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명탐정 코난: 쿠도 신이치의 부활 - 원작의 캐릭터 재현에 도전한 실사 드라마

페니웨이™ 2008. 1. 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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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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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추리만화하면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아마도 대부분 두 편의 만화가 생각나실텐데요, 바로 [소년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 학생신분의 명탐정이 등장하는 이 만화들은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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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만화' [명탐정 코난]은 벌써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쉬지 않고 연재되어 왔고 무려 극장판만도 11편이나 제작된데다 곧 12편이 상영될 예정이지요. [소년탐정 김전일]의 경우는 잠시 휴식기가 있었습니다만, [탐정학원 Q]의 반응이 예상처럼 신통치 않았는지, 최근 시즌2로 돌아와 새로운 사건일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소년탐정 김전일]은 TV판이나 극장판 애니메이션보다는 드라마쪽에 좀 더 관심을 보인 케이스입니다.  1대 김전일인 도모토 츠요시를 비롯해 마츠모토 준, 카메나시 카즈야, 우치 히로키 등 청춘스타들이 번갈아가며 출연할 정도로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金田一少年の事件簿)] 드라마는 안방극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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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토 츠요시 주연의 드라마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반면 [명탐정 코난]은 살인적인 분량의 TV판 애니메이션과 11편에 이르는 극장판 등 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주력해 왔지요. 아마도 사실적인 묘사의 [김전일]에 비해 [명탐정 코난]은 다분히 만화틱하고 유아적인 그림체가 특징이어서 그랬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희대의 살인마' 김전일보단 코난쪽이 훠~얼씬 귀엽긴 해요^^

그러나 라이벌 김전일의 드라마 캐릭터가 내심 부러웠는지, 코난쪽도 슬슬 드라마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11월 2일, [쿠도 신이치에게의 도전장]이란 스페셜 드라마로 최초의 [코난 실사판]이 방영된 것이지요. 그러나 제작진들은 너무 몸을 사렸습니다. 왜냐면 이 첫 번째 스페셜 드라마는 주인공 신이치가 몸이 줄어들기 전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주인공 코난은 한차례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머릴 쓴 것일까요?

ⓒ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 TMS1996 All rights reserved.

[명탐정 코난] 실사판 드라마 1기 SP, [쿠도 신이치에게의 도전장]


덕분에 [쿠도 신이치에게의 도전장]은 그다지 큰 문제없이 그냥저냥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뭐 팬들로서는 썩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볼 만했다 정도랄까요. 그런데 드디어 일은 터지고 맙니다. 이제 괴작열전 연재후 최초의 '괴작 드라마'로 선정된 다음 작품이 방영된 것이지요.

2007년 12월 17일에 방영된 [쿠도 신이치의 부활: 검은 조직과의 대결 (工藤新一の復活: 黑の組織との對決)]은 어떤면으론 제법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작에서 능구렁이 담넘듯 넘어가려 했던 코난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겁니다. 게다가 덤으로 하이바라까지! 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하이바라 아니겠습니까? 후후.. 과연 어떤 앙증맞은 꼬맹이가 하이바라를 연기할 것인지 기대치가 콩나물 자라듯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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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뚜껑을 열기에 앞서서 간단한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스즈키 회사에서 신축공사 축하연에 미스 제페네스크(Japanesque)를 초대하는데, 이 미스 제페네스크란 여편네가 좀 싹수가 없는 여편네라 주위에 적들이 많습니다. ㅡㅡ;; 아니나 다를까 그녀에게는 한통의 협박장이 도착하고, 협박장에 쓰여진 내용은 곧 현실로 나타나 그녀가 살해되고 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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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파티에 초대된 란과 소노코, 아가사 박사와 코난, 하이바라는 만찬을 즐깁니다. 그런데 케익속에 들어간 어떤 성분이 코난과 하이바라를 각성시켜 그 두사람은 뜻하지 않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두 사람은 살인사건을 해결함과 동시에, 우연히 TV화면을 통해 시호(하이바라의 본명이죠)의 모습을 목격한 진과 워커의 추격을 받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일단 신이치와 란을 비롯한 기존 캐릭터는 1기 스페셜의 캐스팅을 그대로 가져 왔습니다. 신이치 역의 오구리 슌, 란 역의 쿠로가와 토모카, 소노코 역의 이와사 마유코 등 대부분의 메인 캐릭터는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인기스타인 오구리 슌은 신이치역에 제법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란 역의 토모카는 정말 미스 캐스팅이라고 밖에는.. (그걸 자기네들도 아는지 극중 신이치가 란에게 "너 안보는 사이에 살 많이 쪘다?" 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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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치 역의 오구리 슌과 란 역의 쿠로가와 토모카. 란 쪽은... 안습이다. ㅠㅠ


뭐 어쨌거나 란을 제외하고는 1편에서도 큰 무리가 없던 캐스팅이 그대로 이어졌기에 그럭저럭 넘어가겠습니다만, 이제 문제는 다음부터입니다. 우선 이번에 새로 등장하게 된 코난과 하이바라 인데요. 일단 코난은 다음의 꼬맹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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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왠지 짜증이 밀려오지 않습니까? 울고 싶어지는걸 간신히 참으려다 결국 안구에 쓰나미가 밀려올 수밖에 없는 건 바로 하이바라 때문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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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말좀 해주십시오. "나의 하이바라는 이렇지 않아!" 라구요~ 어쩐지 전편에서 제외시켰던 아역 캐릭터를 무리하게 등장시킨다 했더니 결국 이런 초비상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제작진들은 좀 더 무리했다가는 돌 맞겠다 싶었는지 소년탐정단 3인방은 등장시키지 않더군요. 더 웃기는건 이 아역배우들은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성우를 그대로 캐스팅해서 따로 후시(後時)더빙을 했다는 겁니다. 오히려 저 하이바라의 얼굴에서 하야시바라 메구미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듣고 있자니 기분이 참 아스트랄해지더라는....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솔직히 아역배우를 보면서도 '이 드라마 볼장 다 봤다' 싶었는데, 줄줄이 나오는 안습 캐스팅은 가히 경악 수준입니다. 다음은 진과 워커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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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진으로 등장한 저 배우는 [친구], [주몽]의 이재용씨와 무척 닮았더군요. ㅡㅡ;;; 바로 이분입니다. 친형제라고 해도 믿을거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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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아가사 박사에서 완전히 GG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 누가 좀 말려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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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대로 봐줄만 했던 1기 스페셜에 비해 과욕이 지나치다 못해 시청자를 우롱 내지는 기만하는 이 캐스팅은 [명탐정 코난]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를 1g도 남겨놓지 않는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만약 3기 제작을 감행한다면 그건 제작진들이 개념을 일시불로 상실했다고 밖에는 여겨지지 않는군요 ㅡㅡ;;

그래도 하이바라의 어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카시이 유우([린다 린다 린다]와 [데스노트]로 우리에게도 친숙하죠)는 제법 봐줄 만 했습니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이번에 새로 캐스팅된 다른 캐릭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뭐, 어쨌거나 '극장용 영화도 아니고 TV 드라마니까..' 라고 생각한다면 그나마 너그러워 질런지는 몰라도 [명탐정 코난]의 오랜 팬인 입장에서는 정말 괴작스럽다 아니할 수 없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떨까요? 추리극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할만큼 좋은 각본인가를 묻는다면 이 역시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애초에 코난 시리즈를 많이 봐온 분들이라면 쉽게 트릭과 범인을 유추할 수 있을만큼 단선적인 구조의 퍼즐을 제시하며, 곁다리로 따라붙은 검은조직과의 추격전은 가뜩이나 억지를 부리는 것 같은 이 드라마의 내용을 더욱 빈약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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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야~ 하이바라와 코난의 러브러브 모드라니~ 코난은 불륜드라마가 아니잖아!


결국 이번 2기 스페셜은 단지 코난을 비롯한 만화 캐릭터의 실사화 '시도'라는 의미 외에는 이렇다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괴작 드라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일부 팬들에게 있어서는 이마저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할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코난을 십수년간 보아온 저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드라마가 이런식으로 애들 장난하듯 나와서는 안되는 거였습니다.

연재가 길어지다보니 참 볼거 안볼거 다 보게 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젠 좀 어지간하면 코난 원상복귀시키고 하이바라 마음에 상처주는 짓 그만하고 란이랑 잘먹고 잘살게 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것도 싫다면 적어도 극장판 애니메이션만큼은 신경써달라 이겁니다.  아아~ 나의 하이바라는 이렇지 않아... 이렇지 않아 ㅠㅠ



* [쿠도 신이치의 부활: 검은 조직과의 대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青山剛昌/小学館・読売テレビ/ TMS1996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소년탐정 김전일(ⓒ 講談社 All rights reserved.), 명탐정 코난(ⓒ 小學館  All rights reserved.),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드라마 (ⓒ 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주몽(ⓒ 초록뱀 미디어/ MBC.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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