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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7

괴작열전(怪作列傳) : 원숭이 군단 - 혹성탈출의 일본식 재해석

괴작열전(怪作列傳) No.94 지난번 '시네마 그레피티'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1968년 작 [혹성탈출]은 그 당시 이 영화를 직접 접한 분들이라면 그 충격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기억하실겁니다. 원작과는 조금 다른 설정과 결말로 인해 더욱 화제가 되었던 [혹성탈출]은 이후 총 5부작의 극장판으로 이어졌으며 TV시리즈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의 전개로 사골게리온이 울고 갈 만큼 아주 지겨울 정도로 울궈먹게 되지요. 이러한 [혹성탈출] 신드롬은 미국내의 현상만은 아니었습니다. 한국은 물론이고(한국에서는 박동파 화백이 그린 '혹성탈출'이란 만화가 클로버문고에서 출간된 적도 있습니다만 제목만 혹성탈출일뿐 내용은 '플래쉬 고든'이었습죠.) 옆나라 일본에서도 [혹성탈출]은 꽤나 큰 관심을 모았었는데, 특히..

고전열전(古典列傳) : 고지라 - 슬픔을 간직한 괴수영화의 걸작

고전열전(古典列傳) No.15 제 기억력이 썩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만 가난했던 어린시절, 흑백TV로 AFKN에서 아주 감동적인 영화 한편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건 몰라도 도심을 들쑤시던 괴수 한 마리가 물속에서 옥시즌 디스트로이어의 위력앞에 서서히 녹아내리는 장면만큼은 또렷히 기억하고 있지요. 희한하게도 그 괴수는 나쁜놈임이 분명한데, 죽음의 순간에서 연민을 느꼈던 건 왜일까요. 그 작품의 이름은 [고지라]였고, 이 영화가 (당시에는 금기시 되었던) 일본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꽤나 세월이 흐른 뒤였습니다. 물론 그때 제가 접한 [고지라]는 일본에서 개봉한 오리지널 버전이 아니라 레이몬드 버의 나레이션이 첨부된 북미 버전이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실은 [고지라]가 일본의 원폭 트라우..

2010년 1월의 마지막 주말은 동서양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아바타의 1000만 관객 돌파의 위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다른 경쟁작이 눈에 띄지 않는 1월의 마지막 주말. 특별히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면 이번 주에는 동서양 애니메이션의 묘미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택해 보도록 하자. 극장가 추천작 공주와 개구리 -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카우 삼총사]의 실패 이후 정통 셀 애니메이션에서 완전히 손을 땠던 디즈니 사가 오랜만에 본업으로 복귀한 작품. [인어공주],[미녀와 야수],[라이언 킹] 등 북미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호령했던 디즈니의 관록이 묻어나오는 작품으로서 북미 개봉당시 폭발적인 흥행력과 동시에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고전동화 '공주와 개구리'를 원작으로 삼은 이 작품은 무대를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알려진 흑인들의 도시 뉴올리언즈로 옮겨 ..

2010년 1월 독립영화 상영회 <월례비행> 상영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10년 독립영화 사무국 인디포럼(indieforum) 사업의 일환으로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독립영화 상영회 이란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독립영화 상영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렸으나 인디스페이스의 폐관으로 올해부터는 장소를 시네코드 선재로 옮겨 상영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째 [워낭소리]의 성공이후 독립영화계는 더욱 찬바람이 부는 묘한 형국이로군요. 은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저녁)을 상영일로, 이번 1월에는 26일 화요일 늦은 8시에 열립니다. 1월의 프로그램은 '끝나지 않은 의문, 반복되는 역사'를 주제로 경순 감독님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상영할 예정입니다. 관객들과의 GV 시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첨부된 자료를 참조하세요.

[DVD]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 - 빙하시대 세 번째 낭만담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여러분이 가장 먼저 본 CG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어떤 작품이 되었건 간에 픽사의 [토이 스토리]에서 받았던 충격을 쉽게 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셀 애니메이션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도 불구하고 천재집단 픽사가 등장하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더 이상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의 강자는 디즈니가 아니었다. 픽사에 이어 엄청난 물량공세로 도전장을 내민 드림웍스(PDI 스튜디오)는 [슈렉] 시리즈를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양강체계를 확립했다. 이런 와중에 20세기 폭스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손잡고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았을 때 그 누구도 이 작품의 성공을 예상치 못한 것은 당..

괴작열전(怪作列傳) : 슈퍼소닉맨 - 스페인산 슈퍼히어로의 비애

괴작열전(怪作列傳) No.93 흔히들 유럽 영화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영화를 떠올리게 됩니다만 스페인 영화 역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1896년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프랑스인인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영화를 공개한 이듬해 스페인 사람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실사영화(實寫映畵)가 제작되어 영화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영화는 철저한 가톨릭 국가라는 신앙적 규범에 더해 프랑코 정권 하에 이루어진 표현의 제한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 영화들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려진 것도 사실입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크게 부각되지 못한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오늘날에 있어서도 국내 팬들에게 스페인 영화는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만약 스페인..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 추억이란 이름으로 즐기기엔 부족하다

[아스트로 보이]의 셀링포인트는 '추억'이다. 1960년대에 방영된 오리지널 외에도 1982년의 리메이크작, 2003년판 두 번째 리메이크작이 제작되는 등 시대를 뛰어넘어 20년의 간격으로 방영되었으니, 거의 모든 세대의 어린이들이 한번쯤 섭렵했을 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극장용 컨버전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은 풀CG 애니메이션으로 무장한 [아스트로 보이]는 분명 아톰에 대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에게 있어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추억만으로 즐기기엔 내가 너무 늙어 버린 것일까. [아스트로 보이]의 기본적인 컨셉이 과거 [우주소년 아톰](원제:철완아톰)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성사된 아톰과의 재회는 그리 감동적이지가 않다. 셀 애니메이션이 주..

2010년 1월 셋째 주말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와 함께

추위가 절정에 달한 1월의 중순. 이번 주말에는 어디서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뒹굴거리는 것도 좋겠지만 기왕이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로맨틱 코미디를 보러 극장을 가는건 어떨까? 물론 혼자 극장가기에는 우울한 솔로들이라면 안방극장을 이용하는 수 밖에. 극장가 추천작 페어러브 - 신연식 약간 뜬금없는 커플처럼 여겨진다. 아버지와 딸 정도의 나이차가 있는 안성기와 이하나 커플이라니. 나이 오십이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남자가 죽은 친구의 딸을 돌보게 되면서 연인과 보호자 사이의 애매모호한 로맨스를 엮어 간다는 얘기. 영화전공자가 아님에도 [좋은 배우]로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신연식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 이광재 영화를 고르는데 비교적 ..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2부)

1부를 읽지않은 분은 여기로.... '철완아톰'의 성과는 한창 상승기에 있던 데즈카에게 '추진용 로켓'을 달아준 것과 다름없었다. 이로써 일 중독자처럼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인 데즈카는 평소 꿈꿔왔던 목표를 실현할 기회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데즈카 프로덕션'을 설립해 일본에서도 디즈니 못지 않은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제본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제작방식과 단가, 그리고 규모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났기 때문에 '철완아톰'의 성공 이후에도 이 계획을 당장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우선 수입의 대부분을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시작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1956년에 설립된 신생영화사 도에이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강한 관심을 보이기 ..

아스트로 보이 특집 : 불타는 철완아톰 연대기 (1부)

K-League에 소속된 현 포항 스틸러스는 1984년 포항제철 돌핀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축구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적부진에 시달리던 포항제철팀은 그 이듬해인 1985년 충격적인 처방을 단행한다. 팀이름을 '포항제철 아톰즈'라고 개명하며 팀의 마스코트도 아톰으로 변경해버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공기업인 포항측에서 자사 축구팀의 마스코트로 일본의 국보급 캐릭터를 선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저작권 개념따윈 둘째치더라도 꼭 아톰이어야 했을까하는 의문과 더불어 겉으로는 일본문화를 배척하면서 어느덧 스며든 일본 만화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였는지를 가늠케하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포항제철 아톰즈는 1997년이 되어서야 저작권 문제로 인해 팀명과 마스코트를 다시 바꾸기에 이른다. 이렇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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