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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극장가의 대세는 재난영화였다. 알렉스 프로야스의 [노잉]에 이어 한국영화 1천만 관객 시대를 재현한 [해운대], 그리고 재난영화의 종합선물세트인 [2012]까지. 개인적인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재난영화하면 역시나 화면을 압도하는 스펙타클한 장면들과 극한의 상황에 처한 군상극의 매력이 특징이자 백미다.

재난영화에는 다양한 서브장르가 존재한다. [2012]처럼 자연재해가 주를 이루는 영화, [타워링]과 같이 인재가 큰 화를 부르는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처럼 선박이나 비행기안에서 겪게 되는 사건을 다룬 영화 등등 재난영화의 분류에 넣을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역시나 재난영화하면 불가항력적인 자연의 힘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제격. 이제 지구를 멸망시킬만큼 거대한 자연재해를 다룬 일련의 재난영화 5편을 소개해 보도록 하자.


* 자연재해를 다룬 재난영화 중에는 [단테스 피크],[볼케이노]나 [일본침몰] 같은 국지적인 형태의 재난물들이 많이 있지만 본 포스트에서는 전 지구상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재앙를 다룬 영화만 선정했다.

 


    1.딥 임팩트  



여성감독 미미 레더가 메가폰을 잡은 재난 블록버스터. 거대한 유성이 지구로 돌진해 충돌한다는 내용으로서 뒤에 소개할 [아마겟돈]과 유사한 소재를 가지고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어 화제를 모았다. 시각적 볼거리 보다는 군상극에 초점을 둔 영화로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한 드라마가 강점인 작품. 따라서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마겟돈]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마지막 유성의 충돌씬도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2.아마겟돈  



[딥 임팩트]와 박빙의 승부를 벌였던 마이클 베이의 재난영화. 역시나 유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온다는 소재가 1999년의 지구 종말론과 맞물려 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감각적인 연출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감독의 작품 답게 초반부터 도심을 강타하는 유성비 시퀀스가 확실한 오락적 재미를 선사하며 MTV처럼 스피디한 전개가 특징인 영화다.

ⓒ Touch Stone and Jerry Bruckheimer, Inc. All rights reserved.


반면 드라마는 다소 느슨해 인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바친 아버지의 죽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살아남은 보이 프렌드에게 해맑은 웃음을 머금고 달려가는 철없는 딸내미의 모습을 보자면, 역시나 헐리우드식 영웅주의의 허술함을 느끼게 된다.


    3.코어  



[코어]는 지구의 핵, 즉 코어의 회전이 정지하면서 재앙을 가져온다는 내용의 재난 블록버스터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공지진으로 적을 공격하는 비밀병기 개발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리는 영화다. 이는 모든 지구상의 재해는 결국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다는 것으로서 자연재해와 인재를 동일선상에서 놓은 시각을 보여주었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누구도 가본 적 없는 지하 속으로 들어간다는 황당무계한 설정이 설득력을 반감시키며, 영화의 전개도 그리 매끄러운편은 아니다. 또한 6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임에도 실상 파괴장면의 스펙터클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결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거머쥔 힐러리 스웽크나 에론 애크하트 같은 재능있는 배우들의 열연에도 재난영화로서는 극히 평범한 범작에 머무르고 말았다.


    4.노잉  



전세계 수많은 컬트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알렉스 프로야스의 범상치 않은 재난영화. 오컬트적인 요소와 종교적 함의, 그리고 외계인이라는 설정을 복합적으로 구성해 재난영화의 틀 안에 밀어넣었다. 영화의 핵심은 태양의 폭발로 인해 지구가 멸망된다는 것인데, 다른 영화와는 달리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비교적 화끈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전개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긴 하나 적어도 2009년에 발표된 여러 재난영화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5.투모로우  



비주얼을 따라가지 못하는 스토리로 혹평받던 롤랜드 에머리히가 간만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요즘 한창 이슈화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재난영화의 소재로 선택해 효과적인 드라마와 탁월한 비주얼로 그려내고 있다. 온난화가 오히려 지구상에 빙하기를 가져온다는 역발상의 설정도 흥미롭지만 그동안 지적받아온 내러티브의 부실함이 상당부분 개선된 탓에 내용 자체만으로도 꽤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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