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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9

인셉션 - 장자, 프로이트,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우선 이거 한가지만 말하고 시작하자. 유난히 볼 만한 영화가 없었던 2010 여름시즌의 무료함을 한방에 날려준 [인셉션]은 현 시점에서 올해 최고의 작품이라는 얘기 말이다. [다크 나이트]로 범접할 수 없는 블록버스터의 예술적 경지를 이룬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 [인셉션]은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잘만든 작품이다. [인셉션]의 간략한 시놉시스를 접한 분이나 필자가 쓴 비하인드 스토리 컬럼을 보신 분들이라면 본 작품이 인간의 꿈을 다룬,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일종의 사이버펑크 장르에 기초해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이 말은 [인셉션]이 [매트릭스]나 [공각기동대], [다크 시티] 같은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해 봐왔던 익숙한 컨셉의 영화라는 뜻이다. 이렇듯 [인셉션]이 ..

영화/ㅇ 2010.07.22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인셉션] 비하인드 스토리

지금으로부터 10년전, 21세기에 막 들어선 시점에 영화감독으로 헐리우드 입성의 꿈을 이룬 크리스토퍼 놀란은 약 80페이지에 달하는 스토리를 구상했다. 그가 16살때부터 생각해 온 '꿈을 훔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이 각본은 이듬해인 2001년 워너 브라더스 측에 처음으로 제출됐다. 그러나 저예산 독립영화로 영화계에 입봉한 놀란은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에 앞서 보다 큰 스케일의 영화를 만드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2005년작 [배트맨 비긴즈]는 놀란의 능력을 시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당시 기존 '배트맨' 프랜차이즈의 굴레를 벗고 저예산 기조의 영화로 밀고 나가겠다던 그의 예상과는 달리 1억 5천만 달러의 블록버스터가 된 이 작품은 놀란의 필모그래피..

이끼 - 강우석 감독의 가장 그럴듯한 상업영화

먼저 이 점부터 분명히 밝혀야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대해 탐탁치 않게 여기는게 사실이다. 그를 충무로의 흥행메이커로 만들어준 [투캅스]가 프랑스의 빅 히트작 [마이 뉴 파트너]를 노골적으로 베낀 작품이었음에도 '단지 참고만 했을뿐 표절은 아니'라는 강우석 감독의 뻔뻔함에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후로 그가 추구하는 상업영화의 세계는 본질적으로 무언가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연재초반부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이끼'의 영화화를 강우석 감독이 맡겠다고 했을 때 몰려든 절망감의 이유 말이다. 아직 영화가 발표도 안된 상황에서 작품에 대해 미리 선입견을 갖는 것만큼 나쁜건 없다만 그래도 개봉을 기다리는 내내 원작의..

영화/ㅇ 2010.07.15

살인자ㅇ난감 - 4컷 만화 구조의 경이로운 웹툰 스릴러

* 본문에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웹툰이 보편화 되면서 느껴지는 긍정적인 현상들이 있다. 하나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재야의 숨은 고수들이 높은 등용문턱을 넘지 않아도 자신의 실력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컴퓨터로 보는 웹툰의 특성상 다양한 연출의 시도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위의 두가지 특징은 고사 직전에 놓인 한국 만화계의 저변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이름을 알린 신인들이 대거 등장했고, 영화적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들부터 웹툰에 플래시나 음악 등을 결합해 멀티미디어의 특성을 활용한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기존 출판만화에선 볼 수 없었던 시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림이 썩 뛰어나지 않더라도 남다른 구성과 연출력만 있으면 웹툰 독자들의 ..

속편열전(續篇列傳) : 슈렉 2 - 동화적 환상의 비틀기, 그리고 패러디

속편열전(續篇列傳) No.13 수십년간 애니메이션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디즈니 작품들의 특징이 달콤한 동화 속 판타지의 구축이라면 올해로 창립 15년을 맞는 경쟁사 드림웍스의 컨셉은 디즈니식 동화체계의 전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특징이 가장 크게 두드러졌던 작품이 바로 [슈렉]이었지요. 1990년 미국의 동화작가 윌리엄 스테이그의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슈렉]은 일반적인 히어로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오우거를 주인공으로 내새워 '백마탄 왕자' 신드롬을 산산히 부숴 놓았습니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극초반 파콰드 성주가 동화 속 주인공들에게 외치는 이 한마디에 작품의 성격이 모두 담겨있달까요. 사실상 [슈렉]은 기존의 디즈니 동화들이 구축해 놓은 세계관을 그대로 빌려쓰..

노키아 X6 다양하게 활용하기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다양한 기능과 사용자의 입맛에 따라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1인 휴대용 PC에 가까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풍부한 어플리케이션이야말로 스마트폰의 선호도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이 단일 기종으로 이만큼의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도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무궁무진한 어플리케이션의 확보와 손쉬운 설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겠지요. 노키아 X6는 심비안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입니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점유율만으로 따지면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OS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노키아 X6에 사용 가능한 어플리이케이션이 꽤 다양하다는 건 굳이 말 안해..

[블루레이]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극장판: 포켓이 무지개로 가득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최강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스튜디오 본즈의 50부작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주: 제목의 Eureka는 영어식으로는 '유레카'라고 발음하는 것이 맞으나, 제작국인 일본의 원작에서는 '에우레카'라고 발음하며 이것이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한 논란에는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은 보드타는 로봇이라는 색다른 설정, 여기에 소년의 성장극, 그리고 인간과 미지의 생명체 코랄리언의 화합과 사랑이라는 테마를 가미한 복합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얼핏 보기에 평범한 메카닉 애니메이션처럼 보이는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이하 에우레카 세븐 TVA)에서 전투장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크지 않은데, 이는 본 작품의 실체가 말랑말랑한 ..

맨발의 꿈 - 스포츠가 지닌 가치에 눈뜨다

세계 전역을 들끓게 한 월드컵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원정사상 첫 16강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달성했고 비록 8강의 문턱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축구를 보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 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내가 이기고 남을 떨어뜨려야 위로 올라갈 수 있는게 스포츠 경기라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포츠의 참맛은 남을 이기는 데 있는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에 있다고 말이지요. 전 세계가 주목하고 하나되어 자웅을 겨루는 순간만큼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순간을 즐기는 모두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쓸데없이 서론이 길었군요. 이제 소개할 [맨발의 꿈]은 스포츠가 지닌 진정한 힘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 하겠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축구..

영화/ㅁ 2010.07.01

고전열전(古典列傳) : 베드포드 사건 - 선구안적 시각 돋보이는 전쟁 스릴러

고전열전(古典列傳) No.18 서로 다른 신념. 함장과 부함장의 대립. 권력의 충돌. 남자들이 아니면 좀처럼 느끼기 힘든 선상반란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재입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감독의 전설적인 걸작 [전함 포템킨]부터 시작해 여러차례 리메이크 된바 있는 [바운티호의 반란], 잠수함 영화의 수작인 [크림슨 타이드]. 그리고 한국영화 [유령]에 이르기까지 배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군상극의 묘미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단 말이죠. 이번에 소개할 작품 [베드포드 사건]은 엄밀히 말해 선상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굳이 선상반란의 테마를 언급한 이유는 본 작품이 본질적으로는 [크림슨 타이드]의 직간접적인 모티브가 되었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괴작열전(怪作列傳) : 돌아온 용쟁호투 - 이소룡의 태권도 스승이 출연한 속편?

괴작열전(怪作列傳) No.99 1976년 6월 28일 오전11시30분 JAL기편으로 세계 해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가 한국을 방문해 큰 이슈를 낳습니다. 이러한 빅 이벤트를 성사시킨 장본인은 재미교포 이준구(미국명 준 리 Jhoon Rhee) 사범으로 알려졌는데, 각 언론은 알리의 내한 이전부터 이준구 사범에 대한 프로필을 조금씩 흘리기 시작합니다. 1957년에 도미, 워싱턴시와 인근지역에서 무려 34개의 태권도장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그는 '알리가 방한요청을 승낙한 것은 순전히 우정에 대한 보답'이라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이 일을 통해 '태권도 민간외교대사'로서의 위상을 단시간에 확보하게 됩니다. 1976년 6월. 무하마드 알리의 방한 당시 모습. 원안에 있는 인물이 이준구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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