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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09년의 영화를 결산할 시기가 되었다. 작년만큼의 화려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건질 수 있었던 한 해. 올해에는 어떤 작품들이 가장 맘 속에 남게 되었는지 10편의 개봉작들을 손꼽아 보도록 하겠다. 리스트에 오른 작품들은 제작년도가 아닌 개봉일을 기점으로 2009년에 상영된 작품을 선정했으며,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리스트를 작성한 것이므로 착오없길 바란다.


 


천재집단 픽사의 무한도전. 애니메이션이 실사영화의 영역에 발을 딛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증명한 [업]은 초반 10여분의 짧은 프롤로그 속에 웬만한 영화의 2시간을 모두 넣은 듯한 감동을 보여준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78세의 노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성으로 승부를 걸었다. 결과는 대만족. 이제 픽사의 차기작이 [토이 스토리 3]라는 사실은 내년에 개봉할 CG 애니메이션들에게 있어서 악몽같은 소식일 듯.


 


작년만큼 치열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속편 블록버스터의 대결이라는 측면에서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 3파전을 이룬 나름대로의 빅매치였던 올 여름 시즌에서 가장 탁월한 작품이었다. 특히 [스타트렉]의 팬이 아니었음에도 기존 팬들의 향수와 새로운 관객들의 만족도를 모두 충족시킨 J.J. 애이브람스의 솜씨는 확실히 보통은 넘는다. 프리퀄이자 씨퀄인 오묘한 관계를 흥미진진한 플롯으로 엮어놓아 향후 새롭게 펼쳐질 [스타트렉]의 앞길에 청신호를 밝혔다.


 


야구치 시노부는 여전히 건재했다. 늘 탄산수처럼 톡쏘는 상큼한 코믹물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던 시노부 감독은 이번에도 전 연령층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착한영화를 들고 나와 모든 관객을 해피하게 만든다. 한창 주가를 높히고 있는 아야세 하루카를 비롯, 대부분의 출연진들이 대동소이한 비중을 가지고 극을 이끌어 나간다는 점도 칭찬할 만하고, 무엇보다 포복절도할 재치만점의 에피소드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하는 나름대로의 서스펜스를 잘 조합한 감독의 역량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거품경제의 영향력이 사라진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구세주로 손꼽히는 호소다 마모루의 감성 판타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님을 증명했다. 소녀적인 감수성을 바탕으로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구사할 줄 아는 감독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실사영화가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를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 한해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독립영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극찬받은 작품이었지만 [해운대]를 비롯한 블록버스터 시즌에 최악의 개봉 타이밍을 잡는 바람에 관객으로부터 소외되었다. 집나간 아빠를 찾아나선 엄마 때문에 친척집을 전전하는 어린 두 자매의 일화를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로서 비전문 연기자인 두 아역배우의 실제같은 연기가 압권이며, 기존 상업영화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함이 이 영화의 놀라운 매력이자 장점이다.


 


미스테리물을 그럴 듯 하게 만드는 것이 헐리우드만은 아님을 증명한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드라마 [갈릴레오]의 인기를 바탕으로, 동일한 스탭과 캐스팅을 가져다가 극장판으로 확장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그러나 그런 영화 외적인 요소외에도 원작의 탄탄한 플롯을 [갈릴레오]의 특성에 맞게 각색하면서도 오히려 원작 이상의 감동과 여운을 이끌어낸 솜씨가 남다른 영화다. 특히 주인공 갈릴레오 역의 후쿠야마 마사하루을 압도하는 츠츠미 신이치의 명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기획력과 연기, 연출, 각본, 음악 등 거의 전부문에서 만점을 주고 싶은 올해 최고의 걸작 중 한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독립영화의 존재를 나라 전체에 알린 한국영화계 최대 이변의 주인공. 비주류 장르인 다큐멘터리인데다 비상업영화로 몇 개 되지 않는 개봉관에서 조용히 시작했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확대개봉해 200만 관객돌파라는, 아마도 이땅에서 두 번다시 일어나지 않을 기적을 이뤄낸 영화다. 한 노인과 소의 세월을 뛰어넘는 교감을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로 녹여낸 작품으로서 오히려 상업적 성과 이면에 감춰진 제작진들이 노력이 희석되어 버린 아쉬움을 남긴다.


 


브라이언 싱어의 본 바닥은 역시 스릴러다. [슈퍼맨 리턴즈]로 게운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던 그가 톰 크루즈라는 탑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으로 순탄치않은 제작과정의 여러 잡음때문에 많은 우려를 낳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 놓았다. 히틀러 암살의 실패라는, 역사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결말이 뻔한 줄거리를 가지고도 오로지 서스펜스의 힘만으로 2시간동안 관객들의 시선을 꽁꽁 묶어둘 수 있었던 건 역시나 드라마적 연출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싱어의 덕택이다. 남성적인 서스펜스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흥미진진한 영화로 비주얼적인 요소나 감정의 과잉없이도 2시간을 버틸 수 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에반게리온: 파]야말로 올해 애니메이션계의 [다크 나이트]다. 비단 속편이라는 동일한 포맷이 아니더라도 기성 작품들의 보편적인 구성을 뒤흔드는 것마저도 비슷하다. 다만 매니아성이 짙은데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모호한 철학적 관념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드러나긴 해도 잘만든 작품이라는데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2년여의 시간을, 그것도 국내 개봉이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다려야 한다니... 작품의 분위기보다도 그러한 현실이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제임스 카메론인데. [타이타닉] 이후 무려 12년만에 들고 나타난 이 신작은 기존 영화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거대한 영화다. 과연 스케일이 다르다는 건 이럴때 하는 말일까. CG의 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니들이 생각하는 그런 CG가 아님'을 작품으로 보여줌으로 잡음을 한방에 없앤 카메론의 저력이 압도적이다. 하긴 [터미네이터 2]가 나왔을 때도 영화기술의 발전은 이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이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중얼거림이 나오는걸 보면 어쩔 수 없이 그는 '영화계의 왕'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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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의자X의 헌신은 의외라고 해야할까요?
    원작을 읽었기에 기대를 많이했는데, 평가가 원작을 너무 압축했다는 평가가 많아서
    살짝 피하는 중인데 여기서 후하게 주셨군요
    이번에 할인판으로 구매를 했으니 한번 봐야겠습니다

    2009.12.21 10:34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작을 너무 압축했다는건 말도 안되는 얘깁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원작의 엑기스를 최대한 뽑아냈으면서도 드라마 [갈릴레오]에 걸맞은 각색을 완벽하게 해낸 작품입니다. 국내에도 이런 시도가 시급합니다.

      2009.12.21 15:05 신고
  2. 임현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몇 개 없네.
    챙겨봐야겠습니다.

    2009.12.21 10:39
  3. Drac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바타를 못봤는데...이상하게 뭔가 자꾸 자잘한 일들이 생겨서 기회가 안생기는군요...음...
    왠지 놓칠거 같은 기분;;

    2009.12.21 10:42
  4. 페이비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용의자X의 헌신은 정말 드라마의 연장선상으로도, 소설의 각색으로도 괜찮은 작품이었죠. 저는 얼레벌레하다가 에반게리온:파는 못보고 넘어가게 생겼어요. 이제 상영하는 곳도 별루 없고. ㅠ.ㅠ;; 다만 서는 페니웨이님 믿고 DVD로 구입했는데, 정말 후회없이 충실하더군요. ^^ 파도 결국 DVD나 블루레이를 기다려야 할 듯..

    2009.12.21 10:57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에바:파 하는곳 있어요. 저도 조만간 두어번은 더 보고싶은데 문제는 연말이라 시간이 안나는군요.

      참,오늘 명단은 전달했습니다. 이제 제 역할은 끝난듯..ㅎ

      2009.12.21 15:07 신고
  5. mundis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반타작은 했군요. 그나마 제대로(?) 챙겨본 것은 스타트렉 뿐이네요.
    챙겨 볼려고 했던 에반게리온 파는 아예 개봉관도 안잡히고...
    정말 이러다가 다음편은 국내 개봉을 안할 듯... (지방 사는 사람의 저주? ㅋㅋㅋㅋ)
    혹시나 다음 편이 개봉한다면... 그나마 기대를 가질 수 있는게...
    마산, 창원, 진해 통합으로 인구가 100만을 넘기면 개봉관을 잡아줄려나??

    2009.12.21 11:13
  6. MyNam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워낭소리와 작전명 발키리만 제외하곤 다 본것 같네요.
    나도 봤던 영화들 정리를 해봐야 할텐데...^^;;

    2009.12.21 12:30
  7. 모피우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소개해주신 영화 중 3편을 봤네요... 아바타를 보게 되면 4편이 되구요...

    2009.12.21 12:59
  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9.12.21 14:12
  9.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일단 19세 등급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인지 살짝 의문입니다.
    <워낭소리>보다 '독립영화의 방향성'이란 면에서 우위에 있다 보이는
    <똥파리>가 목록에서 빠진 것과,
    <마더>(<박쥐>야 지나치게 취향을 타는 영화였으니 논외로 하더라고)가
    '스릴러'라는 장르 내에서 <용의자...>를 가뿐히 뛰어넘는 작품성을 보여주었음에도
    위의 목록에서 제외된 것을 생각할 때 그런 의문이 아니 들 수가 없는데요.^^

    2009.12.21 16:02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제 블로그를 몇년간 드나드시면서 아직도 감을 못잡으시다니.. 당연히 19세 등급은 제외입니다. ㅡㅡ+

      제 블로그의 가장 큰 핸디캡이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19세 등급은 리뷰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계속 끌고 나갈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웹은 개방된 곳이고 이곳을 출입하는 분들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그만큼 많은 법인데, 그들이 볼 수 없는 영화를 놓고 극찬을 하는 모순을 보여줄순 없잖습니까? ㅎㅎ

      2009.12.21 16:05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추가로 [마더]가 웰메이드라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만 [용의자 X의 헌신]을 가뿐히 넘는다는 말씀은 다소 동의하기 힘들어요. [마더]가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출발한 것이고, [용의자...]는 원작을 각색한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상업적 접근성에서 보면 [용의자...]의 압승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19세 등급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같은 주제를 놓고 보여줄거 다 보여주는만큼 저연령 등급보다 훨씬 유리한 반면 그 어드벤티지를 충분히 살리는 영화가 극히 드물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2009.12.21 16:10 신고
    •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 등급까지 고려하면서 리뷰하시려면 힘드시겠네요...^^

      스스로의 나이가 스물이 넘은 이후 영화등급이 어떤지를 생각해 본 일 없는 남자인지라...-_-;
      (아직도 아바타 연령 등급이 12세인지 15세인지 모른다능...ㅋㅋ)

      2009.12.22 09:00
  10. supab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못 본게 몇작품있네요. <아바타>는 방금 관람하고 집에왔는데 얼얼하게 몇대 후려맞은것 같습니다.

    2009.12.21 17:13
  11. 이빨요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디스트릭트9 같은 참신한 영화도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많은 가능성들을 보았지요.

    아직 아바타를 보기전이라 그렇지만서도...
    크리스마스날 아이맥스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표 예매가 힘들더군요.
    아바타 보고나면 올해 가장인상깊은 영화로 등극할만한겁니까?

    2009.12.21 21:06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에 붉은비님 댓글에서도 써놨지만 기본적으로 19세 등급영화는 리스트에서 삭제했습니다.

      [아바타]가 올해 최고의 영화인지는 논란이 좀 있어도 인상깊은것만은 사실입니다.

      2009.12.22 09:42 신고
  12. 캅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의 타이틀이 있어서.. 페이웨이님만 믿고 해가기 전에 감상 도전~!

    2009.12.22 02:03
  13.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행이 6,7편은 보았군요....용의자 x의 헌신은 생각보다 원작의 느낌도 잘 살리면서 각색도 잘 해서 마무리한 영화더군요. 꽤 깔끔한 영화라서 오히려 놀랜...

    2009.12.22 09:25
  14. 여름바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싶은 수작들인데... 시간이... 나중 디브디로 봐야겠네요

    2009.12.22 12:33
  15.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 본 게 네 작품이군요.
    그 중 아바타는 이번 주말에 볼 예정이니 결국 셋.
    페니웨이님께서 이렇게 리스트 형식으로 쓰신 글 중에
    영화 보기에 게으른 제가 본 작품이 이리 많은 건 처음인듯... ^^;;;
    댓글로 쓰신 말씀 중에 저 중 가장 보기 어려운 게 '나무 없는 산'이라고 하셨는데
    그거 봐 두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흐

    2009.12.22 15:01 신고
  16. Bondar봉다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본작품 6개네요! 디스트릭트9은 저 목록에 안들어가나요? 아아 이러면 밑도끝도 없을듯 ㅋㅋ

    2009.12.22 15:46
  17. 스파이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두 편 봤네요.......;;;
    해피 플라이트는 진짜 보고 싶었건만 ㅠㅠㅠㅠ

    2009.12.22 16:31
  18. 장예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보기에는 발키리가 그다이 와닫지 않는군요..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그리고 파는 보고싶어 기다리고 있었는데 두둥.. 개봉을 하지도 않고..
    이거 지방 서러워서 살겠습니까ㅋㅋㅋ

    2009.12.22 23:26
  19. 이나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전명 발키리만 볼 수 있었네요. 올해는....ㅠㅠ
    그래도 발키리 영화 정말 감명깊게 봤습니다. 다른 영화도 많이 보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볼수가 없어서....
    하아... 좀 많이 아쉬워요.

    2009.12.23 13:15
  20. Reg Tedd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공... 정확히 반타작이네요..ㅋㅋ 전 블록버스터보다 아기자기한 드라마 취향이라 제가 본 영화중엔 해피플라이트가 젤 잼있었습니다.. (아야세 하루카만 생각하고 갔다가 의외로 건진 느낌!!)

    2009.12.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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