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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슬럼독 밀리어네어 - 대니 보일의 로맨틱 판타지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의 최대 수혜자는 놀랍게도 [슬럼독 밀리어네어]라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2008년 최대 화제작이었던 [다크 나이트]를 가볍게 누르고 기술부문인 편집상과 음향상, 그리고 촬영상을 가져가더니만 [타이타닉], [마지막 황제]에 이어 연기상 부문을 제외한 주요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8개부문 수상의 영예을 안았다. (말이 8개부문이지 오스카를 8개나 가져갔다는건 보통일이 아니다.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가 가져간 오스카 트로피의 숫자는 고작 3개 뿐이다) 아직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접하지 못한 한국 영화팬들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하는 의문이 내내 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유명 배우라고는 전무하고 인도라는 다소 낯선 공간적 배경에, [비치..

영화/ㅅ 2009.03.20

괴작열전(怪作列傳) : 불꽃슛 통키 - 실사로 재탄생한 피구왕의 모습은?

괴작열전(怪作列傳) No.76 1990년대 초반을 장식한 인기 스포츠를 꼽으라면 역시 농구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초 인기만화 [슬램덩크]와 TV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영향, 그리고 인기팀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인해 바스켓볼 신드롬이 한국 전역을 휩쓸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저도 그때부터 농구를 시작해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하라면 단연 농구를 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농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것에 반해 전국 각지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피구 열풍이 불어닥쳤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요. 그 원인은 다름아닌 [피구왕 통키(원제: 불꽃 투구아 닷지 단페이 炎の闘球児 ドッジ弾平 )]라는 한편의 애니메이션 때문이었는데요, 사실 한국에서는 이미 1992년에 '매직 슈..

버즈 오브 프레이 - 고담시를 수호하는 여성 트리오의 이야기

1988년. 고담시의 다크 나이트, 배트맨은 자신의 둘도없는 동료를 잃고 만다. 앨런 무어의 [킬링 조크]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그래픽 노블로서, 고든 총장의 딸이자, 배트걸로 활약중이던 바바라 고든이 조커가 쏜 총탄에 하반신 불구가 되는 끔찍한 사고에 대해 언급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바바라 고든은 신체적 한계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휠체어 신세가 되었지만 곧 '버즈 오브 프레이(Birds of prey)'라는 팀을 구성해 고담시의 크라임 파이터 '오라클'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다. 버즈 오브 프레이는 오라클의 진두지휘하에 헌트리스와 블랙 카나리가 주축이 되어 구성된 여성팀으로 후에 더 많은 사이드킥이 가담하게 되어 고담시의 범죄자들과 맞선다. '배트맨'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출발한 '버즈 오브 프..

괴작열전(怪作列傳) : 성성왕 - 홍콩판 킹콩은 어떤 영화인가?

괴작열전(怪作列傳) No.75 이미 괴작열전 시간에 두 차례에 걸쳐 '킹콩'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소개해 드린 것 기억나시나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괴수들 중에 킹콩만큼이나 다양하게, 다국적으로 패러디 된 캐릭터도 드물겁니다. 저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주었던 [퀸콩]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킹콩의 대역습]이란 작품을 만들었을 정도니 참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괴수랄까요. 한 두편으로 끝내도 좋겠지만 이번 시간에는 홍콩에서 만든 킹콩 영화 한편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한 것처럼 존 길러민의 리메이크작 [킹콩(1976)]이 개봉되던 해에는 무려 3편의 킹콩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그 중 [킹콩의 대역습]은 별 문제없이(라기 보단 아무도 개봉여부에 신경을 안썼다는거...) 개봉되었지만 ..

프로스트 vs 닉슨 - 치열한 심리대결을 담은 세기의 명승부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재직중 불명예 사임으로 퇴진한 리처드 닉슨.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에서는 최악의 미국 의료보험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시발점으로 닉슨을 지목했고, 얼마전 개봉한 블록버스터 [왓치맨]은 닉슨이 3선에 성공한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가상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다루기까지 한다. 이제는 잊혀질 법한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간에 오르내리는 그를 보노라면 역시 사람은 살아 생전 무엇을 했는가로 평가받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물론 미국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이곳 한국의 관객들에게 닉슨이란 이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런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프로스트 vs 닉슨] 같은 영화는 국내 극장가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겠지만. 그러나 론 하워드 감독의 이름 하나만을 두고..

영화/ㅍ 2009.03.09

블레임: 인류멸망 2011 - 재난 블록버스터로 포장된 메디컬 드라마?

인류는 늘 미지의 병원체와 싸워왔다. 중세 유럽인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흑사병이나 1차 세계대전 당시 조류 독감의 일종인 스페인 독감, 1990년대 화두가 되었던 에볼라 바이러스, 그리고 최근에는 사스라는 질병 등은 치료법이 개발되기까지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심지어 작년에는 실체가 분명치 않은 '광우병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시끄럽지 않았는가. 이처럼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대비책이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가깝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병원균에게 조차 맞서지 못하는 인류는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블레임: 인류멸망 2011](이하 블레임)은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에 붕괴되어가는 일본의 모습을 가상으로 구성한 재난영화로서 [일본침몰]과 더불..

영화/ㅂ 2009.03.05

괴작열전(怪作列傳) : 슈퍼 인프라맨 (중국초인) - 중국 최초의 슈퍼히어로가 탄생하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74 여러분들 혹시 중국에도 슈퍼히어로가 있다는거 아십니까? 이 질문을 받고보니, '글쎄? 영화를 그렇게 많이 만드는데도 중국의 히어로물은 본적이 없네?'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실제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인들은 이상하게도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를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아마도 그네들이 가진 무협영화라는 독특한 장르의 정착으로 인해 초인적인 힘보다는 수련을 통해 얻게 된 육체적 강인함에 더 비중을 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슈퍼히어로가 전무했던건 아닙니다. 일례로 이연걸이 주연을 맡은 1996년작 [흑협]은 초인적인 힘을 가진 검은 마스크의 히어로를 다룬 홍콩판 슈퍼히어로물이었죠. 이 작품은 후에 2편까지 만들어졌지만 글쎄요.. 이 [흑협..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진실의 위대한 힘은 패하지 않는다

1993년. 나이 80을 눈앞에 둔 한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상 초유의 이례적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녀가 피고측에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일본 정부측과 총리 대신의 진솔한 '사죄' 뿐이었다. 그로부터 10년간의 힘겨운 투쟁이 시작된다. 한때 일본 종군위안부 문제가 연일 메스컴에 보도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인가 이 문제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한일간의 미래를 위해 과거사는 더 이상 들추지 말자는 정치적 논리가 우선시되는 기막힌 상황이 도래했다. 내가 당사자여도 홧병까지 얻어 들어누울 판이다. 과연 꽃다운 청춘을 인간들의 더러운 욕망에 짓밟힌 수많은 피해자들의 상처는 누가 치유해 줄 것인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

영화/ㄴ 2009.03.02

영화 리뷰를 위한 자료들,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자랑은 아닙니다만 간혹 방문자 중에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도대체 리뷰를 위한 자료들을 어디서 모으세요?' 사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는 넷상으로도 충분한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만 사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지요. 오히려 인터넷에는 모든 사람들이 정보의 출처가 될 수 있는 만큼 부정확하거나 루머, 틀린 정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따라서 그 정보들을 잘 구분해 최대한 검증된 내용을 추려내는게 리뷰어들의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도 IMDB같은 곳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그밖의 여러 웹사이트를 통해서 정보를 긁어모아 분석을 합니다만 그래도 저도 모르게 간혹 틀린 정보를 올릴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영화 정보들은 바로바로 올라오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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