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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 마가렛 대처로 변신한 메릴 스트립

영화/ㅊ 2012. 2. 24.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아시다시피 [철의 여인]은 영국 최초의 여성총리로 내리 3선을 지낸 마가렛 대처 수상의 이야기입니다. [더 퀸], [킹스 스피치] 등 현대사를 살아온 영국 권력자들의 영화는 하나같이 좋은 평가를 받아온게 사실이니만큼 영화소재로서는 손색이 없습니다. 여기에 현존하는 최고의 실력파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대처 수상을 연기하니 이보다 더 구미가 당길순 없겠지요. 게다가 감독은 [맘마미아!]에서 메릴 스트립과 찰떡궁합을 보여준 필리다 로이드에요. 적어도 이번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 하나쯤은 너끈히 건질 수 있을 만한 느낌이 팍팍 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철의 여인]은 대처 수상의 재직당시 그 파란만장했던 정치사를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정치적 행보를 어느 정도 묘사한 영화이긴 한데, 그보다는 노년의 노망든 할머니의 심리적 공허함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영화는 회상을 통해 대처의 어린시절, 그리고 여성으로서 정치판에 몸담고 수상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담아내지만 이를 드라마틱한 전개로 꾸미진 않습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캐치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뭔가 전기영화에서 보여지는 극적인 구성이 돋보이질 않다보니 관객들은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조금 당혹스럽게 되지요. 계속 환영으로 나타나는 죽은 남편에 대한 애절함을 그린 영화라고 보기엔 남편과의 단란했던 과거를 조명하는 연결고리가 빠져 있고요, 남자들의 전유물인 정치판에 몸을 맡긴 철의 여장부를 부각시키기엔 이를 받쳐주는 사건들의 임팩트가 그리 크게 와닿지 않을 뿐더러 재직시절에 대한 에피소드가 너무 짧습니다.

ⓒ Film4, UK Film Council, Canal+. All rights reserved.


어렴풋이 느껴지는 건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한 여성으로서 노년에 그 모든 과거를 감당하기엔 너무 나약하다는 뭐 그런 것 정도인데, 이마저도 흐릿하게 주어지는 여러 실마리 중 하나에 불과할 뿐 뭔가 관객에게 명확히 주어지는 주제의식은 없어 보입니다. 한 시대를 휘어잡은 철의 여인도 늙으면 별 수 없구나 식의 이야기는 굳이 영화까지 만들어가며 얘기할 필요가 없잖습니까.

역시나 [철의 여인]에서 건질 수 있는 건 메릴 스트립의 연기입니다. 노년부터 중년 이후의 대처를 완벽한 메소드 연기로 재현한 그녀의 재능에는 그저 탄복할 따름이지요. 영화 속에 메릴 스트립이란 배우는 없습니다. 메릴 스트립을 닮은 대처 수상이 있을 뿐. 대처 수상 특유의 목소리까지 따라한 그녀에게 할 수 없는 배역이라는게 과연 있긴 있는 걸까요?

결과적으로 [철의 여인]은 많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소재로보나 배우로보나 이보다는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와줬어야 하는데, 감독의 연출력이 부실한 건지, 아니면 각본에 결함이 있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영화의 잠재적 가치를 모두 보여주는데는 역부족입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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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대했었는데 음 좀 생각을 해봐야 겠군요... 그래도 '아웃오브아프리카',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등등 수많은 좋은 작품의 메릴 스트립이라면 연기만큼은 명불허전이겠죠~ 그나저나 대처 수상만 생각하면 그 시절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대처 수상, 레이건 대통령, 고르바쵸프 서기장, 전두환 전 대통령의 4자회동에 관한 다소 저질 유모가 자꾸 생각나네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주말 되세요~

    2012.02.24 10:49
  2. 단호한결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기대했었는데
    말씀대로라면 기대가 좀 무너지네요 ^^;;

    2012.02.24 11:54
  3. 로즈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존경하던 분의 영화라서 보려고 했었는데...
    좀 아쉬운점이 많으네요...ㅎㅎ
    나중에 VOD로 넘어오면 봐야겠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2012.02.24 12:40
  4.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 다녀온 친구 왈, "[빌리 엘리엇]이나 [브래스트 오프]가 훨씬 대처 영화같았어"

    그 시대에 대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안 할 바에야 뭐하러 대처 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2012.02.24 13:15
  5. 아줌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영화를 보고 대처여사가 아직 현존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검색하다가 블로그를 읽게 되었네요.
    '대처리즘'에 대한 극적인 전개는 없고 지극히 개인적인 전기영화도 아니고 뭐 장르에 붙들어 매기에는 다소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영화 내용보다는 영화의 장면, 대처가 event에 대처(?)하는 단호한 자세, 고뇌하는 모습,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긴박한 순간의 표정연기. 떨림.. 굉장히 섬세한 연출이 돋보여서 줄거리보다는 화면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 결국 메릴스트립의 연기로 귀결되기는 하는군요.

    2012.02.24 16:43
  6. 이준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역사 왜곡과 개인감정 표출로 꽤나 욕을 먹은 작품이지만 저는 올리버 스톤의 닉슨과 비교해보고 싶더군요.(사실과 많이 다르지만) 하나의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과 같은 인간으로서 권력을 잡아가고 몰락해가는 정치가를 그린 닉슨이 오히려(많이 왜곡은 있지만서도) 와닿는 작품이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영화 닉슨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마담 뛰소식 분장. 즉 "와. 진짜 닉슨이랑 똑같잖아"라는 소리가 나오는 분장을 일부러 거부하고 연기했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홉킨스를 닮은 닉슨이 나오는 거지요.

    2. 아마도 이 영화에서 대처의 이미지를 좋게 평가했다면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서 감독은 아마도 안정적인 노선을 택한게 아닌가합니다. 30여년전에 논란이 심했던 정치가를 다룬다는 건 아직도 위험한 일이기도 하지요. 당장 빌리엘리어트에서 광산촌 사람들이 묘사하는 괴물상이 바로 저 사람이었다는 걸 보면 더 그렇군요 ㅋ

    2012.02.24 23:26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에선 대처를 남성들의 세계에 뛰어든 용감한 여성 정도로 묘사하더군요. 여기에 포클랜드 개전 이후 어머니같은 지도자상을 오버랩 시키는 건 좀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2012.02.25 08:48 신고
  7. 문제없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론, 감독이 너무 많은걸 보여주려 욕심을 부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래도 '메릴 스트립'하나는 확실하게 남았더군요..^^
    이번 오스카는 '메릴 스트립'에게 걸렵니다..
    좋은글 잘 읽다 갑니다..

    2012.02.25 07:02
  8. 잉여 인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릴 스트립이라는 걸출한 명우의 연기는 훌륭하나... 영화 자체로는... 개인적인 판단으론 "대영제국의 아마도 마지막 총리가 아닐까" 싶은 인물을 그렸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2.02.27 21:27
  9. 하얀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 이 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타셨더군요! 아 이 영화 봐야하는데 요즘 들어 영화 보기도 싫고 블로그도 뜸해집니다. ㅠㅠ 돈도 없고요! 아니 어쩌면 조금 감정에 삭막해 진 것일 수도 있지만요!

    2012.02.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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