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류승완 감독의 애드무비, 타임리스(Timeless) 시사회 현장 스케치

페니웨이™ 2009. 11. 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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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쉴틈이 없다. 저녁에 어김없이 여기저기 불려나가는 통에 집에 10시 이전에 들어가질 못한다. 덕분에 명색이 영화블로그임에도 영화리뷰보단 엄한 제품리뷰나 참관기가 더 많이 올라가는 것 같아 방문자들 보기가 심히 부끄럽다. 그래서 이번 현장 스케치는 간단하게 적고 마칠까 한다.

11월 4일 저녁 8시 40분 광화문 근처 미로 스페이스에서 [타임리스]의 시사회가 열렸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언급하자면 류승완 감독이 만든 모토로라의 애드무비라고 보면 된다. 러닝타임이 약 30분 정도되는 단편 영화다. 영화에 대해선 나중에 별도의 리뷰를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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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는 기자 시사회를 가진 듯 하고, 2차로 미투데이에서 류승완 감독과 친구를 맺은 네티즌, 그리고 블로거들을 위주로 시사회가 진행된 자리였는데, 영화가 끝난후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 그리고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케인 코스기가 나와 GV(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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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의 GV시간을 가졌던 배우와 감독. 좌로부터 통역 및 진행도우미, 케인 코스기, 정두홍 무술감독, 류승완 감독. (사진의 핀트가 안맞는건 이 죽일놈의 똑딱이 디카 때문이다)


약 30분 동안 진행된 GV 시간에 주로 쏟아진건 아무래도 [타임리스]와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마지막 질문은 내가 했는데 (뭐 특별한 의미를 두자는 건 아니다) 질문은 내용은 이랬다.


Q.류승완 감독의 작품을 보면 '영화키드적인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 정서가 집약된 작품이 작년에 개봉된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에서 누군가 웃음을 터트렸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이제 오마주에 그치지 않고 만약 기회가 된다면 국내외영화를 가리지 않고 꼭 한번 리메이크해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질문에 대한 류승완 감독의 대답은 굉장히 솔직했다. 대략의 내용을 적자면 이렇다.


A.처음 영화를 만들때는 정말 그렇게 만들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편으론 좀 헛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내가 손을 대는 순간 분명 후져질 것이고 그 영화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작년에 아주 훌륭하고 좋아하는 홍콩영화 2편의 리메이크 제의가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중략) 지금 하신 질문에 대해 뭔가 말해 드려야 하는데... 사실 [다찌마와 리]에서 하고 싶은건 다 해봤기 때문에 미련은 없다.

그래도 혹시 리메이크를 하게 된다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라 불리는 작품에는 절대 손을 안댈 것이다. 하더라도 뭔가 부족한 작품, 그렇지만 매력있는 그런 작품을 리메이크 하고 싶다. 왜 그런거 있지 않나. 뒷모습은 끝내주는데 앞은......(좌중 웃음바다) 죄송. 좀 쎈 표현을 사용했는데, 말하자면 그런거다. 음... 이만희 감독의 [원점] 같은 영화가 그에 해당한다. 이만희 감독의 작품 중에서 완성도가 썩 높은건 아니지만 괜찮은 작품이다. 내가 리메이크하고 싶은건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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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류승완 감독 정도의 위치라면 여느 감독들 처럼 리메이크에 대한 욕심도 있을텐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욕구가 줄어든다니 역시 그다운 답변이다.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영화를 찍을수록 매끈한 영화보다 거친 느낌의 영화가 더 좋아진다는 류 감독의 표현처럼 천상 그는 도전을 좋아하는 영화키드다.

행사가 끝나고 나오니, 포토타임을 위해 정두홍 감독과 케인 고스키가 복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틈을 이용해 먼저 정두홍 감독께 싸인을 요청했다. 작년 임원희씨와의 인터뷰때 싸인 받았던 [다찌마와 리] 전단지 위에 싸인을 요청했더니 '(임)원희한테 미안한데...'하며 기꺼이 싸인을 해 주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칵테일바로 향했는데 마침 류승완 감독과도 마주쳤다. 역시 싸인을 요청했더니, 뜻밖에도 '페니웨이라고 하셨죠? 저 그 블로그 가끔 갑니다. 즐겨찾기 해뒀거든요'라고 하는게 아닌가. 하하.. 앞으론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 대해선 절대 혹평을 못쓸거 같다. ㅠㅠ 사실 류 감독 본인은 기억을 못하겠지만 나는 [짝패]의 브로드웨이극장 시사회 때 류 감독을 만난적이 있다. 당시 캐주얼한 차림에 전혀 영화인 같지 않은 복장으로 수행인도 없이 혼자 걸어들어와 긴가민가 한참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오늘 역시 수확이 꽤 많다. 오늘의 수확물을 자랑질 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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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류승완 감독의 친필싸인이 들어간 실제 클랩보드! 우왕~ 이걸 갖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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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스 DVD. 영화 스틸 자료들이 디지팩 형식으로 갖춰진 소장판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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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스 티셔츠. 사이즈가 맞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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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임원희, 정두홍, 류승완 감독의 싸인 3종 세트가 들어간 [다찌마와 리] 전단. DVD를 들고 갈까 하다가 기왕이면 3종 세트를 완성하는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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