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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83

킹스 스피치 -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의 품위를 느끼다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등 핵심 부문을 모조리 챙기며 가장 짭짤한 성과를 거둔 작품인 [킹스 스피치]에게 별다른 이의는 없다. 사실 그간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허트 로커], [디파티드] 같은 다분히 상업성과 작품성이 공존하는 작품들을 선택해 왔다. 이는 보수적 성향으로 이름난 아카데미의 전통에 비추어 볼 때 확실히 개혁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83회 아카데미의 유력 작품은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였다고 할 수 있겠다. [킹스 스피치]는 확실히 예전의 보수적 취향으로 회귀한 정통 아카데미용 영화다. 전 유럽에 전운이 드리운 1930년대 말, 영국 왕실의 급작스런..

영화/ㅋ 2011.03.18

월드 인베이젼 - 1억 달러짜리 배달의 기수

고담시의 연방검사가 될 하비 덴트는 오랜 하사관 생활을 마치고자 전역서를 낸 직후에 작전명령이 발효되어 말년에 꼬여 버린 병장꼴이 되고 맙니다. 나비행성에서 항명죄를 저지른 트루디는 지구로 복귀해 외계행성에서 복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기술팀에 배속됩니다. '초대박닷컴'을 운영하다 트랜스포머들의 싸움에 휘말린 리오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사관학교에 입학, 우수한 성적으로 장교가 되어 첫 임무를 받게 되는데 이들이 맡게 되는 작전은 하필이면 외계인들의 침공을 막아내는 일입니다. 자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정말 대단하겠지요? 어떤면으로는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물론 위에서 제가 대충 갖다붙인 그런 스토리는 아니지만 [다크 나이트]나 [아바타], [트랜스포..

영화/ㅇ 2011.03.11

컨트롤러 - SF 스릴러의 탈을 쓴 멜로물

영화 [컨트롤러]는 필립 K. 딕의 원작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9번째 작품입니다. 스티븐 킹이나 마이클 클라이튼처럼 헐리우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설가이지만 필립 K. 딕의 작품 중 영화로서 성공한 케이스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지금에야 걸작 컬트물의 반열에 올라선 [블레이드 러너]이지만 개봉 당시 대실패작으로 낙인찍혔다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테고, [페이첵]이나 [넥스트] 같은 작품들은 흥행도 실패했지만 완성도마저 형편없는 작품들이 되었지요. 그나마 성공한게 [토탈 리콜]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정도입니다. 따라서 필립 K. 딕 원작의 영화들은 매번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는 하지만 실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 있어서 많은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필립 K. 딕 원작..

영화/ㅋ 2011.03.07

더 브레이브 - 코헨 형제, 정통 서부극의 부활을 알리다

코엔 형제의 신작 [더 브레이브]는 헨리 헤서웨이 감독의 1969년 작 [진정한 용기]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더 브레이브]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진정한 용기]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이 작품은 찰스 포티스가 1년전에 발표한 인기 소설을 영화로 재구성해 비교적 무난한 각색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랜 세월 서부극의 심볼로 군림한 존 웨인은 그의 영원한 영화적 동지였던 (검은 안대의 애꾸눈을 한) 존 포드 감독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루스터 역을 맡으며 마침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되지요. 사실 [진정한 용기]는 정통 웨스턴 무비나 마카로니 웨스턴, 그리고 수정주의 웨스턴과도 동떨어진 매우 묘한 독창성을 지닌 서부극이었습니다. 통상 남초들의 세계로 표현되는 웨스턴 장르임에도 ..

영화/ㄷ 2011.02.25

그대를 사랑합니다 - 영화를 이끄는 배우들의 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에 이어 강풀 원작의 웹툰을 영화화한 네 번째 작품이다. 일반적인 제본만화가 아니라 웹툰이 이렇게 자주 영화화 된 건 드문 케이스라 볼 수 있는데, 언급한 이전 세 작품이 원작의 인기에 비해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건 제작자들로서는 조금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부면이리라. 원인이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웹툰이 주는 재미와 감동을 영화는 그만큼 표현하지 못했다는 게 되겠지만, 사실 [바보]의 경우는 원작의 캐릭터 싱크로와 내러티브의 구조가 거의 90%이상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었음에도 외면받고 말았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해도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원작에서 너무 많이 변색된 [아파트]나 설정 변경 및 삭제가..

영화/ㄱ 2011.02.19

127시간 - 지금 숨쉬고 있음에 감사하라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127시간]은 포스터에서부터 풍겨오는 센스가 남다릅니다. 절벽 사이로 절묘하게 맞닿은 바위 한덩어리와 그 위로 몸을 받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마치 모래시계를 연상케하는 그림이 떠오릅니다. (국내 포스터는 이 심오한 의미를 뭉게 버리는 발편집을 해놨어요 -_-) 그리고 제목은 '127시간'이지요. 대략 '시간'이 중요한 테마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럼 어떤 시간을 말하는 것일까요? 주인공 아론(제임스 프랑코 분)은 산악인입니다. 무엇인가를 바쁘게 챙기는 가운데, 전화벨이 울리지만 전화를 받지는 않습니다. 이윽고 자동응답기로 넘어가자 여동생인 듯 한 여자가 자신의 결혼식을 잊지 말라며 메시지를 남깁니다. 아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등정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깁니..

영화/#~Z 2011.02.18

생텀 -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이 부끄럽다

우선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다음의 포스터를 잘 봐두길 바란다. 동그라미 친 부분들을 유의해서 보았는가?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을 걸고 '3D 해저탐험 어드벤처'임을 주장하는 이 영화의 홍보전략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관객은 [피라냐 2]나 [어비스], [심연의 유령들] 같은 해양물을 유독 많이 연출했던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이 나왔나 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포스터에도 잠수복 차림의 주인공이 떡하니 나와 있으니 관객들이 어떤 기대심리를 갖게 되리라는 건 안봐도 블루레이다. 그런데, 이쯤되면 영화의 홍보전략이고 뭐고를 떠나서 사기급이다. [생텀]은 전혀~ 해저탐험과 관련이 없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규정하자면 '동굴 조난극'이다. 장르적 베이스는 [케이..

영화/ㅅ 2011.02.11

[블루레이] 미션 -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의 걸작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영화 [미션]의 배경은 1750년. 포루투갈과 스페인이 신대륙 발견에 경쟁적으로 열을 올리던 탐욕의 시대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 위치한 남미 라플라타의 오지 앙상센. 여기서 한 선교사가 순교를 당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순교한 사제를 대신해 오보에 하나만을 손에 쥔 채로 과라니 족의 영역을 찾아 올라간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분) 신부는 마침내 마음을 문을 연 원주민들에게 받아들여져 하나가 된다. 한편 원주민을 잡아다가 노예로 팔아 버리는 인간 사냥꾼 멘도자(로버트 드 니로 분)는 매우 냉혹한 사내다. 자신의 아내(혹은 약혼녀?)와 사랑에 빠진 동생을 충동적으로 죽이면서 절망적인 죄책감에 빠진 멘도자는 가브리엘 신부의 도움으로 ..

영화/ㅁ 2011.02.09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 한국적 버디물의 발견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을 탐정으로 묘사한 작품들은 많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 이인화 교수의 '영원한 제국'이 있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속에서 정약용은 이인몽과 함께 '금등지사'를 둘러싼 조정내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역할을 맡았지요. [정조암살미스터리-8일]이나 [조선추리활극 정약용] 같은 TV시리즈에서도 정약용은 실용주의 학자이기보다는 범죄수사관에 더 알맞은 인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구습에 얽메인 조선시대에 이만큼 실용적이고 개혁적 성향을 드러낸 인물이 전무했다는 방증이겠지요. 최근 흥행가두를 달리고 있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역시 정약용을 전면에 내세운 조선시대 미스테리 활극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포스터의 그 촌스런 폰트하며 어정쩡한 김명민의 분장이 영화를 보..

영화/ㅈ 2011.02.07

걸리버 여행기 - 잭 블랙이 이미지를 소비하는 법

조나단 스위프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걸리버 여행기]는 지금까지 20여편이 넘는 TV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닳고 닳은 이야기입니다. 소인국 릴리풋에 도착한 걸리버가 뜻하지 않게 거인행세를 하며 왕국의 일에 관여하게 되는 모험담을 그린 이 소설은 아동용으로 각색된 버전이 더 많이 알려진 탓에 원작이 지녔던 인간 혐오적인 날카로운 풍자성은 대중에게 크게 부각되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제작된 [걸리버 여행기]가 개봉된다고 했을 때 기존 작품들의 틀을 깨고 조금은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없지 않았습니다. 고전의 현대적 컨버전이 성공을 거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원작의 무게감을 생각해본다면 지금쯤은 이례적인 수작이 나와준다해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 ..

영화/ㄱ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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