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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퀼 - 어느 맹도견의 삶과 죽음

아마도 [퀼]을 접한 관객들은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에 처음 뜨는 감독의 이름을 보며 의아하다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른다. 최양일 감독. 귀화하지 않은 재일교포의 신분으로 일본 영화계에서 활동중인 그는 국내 관객들에게 있어 [피와 뼈], [수] 같은 하드보일드한 영화로 더 잘 알려진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런 최양일 감독이 [퀼]이라는, 모름지기 정상적인 '전체관람가' 등급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가. 2004년작인 이 작품의 국내개봉이 6년이나 늦어진건 아쉽지만 그래도 요즘같이 온가족을 동반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드문 환경속에서 [퀼]의 개봉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퀼]은 일본내 개봉당시 꽤나 좋은 흥행스코어를 기록하며 사랑받았던 영화다. 몇몇 극장에서만 한정개봉..

영화/ㅋ 2010.01.09

셜록 홈즈 - 고정관념을 탈피한 19세기 영국의 슈퍼히어로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가장 많이 영화화 된 작품이 무엇이냐고 물어볼때 혹자는 이언 플레밍 원작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아니겠냐고 대답할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틀렸다. 정답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다. 필자가 셜록 홈즈와 관련된 영화를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게 가만있자.. 아마도 베리 레빈슨 감독의 [피라미드의 공포]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그게 벌써 20년전의 일이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셜록 홈즈 관련 작품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식으로 국내 팬들에게 소개되는 건 이번에 개봉한 [셜록 홈즈]가 처음일 것이다. 참 오랜만이다. 1905년 모리스 코스텔로가 [셜록 홈즈의 모험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이란 무성영화에 처음으로 홈즈 역을 맡은 이래 이 불세출의 명탐정은 지..

영화/ㅅ 2010.01.04

[아바타] 암표상들에게 고함 - 영화표는 부동산이 아니다

[아바타]라는 영화가 여러모로 화제다. 모 기자가 [아바타]가 한국에서 망했다는 기사를 쓴 지 얼마되지 않아 국내 외화 관객동원 기록을 갱신할 기세다. 하지만 연말 연시 연인과 혹은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으려 했던 분들은 예상밖의 당혹감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장안의 화제작 [아바타]의 imax, 3D 디지털 상영관 좌석을 좀처럼 잡기 힘들어서다. 웬만큼 시설이 갖춰진 극장은 모조리 매진되어 결국 다른 영화를 선택하거나 눈물을 머금고 2D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필자만 해도 상영관을 찾다찾다 못해 그 거지같기로 소문난 D극장에서 재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ㅡ_ㅡ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뭐 [아바타]가 워낙 인기있는 영화라 사람들이 몰린건 그렇다 쳐도 이상하리만큼 좌석예매율이 높은건..

2009.12.22.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

어제 롯데시네마 애비뉴엘 2관에서 [더 로드] 시사회가 열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자 코맥 맥카시의 기념비적인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라 기대치가 한창 달아오른차에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영화에 대해서는 추후 리뷰를 올리기로 하고... 아무튼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는데, 상영직전 어디선가 많이 본 사람이 얼굴을 반쯤 가린채 들어와 앉는 것이다. 순간 감이 왔다. '박찬욱 감독이다!' 얼굴까지 가리며 조용히 들어온 심정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있나. 하필 노트를 들고 온게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읽으려고 집에서 들고온 영화관련서적을 들고가서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싸인 좀 부탁드립니다 ^^' 예상보다도 더 친절히 웃으며 기꺼이 해주겠다는..

2009년이 지나기 전에 꼭 챙겨보아야 할 작품들

어느덧 2009년의 영화를 결산할 시기가 되었다. 작년만큼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건질 수 있었던 한 해. 올해에는 어떤 작품들이 가장 맘 속에 남게 되었는지 10편의 개봉작들을 손꼽아 보도록 하겠다. 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은 제작년도가 아닌 개봉일을 기점으로 2009년에 상영된 작품을 선정했으며,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므로 착오없길 바란다. 업 - 밥 피터슨, 피트 닥터 천재집단 픽사의 무한도전. 애니메이션이 실사영화의 영역에 발을 딛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증명한 [업]은 초반 10여분의 짧은 프롤로그 속에 웬만한 영화의 2시간을 모두 넣은 듯한 감동을 보여준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78세의 노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바타 - 신세계를 경험할 준비가 되었는가?

제임스 카메론이 무려 12년만에 내놓은 신작 [아바타]는 여러모로 기대작일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흥행작 [타이타닉]으로 작품상을 포함해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으로 [벤허]와 역대 최대수상의 타이기록을 가진 그가 장장 12년이라는 공백을 가질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아무리 기대치를 억누르려 해도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이름이 가진 영화의 브랜드 효과는 일반 감독이 가진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리라. 실제 [아바타]를 보고 나온 이 시점에서 이 작품에 딱 맞는 표현 한가지를 고르자면 이거다. '압도적이다'. 그래, 어떤 면으로 보더라도 [아바타]는 압도적인 작품이다. 우선 첫 화면에서부터 보여지는 영화의 디테일은 도저히 한번의 관람만으로 수용하기에 벅찰만큼 방대하다. 카메론이라는 작자가 절대..

영화/ㅇ 2009.12.17

아바타 특집 비하인드 스토리 (2부)

1부를 못 읽으신 분은 여기로... 2006년이 시작되자마자 카메론은 [아바타]의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누구보다도 영화의 사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는 단편영화 [Step Into the Third Dimension]에서 각본가로 참여한 바 있는 언어학자 폴 프로머와 함께 판도라 행성의 토착민 나비(Na'vi)족의 언어와 문화를 구상했다. CG 캐릭터를 '메인으로' 등장시키겠다는 애초의 계획대로 [아바타]는 CG로 대체한 캐릭터가 실제 배우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예정이었는데, 이를 위해 카메론은 이 분야 최고의 성과를 보여준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팀 웨타 디지털(Weta Digital)과 계약을 맺는다. 이에 더해 카메론과 [터미네이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스탠 윈스턴이 전체적인 영..

영화/ㅇ 2009.12.16

아바타 특집 비하인드 스토리 (1부)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에 대한 원안을 떠올렸던 건 15년전인 1994년으로 돌아간다. [트루 라이즈]의 제작을 마친 그는 당시 114 페이지에 달하는 [아바타]의 초기 스크립트를 집필했는데, 자신이 어린시절에 읽었던 단편 SF소설 모두에게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가 염두해 둔 것은 (우리에게는 '타잔'의 작가로 알려진) 에드거 R. 버로스의 '화성의 존 카터'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처녀작 '화성의 존 카터'. 흥미롭게도 이 소설은 디즈니 사에서도 2012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중이며 이례적으로 개봉전에 시리즈화를 선언한 작품이기도 하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목버스터 전문회사인 어사일럼에서 [아바타]의 개봉에 맞춰 '화성의 존 카터' 시리..

영화/ㅇ 2009.12.15

[아바타 특집] 제임스 카메론, B급에서 영화계의 제왕까지

필자의 고정꼭지인 '괴작열전'을 애독하는 독자라면 영화라는 것이 반드시 거대자본을 투입하거나 유명배우를 쓴다고 해서 걸작이 탄생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오히려 진정한 장인정신이 발휘되는 영화는 충분한 여건이 갖춰진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보다는 모자란 듯 적당히 감독의 재능에 철저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B급 영화에서 종종 탄생하곤 한다. 이제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과연 어떤 범주-예술지향적이냐, 흥행지향적이냐 하는-에 넣어야 할지 애매모호하게 생각할 수 밖에 이유는 어쩌면 그의 출신성분에서 출발하는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제임스 카메론을 떠올리는데 있어서 [타이타닉]이나 [터미네이터 2] 등의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영화/ㅇ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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