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과천 현대 미술관에서 한국만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막을 열었다. 한때 청소년 유해매체로 규정지어져 해마다 5월 5일이면 만화책 화형식을 집행하는 등 온갖 수모와 굴욕을 겪었던 한국만화의 역사가 벌써 1세기나 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1980년대는 그 중에서도 만화시장의 황금기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가정용 게임기가 발달했던 시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극장가의 문턱이 낮았던 것도 아니다. 젊은이들이 즐길 오락거리는 한정되어 있었고 따라서 동네 만화방에는 늘 시간을 떼우러 온 학생부터 동네 백수들이 넘쳐 흘러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풍겼다. 그런 1980년대 만화계의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아구, 권투 등 일부 스포츠를 주종목으로 다룬 장르물이 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