. 워낙 스턴트로 다듬어진 순발력이라 그런가...
2013.03.06 09:03 신고뭐 영화 자체는 식상하긴 합니다만 액션 연기는 최근 성룡 형님 작품중 가장 좋은듯 합니다.
2013.03.05 16:43그러나 걱정 되는건 나이가 ㅜㅜ 언제적 룡이 형님인데 어르신이 너무 무리하시는게 아닌지 ...
이젠 연기력으로 승부할 시점인데 의도대로 잘 안풀리고 있지요. 좀 안타깝긴한데언젠가는 그렇게 가야할겁니다. 아니면 왕우같이 잊혀진 스타가 되어버릴지도...
2013.03.06 19:28 신고아.. 권상우가 그렇게 비중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나중에 추석특집으로 나오는건 아닐지..하핫^^ 잘 읽고 갑니다.^^ 또 들릴께요~
2013.03.23 11:58자주 들러 주세요~~
2013.03.27 09:22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