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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9

브릭 - 새롭게 부활한 하드보일드 탐정물

어린시절, 정통 추리물에 익숙해져 있던 필자로서는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비정한 성격와 폭력도 서슴치 않는 주인공들이 주류인 하드보일드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려웠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취향도 변하는 것인지, 이젠 하드보일드라는 장르가 낯설지 않다. 오히려 사소한 정에 얽메이지 않고 묵묵히 사건을 처리하는 이러한 비정파 주인공들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하드보일드. 직역하면 '완숙된 계란'이란 뜻이지만 1930년을 전후하여 미국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을 통칭하는 말이 되었다. 명탐정 셜록 홈즈 식의 추리능력이 뛰어난 탐정들이 등장했던 정통 추리소설의 계보와는 달리, 시니컬한 성격의 염세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웠던 하드보일드 계열의 추리소설은 더쉴 해미트의 [말타의 매] 가운데 등장하는..

영화/ㅂ 2008.02.02

괴작열전(怪作列傳) : 몬스터 - 클로버필드의 짝퉁, 그 경악스러운 수준차이를 실감하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29 요즘 한창 [클로버필드]가 화제죠. 떡밥의 귀재 J.J 에이브람스가 제작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가 될만한데, 영화적 문법을 과감히 타파한 형식의 도입으로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캠코더 하나만 달랑 들고 찍어댄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여기저기 치밀하게 계산된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어차피 핸드헬드 기법은 영화의 "현장감"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자세한 점은 클로버필드 리뷰 참조) 익스트림 핸드헬드 기법의 혁명, 클로버필드. 사실 [클로버필드]가 화제를 불러모을 수 있었던건 제작진이 영화에 대한 정보의 유출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는 것입니다. 2007년 [트랜스포머]의 월드 ..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서 - 극장에서 느끼는 에반게리온의 전율

[에반게리온] 만큼 '문화적 코드'를 형성한 작품은 흔치 않다. 기존의 관습을 모두 부정한채 독특한 메카닉 디자인, 파격적인 캐릭터 설정, 그리고 철학적 난해함의 극대화를 시도한 [에반게리온]은 풋내기 제작사인 가이낙스를 일약 애니메이션계의 다크호스로 만들었고, 전세계에 '에바 신드롬'을 형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포스트 에반게리온' 세대의 메카닉 에니메이션들은 한동안 [에반게리온]의 그늘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썼으며, 실제로 본의 아니게 '[에반게리온]의 아류작'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쓸쓸히 잊혀져 간 작품들도 제법된다. 그러나 [에반게리온]의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난해하게 마무리 된 TV판의 마지막 에피소드와 두 편의 극장판은 두고두고 [에반게리온]의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

클로버필드 -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숨쉬는 독특한 괴수재난극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람스. TV드라마 [로스트], [엘리어스]에서의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낚시질'로 얻게된 그의 명성은 2007년 7월, [트랜스포머]의 월드프리미어 시사회 때 다시한번 증명되었다. 다른건 둘째치고 아비규환의 현장에 휑하니 날아와 떨어지는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통 하나만으로도 그 기습적인 짧은 예고편을 본 관객 모두를 패닉상태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이것은 반응이 좋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관객들은 이 뜬금없는 예고편에 엄청 "황당"해 했다.) 네티즌들과 영화팬들은 이 정체불명의 예고편에 대한 퍼즐 조각을 끼워맞추기 위해 머리를 싸맸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제작자 J.J 에이브람스는 영화의 개봉일인 2008-1-18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 '[로스트]의 ..

영화/ㅋ 2008.01.29

괴작열전(怪作列傳) : 명탐정 코난: 쿠도 신이치의 부활 - 원작의 캐릭터 재현에 도전한 실사 드라마

괴작열전(怪作列傳) No.28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만화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아마도 대부분 두 편의 만화가 생각나실텐데요, 바로 [소년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 학생신분의 명탐정이 등장하는 이 만화들은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의 '국민만화' [명탐정 코난]은 벌써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쉬지 않고 연재되어 왔고 무려 극장판만도 11편이나 제작된데다 곧 12편이 상영될 예정이지요. [소년탐정 김전일]의 경우는 잠시 휴식기가 있었습니다만, [탐정학원 Q]의 반응이 예상처럼 신통치 않았는지, 최근 시즌2로 돌아와 새로운 사건일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소년탐정 김전일]은 TV판이나 극장판 애니메이션보다는 드라마쪽에 좀 더 관심을 ..

20세기 소년 - 현실의 악몽으로 되살아난 어린 아이들의 상상

전율! 그것이 필자가 처음 [20세기 소년]이라는 만화를 접했을 때 느낀 그 감정이다. 사실 많은 독자들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중 [몬스터]나 [마스터 키튼]을 먼저 접했던 것에 반해 필자는 [20세기 소년]을, 그것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본격과학모험만화' 라는 다소 유치한 수식어를 떡하니 적어놓은 만행을 저지르기는 했으나 1권의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그 책을 놓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그것도 일개 만화책 주제에 말이다. 만화계에서는 알아주는 스릴러의 거장답게 나오키의 스토리 라인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헐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박진감과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점점 증폭되는 미스테리의 흡입력은 웬만한 추리소설을 능가하고 있다. 락그룹 T-Rex의 명곡 '2..

도서, 만화/#~Z 2008.01.24

괴작열전(怪作列傳) : 천사몽 - 처절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나영의 스크린 데뷔작

괴작열전(怪作列傳) No.27 1958년작, [이국정원(異國情鴛)]이란 작품을 아십니까? 전창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김화랑 감독의 [천지유정]과 더불어 국내 최초의 한국-홍콩 간 합작영화로 국내 영화사에 기록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저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 그 이후로 한국영화계는 홍콩의 간판 영화사들과 함께 [여간첩 에리샤], [망향] 등 한-홍 합작영화 시대를 열어나가게 됩니다. 최초의 한국-홍콩 합작영화 [이국정원] 이러한 한-홍 합작영화는 1970년대 까지만해도 꽤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홍콩 무술영화에 한국 배우가 심심찮게 등장했던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미국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죽음의 다섯손가락] 같은 히트작의 경우는 한국인 정창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던 작품입니다...

괴작열전(怪作列傳) : 로보캅 3 - 시리즈를 끝장낸 속편의 전형적인 사례

괴작열전(怪作列傳) No.26 보통 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게 되면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속편에 대한 욕심이 생깁니다. 연간 수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그 중에 만만찮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도 상당수가 있지만 그 누구도 영화에 대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새로운 작품에 다시 도전하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작품의 속편을 통해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제작된 속편들은 대개 전편을 능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어떤 경우는 감독이 교체되거나 심지어 주연배우가 교체되는 일가지 발생하지요. 전편과 동일한 스탭과 배우로 간다 하더라도, '잘만든 속편'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난관이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같이 1편의 흥..

마린블루스 -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사랑스런 웹툰

만화대여점과 스캔본의 난립, 일본만화의 무차별한 공습 등으로 고사직전에 있는 국내 만화업계 속에서 웹툰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순정만화], [일쌍다반사]의 강풀이나 [다세포소녀]의 B급달궁은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인 스타 만화가다.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이들의 작품들 중에는 이미 영화화 되었거나 추진중인 작품들도 있다. 성게군(본명: 정철연)의 [마린블루스] 역시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인 웹툰이다. 모든 등장인물을 '해산물'로 둔갑시켜 그려낸 이 사랑스런 웹툰은 1,2시즌에서 성게군이 서울로 상경해 자취생활을 시작하면서 성게양과의 결혼에 성공하기까지의 일상, 연애담을 실시간으로 그려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현재는 캐릭터 리모델링을 한 시즌 2.5가 얼마전에 완결된 상태다. [마린블..

제65회 골든글로브(2008) 수상결과 리포트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이번 제6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국 작가 노조 파업과 이에 협력한 배우들의 참석 거부로 시상식 취소라는 사상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결국 2008 골든글로브는 시상식없이 수상자(작)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비교적 큰 이변은 없는 수상 결과였으며, 이 결과가 앞으로 있게될 아카데미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최우수 작품상 Best Motion Picture (드라마 부문) 어톤먼트 감독 조 라이트 (2007 / 영국)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시얼샤 로넌, 로몰라 가레이 상세보기 어톤먼트 Atonement 아메리칸 갱스터 American Gangster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그레이트 디베이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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