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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901

워낭소리 - 삶의 굴레를 함께 짊어진다는 것의 의미

언제부터였을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그리 접근하기 어렵지 않은 장르가 된 것은. 즐겨보는 다큐멘터리라고 해봤자 고작 '동물의 왕국' 정도나 떠올렸던 시절은 이젠 먼 과거의 일일뿐, 미국의 마이클 무어 감독이 다큐멘터리를 상업장르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EBS에서 매년 개최하는 EIDF나 [살아있는 지구]같은 글로벌 프로젝트의 대작급 작품이 제작되는 등 이제 다큐멘터리는 당당한 영화의 메인 장르의 하나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젠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정도로 소재고갈에 시달리며 뻔한 도식적 내용의 반복이 계속되는, 그러면서 표현 수위에 있어서는 그 정도를 훌쩍 넘어선 일반 상업영화에 염증이 난 관객들에게 있어 잘 만든 다큐멘터리는 그러한 짜..

영화/ㅇ 2009.01.30

영화 [작전] 시사회 무대인사 현장 스케치

2009년 1월 28일. 짧은 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주식시장은 KOSPI지수가 무려 64포인트나 급등하며 오랜만에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아니, 아니다. 이 말 할려고 했던게 아니다. 한국 영화로서는 드물게 주식 세계의 뒷모습을 그린 [작전] 시사회가 프레스블로그 주최로 오늘 종로 시너스 단성사에서 열렸다. 사실 올해 주목할만한 영화 리스트에 올린 작품은 아니었느나 그 뭣이냐.. 나름 기대주인 김민정이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소재 자체가 흥미로운 탓에 결국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스러운건 배정받은 좌석 위치가 아주 좋았다는 것과 (아마도 프리미어 블로거를 위한 프레스블로그 측의 배려?)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 그런데 8시에 시작하기로 되어있던 시사회가 거의..

작전명 발키리 - 알려진 결말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서스펜스의 힘

천재감독 브라이언 싱어와 톱스타 톰 크루즈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작전명 발키리]는 순탄치 않은 제작과정으로 인해 한때 '저주받은 프로젝트'라 불리기까지 했다. 톰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의 신자라는 이유로 독일당국의 촬영허가가 나지 않는가하면, 11명의 엑스트라를 태운 트럭이 촬영도중 사고를 당해 일부 배우들이 중상을 입어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더군다나 수백명의 엑스트라가 베를린 시내를 활보하며 나치시대의 악몽을 재현하는 통에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등 악재의 연속에 더해 애초에 잡혀있던 개봉일자는 자꾸만 연기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제작상의 난관들 보다 더 큰 한가지 핸디캡이 있었으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대부분이 그렇듯 이미 결말이 나와있는 사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

영화/ㅈ 2009.01.24

괴작열전(怪作列傳) : 스파이더맨 (1978) - 섬나라로 진출한 거미인간 이야기 (2부)

괴작열전(怪作列傳) No.70 - 2부 - 사실 스파이더맨을 자국의 히어로로 만들었던 건 일본이 유일한 경우는 아닙니다. 1966년에 터키에선 [Orumcek adam]이라는 짝퉁 스파이더맨을 제작했고, 언젠가 언급했듯 [3 Dev Adam]에서는 스파이더맨이 무려 '악당'으로 등장하며, 또한 이탈리아에서도 [이탈리언 스파이더맨]이란 작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짝퉁이 설쳐대는 마당에 1978년 작 TV시리즈 [스파이더맨 (スパイダ-マン)]은 다른 터키산 및 기타 제 3국의 짝퉁 히어로와는 달리 미국 마블사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측에서 일본영화의 기술적 노하우를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원래 토에이 측에서는 스파이더맨을 조연으로 등장시킬 작품을 제작..

인터프리터 - 건조한 느낌의 고품격 스릴러

- 복수는 슬픔을 끝내는데 있어 소극적인 방법일뿐이다 - * 주의! :본 리뷰에서는 '인터프리터'의 스토리가 일부 소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리뷰를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시드니 폴락의 작품세계 얼마전 타계한 시드니 폴락의 작품 세계를 보면 드라마에서부터 스릴러,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나 그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라는 드라마를 통해 아카데미를 석권하는 저력을 보여준 명감독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야망의 함정 (The Firm)]을 끝으로 하향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랜덤하트]의 참패로 한동한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그는 6년만에 [인터프리터]라는 작품으로 다시 메가폰을 쥐게 되었는데 개봉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

영화/ㅇ 2009.01.20

슈퍼스타 감사용 - 아름다운 패자들의 이야기

벌써 5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2004년 작 [슈퍼스타 감사용]은 저평가 된 한국영화 중 가장 안타까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55억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슈퍼스타 감사용]은 다양한 영화들의 조연으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이범수가 처음으로 대형 영화의 타이틀롤에 도전한 작품으로서 그해 추석시즌 가장 주목받는 영화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시합장면 등 어디하나 손색이 없는 이 작품이 왜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 혹자는 만약 '슈퍼스타 감사용'이 아니라 '슈퍼스타 박철순'을 다뤘더라면 흥행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말은 [슈퍼스타 감사용]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무명선수의 이..

보관함 2009.01.17

버터플라이 - 소녀, 노인을 만나다

영화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보면 죽어가는 국경살쾡이(류승범 분)가 다찌마와 리(임원희 분)에게 이런말을 한다. '좋은 시절이었다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텐데...'. 이에 대해 다찌마와 리는 어떤 대답을 할까? '천만에, 어차피 나이 차이가 있어서 네놈하곤 친구가 될 수 없다'다. '찬물도 위 아래가 있다'는 말이 있듯이 '장유유서(長幼有序)'식 유교관에 사로잡혀 단 한 살차이가 나도 존대와 하대를 까다롭게 따지는 한국의 현실상 나이를 초월한 친구관계를 조명한 영화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손자와 외할머니의 기막힌 일주일간의 동거를 다룬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가 대박을 터뜨린것도 세대를 초월한 두 캐릭터가 보여주는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기 때문이지만 이 ..

영화/ㅂ 2009.01.15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데이빗 핀처의 성공적인 외도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시작과 함께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 마크 트웨인 촉망받는 CF감독에서 [에이리언 3]로 스크린 데뷔를 했던 데이빗 핀처 만큼 스스로의 실력으로 인정받은 경우도 드물다. 검증된 프렌차이즈인 [에이리언 3]를 헐리우드의 공식에 맞추지 않고 컬트영화의 색채를 입혀 내놓는 바람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긴 했지만 불안한 첫출발에 이어 내놓은 [세븐]의 레퍼런스급 완성도는 그를 스릴러물의 천부적인 감독으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뒤이어 [더 게임], [패닉룸], [파이트 클럽], [조디악] 등 다양한 실험적 스릴러물의 다채로운 향연은 바야흐로 데이빗 핀처를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기대치를 높혀주는 감독으로 만들어 놓았다. 데이빗 핀처의 신작 [벤자민 버..

영화/ㅂ 2009.01.14

괴작열전(怪作列傳) : 스파이더맨 (1978) - 섬나라로 진출한 거미인간 이야기 (1부)

괴작열전(怪作列傳) No.69 2007년 5월 4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 [스파이더맨 3]는 전작에 비해 다소 실망스런 작품이었음에도 어마어마한 흥행성적을 거두며 그 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점령한 블록버스터였습니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이보다 3일이나 빠른 5월 1일에 주연배우들까지 직접 찾아와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제작사인 소니 픽쳐스가 일본 회사이긴 하지만 이렇게 일본에 특혜(?)가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더맨'에 대한 일본인들의 유별난 애정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기나 긴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번 [판타스틱 4 (1994)]를 소개하면서 1960년대 스탠 리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엔 그 이후의 일입니다. '판타스틱 ..

비발디 - 흥미를 반감시키는 최악의 편집, 그리고 불친절한 전개

음악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는 꽤나 흥미롭다. 모차르트의 생애를 다룬 걸작 [아마데우스]나 베토벤의 연인을 추적하는 내용의 [불멸의 연인] 같은 작품들은 비단 전율을 느끼게 만드는 당사자들의 음악외에도 드라마틱한 구성에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다. 물론 모차르트나 베토벤 정도의 유명인은 되어야 그나마 영화로 나올 만큼의 여지가 있는 것이겠지만 역사속에 파묻혀 지금까지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음악가들을 생각해 보노라면 가슴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듯 [비발디]라는 영화가 뒤늦게 수입되어 개봉되었다. 오늘날 일반인들에게는 '사계'로 잘 알려진 비발디..

영화/ㅂ 200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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