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 지나가기전에 보아야 할 영화'에 이어, 2009년에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10개를 뽑아 선정하였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필자가 감상한 작품 위주로 선정되었으며, 주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것이므로 읽는 이들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아울러 영화의 전체적인 작품성과는 무관하게 말 그대로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았던 장면만을 무작위 순으로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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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느림보 All Rights Reserved.
올해 독립영화의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할아버지의 소가 죽기 직전 할아버지를 위해 그 소가 짊어졌던 어머어마한 장작더미를 비추는 씨퀀스. 말없는 짐승이 주인을 위해 죽기까지 충실했던 결과물임과 동시에 소를 잃은 할아버지의 상실감이 어느정도인지 가슴 깊이 와닿게 만들었던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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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ji TV Network/AMUSE/S.D.P/FNS. All rights reserved.
전편격인 드라마 [갈릴레오]의 오리지널 멤버가 그대로 등장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아무리 이번 작품의 실질적 주인공이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인 이시가미 역의 츠츠미 신이치라 하더라도 고정 출연진들에 대한 관객들의 친숙함이라는 어드벤티지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무색하게 하듯, 츠츠미 신이치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카리스마를 압도하는 대단한 열연을 선보인다. 마지막에 오열하는 츠츠미 신이치의 모습은 원작속 캐릭터의 재현, 아니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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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SHO AOYAMA/DETECTIVE CONAN COMMITTE, All Right Reserved.
침몰직전의 코난 극장판 시리즈를 단숨에 정상궤도로 돌려놓은 13번째 극장판. 숙적인 검은 조직과의 라스트 대결이 압권인 이 작품의 명장면은 신축멜빵을 이용해 위기일발의 타워를 탈출함과 동시에 진과 워커 일당이 타고 있는 헬기에 카운터 공격을 가하는 액션씬. 다소 만화스러운 과장이 있지만 코난과 검은조직의 직접적인 접촉을 이끌어내면서 기존 극장판의 법칙을 깬 과감한 용단이 돋보였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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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프리퀄이자 씨퀄인 이 독특한 [스타트렉]의 리부트 극장판은 여러모로 올 한해 최고의 블록버스터 중 한편이다. 처음 [스타트렉]을 접한 관객들에게 있어서도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충분히 재밌는 작품이지만 역시나 올드팬들의 향수만큼 벅차오르는 감흥은 느끼지 못했을 듯. 특히 이 작품의 가장 전율적인 장면은 노년기의 스팍과 젊은 커크의 조우씬이다. 솔직히, 그때 소름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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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기대만큼의 멋진 속편은 아니었지만 CG로 표현한 로봇 캐릭터들이 실사의 영역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무척 의미심장하다. 역시나 이 작품의 최고 명장면은 숲속에서의 3:1 전투씬. 디셉티콘 진영의 로봇들과 쇳조각이 튀는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옵티머스의 열연은 실사 배우들을 능가하는 찡한 감동마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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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우스 픽쳐스/ 시너지. All rights reserved.
익숙한 신파를 캐릭터의 힘으로 극복한 이 놀라운 작품은 굳이 구분하자면 비주류 계열에 가까운 최강희의 막강한 잠재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불같은 성격의 엄마와 딸이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이 맛깔스럽게 묘사된 이 영화에서 가장 배꼽을 잡았던 장면은 엄마가 소변용기에 검사용 XX를 가득 채워 딸인 애자에게 건네는 씨퀀스. "아 놔~ 이거 반만 채우랬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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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일개 애니메이션을 실사드라마의 영역까지 끌어올린 픽사의 야심작인 [업]은 불과 초반 10분동안에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칼과 그의 아내가 만나 결혼하고 배우자를 사별하기까지의 일생을 요약한 드라마틱한 전개는 2시간짜리 영화에 못지 않다. 그렇기에 78세의 노인 칼이 20,622개의 풍선을 달고 일생일대의 꿈을 실현시키는 장면은 가슴뭉클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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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짝반짝영화사/ 시네마서비스. All rights reserved.
무인도에 살게 된 신용불량자와 집밖에 나온적 없는 은둔형 외톨이의 사랑을 다룬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로 정재영의 원맨쇼가 일품인 작품이었다. 특히 우연히 줍게 된 짜파게티 소스를 이용해 정성껏 기른 옥수수로 자장면을 반죽해 먹는 장면은 눈물없인 볼 수 없는 명장면. 앞으로 짜파게티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이 영화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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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hara/ GAINAX. All rights reserved.
매니아들에게 있어서는 장면 하나하나가 몸을 움찔거리게 만드는 순간들일테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만 꼽는다면 뭐니뭐니해도 신지가 활동정지된 초호기안에서 각성하는 그 장면이 아닐까. "아야나미를 돌려줘!!" 만년 찌질이에서 '열혈 신지'로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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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th Century-Fox Fil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경이적인 CG가 압권인 작품이라 역시나 명장면을 하나만 꼽기가 무척 어렵지만 그래도 하나만 선정한다면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들과 인간들 간의 클라이막스 전투씬을 꼽겠다.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치고는 의외로 액션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후반부의 전투씬에 모든 것을 쏟아붓듯 정신없이 펼쳐지는 장면들이야말로 '아~ 내가 아이맥스관을 선택하길 잘했어!'라는 느낌이랄까?
본 포스트는 2009.12.30일자 야후코리아의 메인페이지 '말많은 이슈'에 선정되었음을 알립니다.* 본 포스트에 사용된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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