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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9

10편의 영화와 함께 떠나는 그 곳, 제주도

벌써 6월이다. 날은 후덥지근하고, 이번 휴가는 어디로 갈것인지 슬슬 고민할 시기가 되었다. 올 여름은 한국의 최남단, 제주도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제주도의 풍경을 담은 10편의 영화들을 살펴보면서 나도 영화속 주인공처럼 그 장소를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1.연풍연가 김형옥 원작의 장편 소설을 기초로 제작된 영화로서 톱스타 장동건과 고소영의 만남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으나 정작 흥행에 있어서는 그리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제주도에 여행차 들른 한 남자와 그곳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여자와의 사랑을 그린 멜로물로서 배경이 배경인지라 한국영화중에서도 제주도의 풍경을 가장 많이 담아낸 종합선물세트다. 마라도에서 주로 촬영되었으며 산굼부리, 도깨비 도로, 신양 해수욕장, 아부오름, 종..

홈 - 더워지는 지구에 관한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

소 한 마리로 조그만 밭을 일구면서 살아가는 한 농부가 있다. 식구는 많고 가난하지만 하루 종일 땀흘려 일하며 재배한 곡식과 채소로 그들은 굶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실제로 농부네 가족은 자신들의 삶이 그다지 불만스럽지도 않다. 그러다가 어느날 농부는 밭을 갈던 중 땅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놀랍게도 그것은 출처를 알 수 없는 황금 덩어리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열 개는 족히 넘는 듯 하다. 이제 농부의 가족은 부자가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땀흘려 일할 필요가 없다. 소가 필요없어지자 그들은 항상 먹고 싶었던 고기를 먹기 위해 자신들의 소를 잡는다. 황금을 팔아 대궐같은 집을 짓고 최고급 승용차에 집에는 각종 가전제품과 오디오를 갖춘다. 이것저것 사고나니 황금이 거의 떨어졌지만 근처의..

영화/ㅎ 2009.06.08

이장호의 외인구단 - 1980년대 대중문화의 단편을 살펴보다

지난 6월 2일. 과천 현대 미술관에서 한국만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막을 열었다. 한때 청소년 유해매체로 규정지어져 해마다 5월 5일이면 만화책 화형식을 집행하는 등 온갖 수모와 굴욕을 겪었던 한국만화의 역사가 벌써 1세기나 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1980년대는 그 중에서도 만화시장의 황금기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가정용 게임기가 발달했던 시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극장가의 문턱이 낮았던 것도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길 오락거리는 한정되어 있었고 따라서 동네 만화방에는 늘 시간을 떼우러 온 학생부터 동네 백수들이 넘쳐 흘러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풍겼다. 그런 1980년대 만화계의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아구, 권투 등 일부 스포츠를 주종목으로 다룬 장르물이 붐..

영화/ㅇ 2009.06.04

괴작열전(怪作列傳) : 왕의 이름으로 - 반지의 제왕에 도전한 우웨 볼의 블록버스터?

괴작열전(怪作列傳) No.81 사상 최초로 게임을 스크린으로 옮긴 [슈퍼 마리오]의 대실패 이후로도 헐리우드를 비롯한 각국의 영화계는 끊임없이 게임의 실사화를 시도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우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래도 그 중에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처럼 독자적인 영화노선을 잘 키워간 케이스도 있었고, [사일런트 힐] 같이 원작의 분위기를 훌륭하게 담아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툼 레이더]는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캐릭터 싱크로율을 아주 잘 살린 작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지요. 이제 게임의 영화화를 논하자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얘기거리가 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우웨 볼 감독입니다. 일각에서는 장르영화계의 제왕, 아니 재앙이라고까지 불리는 이 분은 언제부터인가 평단과 관객들, 특히 게..

마이클 클레이튼 - 스릴보단 여운을 택한 지적인 스릴러

일반적인 음모론을 다룬 스릴러물이라면 빠른 편집과 박진감 넘치는 음악, 약간의 액션이 가미된 스타일의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모름지기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장막 뒤의(그것이 정치적인 논점이든 혹은 기업간의 비리가 되었든) 비리와 암투를 다루기 때문에 대부분 이런 경우 주인공은 홀로 거대 조직 혹은 음모의 실체와 맞서게 되며 이로인해 발생되는 서스펜스는 영화를 끌고가는 주된 원동력이 된다. 2008년 아카데미 작품상에 도전했던 [마이클 클레이튼] 역시 음모론적 스릴러물의 여러 요소들을 포함한 작품처럼 보인다. 자신들의 실책을 은폐하려는 거대 기업과 피해자인 서민들, 조직의 이익과 진실 사이에 서서 방황하는 로펌의 해결사, 그리고 드러나는 비밀들. 마치 존 그리셤 소설의 시놉시스를 읽어보듯 안봐도 뻔한 스..

영화/ㅁ 2009.05.27

영화 속 그 곳, 뉴질랜드로 가자

인구 360만명이 살고 있는 키위의 나라 뉴질랜드가 영화 촬영지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면서 관광사업의 붐을 이룬지도 꽤 됐다. 뉴질랜드 출신인 피터 잭슨이 모국의 절경을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담아내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뉴질랜드는 말 그대로 경이로운 자연 경관이 압권인 나라다. 본 포스트에서는 어떤 영화들이 뉴질랜드에 로케이션 촬영을 했는지, 실제 촬영 장소와 풍경을 소개함으로 일종의 영화 촬영지 투어 가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표를 만들어보도록 하자. 피아노: The Piano (1993) 사실상 영화산업에 별로 관심이 없던 뉴질랜드 당국의 생각을 가장 먼저 변화시킨 작품이 바로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다. 19세기말 유럽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오클랜드 주변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 이젠 아놀드 슈왈제네거 없이도 가능하다

*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 영화의 내용이 언급되어 있으므로 참고 바랍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알았을까? 무명시절, 로마의 한 싸구려 호텔에서 악덕 제작자 몰래 [피라냐 2]의 야간편집을 강행하다 독감에 걸려 시름시름 앓던중 꾸게된 악몽의 내용이 장장 3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영화로 발전하게 될 줄을. 영화 [터미네이터]는 2,3편 그리고 [사라 코너 연대기](리뷰 바로가기)라는 TV 시리즈 물 등 발전을 거듭하며 헐리우드의 유력한 프랜차이즈 시리즈물로 우뚝서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임스 카메론이 관여한건 2편까지였지만 판권을 거머쥔 제작자들의 눈에 [터미네이터]는 여전히 '돈 되는' 시리즈물이었으며 이로인해 예상을 깨고 나이 50을 훌쩍넘긴 아놀드 주지사를 캐스..

영화/ㅌ 2009.05.21

고전열전(古典列傳) : 흥부와 놀부 - 재평가되어야 할 한국 최초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고전열전(古典列傳) No.9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좋든지 나쁘든지간에 말이지요. 지난번 소개해드린 [홍길동]의 경우 한국 최초의 컬러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서 현재까지도 대단히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때론 사람들의 기억속에 사라져 소외 당하는 '최초'의 작품도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1967년은 한국의 영상 미디어분야에 있어 대단히 의미있는 시기였다도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말한 [홍길동]과 더불어 속편인 [호피와 차돌바위]가 개봉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애니메이션사의 또다른 이정표를 세운 [흥부와 놀부]가 개봉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흥부와 놀부]의 경우는 왜 더 특별한가 하면 ..

싸이보그 그녀 - 엽기적인 그녀의 잔재는 여전하다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는 분명 대성공이었다. PC통신소설을 훌륭히 영상으로 옮겨낸 이 작품은 전지현, 차태현 두 스타의 이미지를 200% 활용해 원작의 캐릭터를 재가공하는데 성공했으며, 이후 한국영화계의 로맨틱 코믹물에 한 방향을 제시했다. 심지어 헐리우드와 일본에서도 [엽기적인 그녀]의 상품성을 인정해 리메이크를 시도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은 큰 부작용을 낳았다. 우선 주연배우인 전지현부터도 엽기녀의 이미지를 벗을 수 없었으며, 더 심각한 문제는 그 이후로 곽재용 감독의 작품속에 항상 [엽기적인 그녀]의 잔재가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아예 제껴두고라도, [클래식]에서조차 [엽기적인 그녀]에 언급된 '소나기'의 교묘한 리버전이 자리잡고 있음을 ..

영화/ㅅ 2009.05.15

괴작열전(怪作列傳) : 터키 스타트렉 - 충격과 전율의 무판권 스핀오프

괴작열전(怪作列傳) No.80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개봉을 맞이하여 스타트렉 특집 컬럼과 동시에 이번에는 [스타트렉]과 관련된 특집 괴작열전이 되겠습니다. 이미 괴작열전 시간에는 몇몇 터키산 괴작들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요, 특히 1970년대에는 마블 코믹스를 비롯한 그밖의 슈퍼히어로 원작만화들 -슈퍼맨, 팬텀, 캡틴 아메리카 등등-을 영화화하는 일이 터키 영화계에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아이디어도 쉽게 해결하면서 돈도 꽤 짭잘하게 버는 작업이었든요. 이 당시 이러한 현상을 유심히 지켜본 한 제작자는 그야말로 기똥찬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무슨 아이디어였냐구요? 후후 성질도 급하시긴. 일단 배경 설명을 좀 하구요. 1963년 Hulki Saner 감독의 작품 [Helal olsun Ali a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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