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완성
1977년 <스타워즈>의 4번째 에피소드가 처음으로 개봉된지 28년 후... 영화사상 최고의 SF 판타지로 군림한 <스타워즈>의 마지막 작품이 2005년에 개봉되었습니다. 스토리상 중간에 해당하는 부분이지만 제작 방식의 특수성으로 인해 가장 마지막에 위치하면서 6부작을 연결하는 유일한 작품인 <에피소드3>는 그간 궁금해 왔던 팬들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줘야 하는 의무와 동시에, <에피소드 1,2>에서 지적되어 온 스토리 텔링의 문제점이라던지 그 밖의 아쉬움을 해결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작품인 셈이었습니다.
그러나 Ep.3는 너무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Ep.1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출발합니다. 일전에도 설명했듯이, <보이지 않는 위험>은 루카스 감독의 지나친 자신감이 남용된 나머지 빼도될 만한 소년취향의 사족을 너무 많이 집어 넣어서 결과적으로는 쓸데없이 시간만 잡아먹은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죠. <Ep.2 클론의 습격>은 그에 비하면 충분히 타이트한 진행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스타워즈> 에픽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인 '클론전쟁'의 서막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는 면에서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는데... ' 라는 불안감을 심어주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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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들의 갈등 해결은 물론, 클래식 3부작과의 연결고리로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3>
클론전쟁의 치열한 전투와 아나킨의 제다이 승격, 아미달라와의 사랑, 루크와 레아의 출생, 배신, 오비완과의 대립, 제다이의 몰락, 황제의 등극, 다스 베이더의 탄생이라는 실로 방대한 스토리 라인을 어찌 영화 한편에 다 우겨넣을 수 있었겠습니까? 제 아무리 <스타워즈>의 창시자라고 한들, '이건 무리다'라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따라서 루카스 감독은 이 한편의 작품에 그간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야하는 부담감을 덜고자, 최근 헐리우드 영화들의 추세처럼 일종의 보완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흐름을 연결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매트릭스> 시리즈가 <애니 메트릭스>를, <리딕의 연대기>가 <다크 퓨리>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유지했듯이 <클론워즈 Clone wars>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에피소드 2와 3 사이의 공백을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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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EP.2> 이후 클론전쟁의 에피소드를 담은 애니메이션 <클론워즈>
덕분에 Ep.3에서 자잘한 설명을 위한 부담은 줄였으나, 작품의 디테일을 이해하기 위해선 애니메이션을 꼭 봐야하는 불편함(?)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사실상 프리퀄이 나오기까지 20년의 세월을 기다린 것도 어찌보면 '클론전쟁'을 표현할 만한 기술의 발달을 기다린 것이었을 수도 있는데, 여러모로 실사버전의 클론전쟁을 감상하는 것이 물건너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대신 조지 루카스는 2D로 만들어졌던 <클론워즈>를 보강해 3D버젼의 <클론워즈 3D>를 2008년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Ep.3의 부제는 <시스의 복수>입니다. 이것은 클래식 3부작의 완결편인 <에피소드6>의 부제가 <제다이의 귀환>인 것과 대조를 이루는데, 사실상 Ep.6의 기획 초기 단계는 <제다이의 복수>였으나, 제다이라는 신분상 '복수'라는 단어는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 후에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바꾸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Ep.3에서 '복수'라는 단어가 쓰인 것은 시스족의 이미지에 걸맞게 어두운 이미지를 살려내는 적절한 선택이었으며, 더 나아가 프리퀄 3부작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아나킨 스카이워커이고 그가 결국 다크 사이드를 택한다는 사실로 볼 때 프리퀄은 제국 시대를 이루는 황제와 다스 베이더의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겠죠.
이러한 사실은 클래식 3부작이 지녔던 밝고 유쾌한 분위기와는 달리 유독 프리퀄 3부작이 어둡고 진지함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합니다. 다시 말해 프리퀄 3부작은 시스의 부활을 알리는 내용이지만 클래식 3부작은 제다이의 부활을 알리는 내용으로서 서로 대칭되는 테마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시스의 복수>는 시스의 부활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 것일까요?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클론전쟁의 막바지 전쟁이 한창인 머나먼 은하계....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납치된 팰퍼틴 의장을 구출하고자 제다이 원탁회의는 2명의 제다이를 파견합니다. 오비완 캐노비 (이완 맥그리거 분)와 아나킨 스카이워커 (헤이든 크리스텐슨 분)은 그리버스 장군이 이끄는 함대로 잡입해 팰퍼틴 의장의 구출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두쿠 백작 (크리스토퍼 리 분)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아나킨은 과거 자신의 한 팔을 자른 두쿠 백작을 제압하고, 팰퍼틴 의장의 지시에 따라 그를 살해합니다. 그리고 그리버스 장군은 함대를 탈출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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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팰퍼틴 의장의 세력확장에 의혹을 품은 제다이 원로는 아나킨으로 하여금 팰퍼틴을 감시시키려 합니다. 그러나 팰퍼틴과 각별한 사이인 아나킨은 팰퍼틴 의장의 추천으로 제다이 원로의 일원이 되고, 이를 의장의 월권행위라고 생각한 제다이 원로회는 아나킨을 원로회의 일원으로 인정은 하되 마스터의 칭호는 주지 않습니다. 이같은 모순에 아나킨은 분노하고 제다이 기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심한 회의감에 빠져듭니다. 아나킨의 연인인 아미달라는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이 소식을 접한 뒤 아나킨은 아미달라가 해산중 사망하는 예지몽을 되풀이해서 꾸게 되어 더욱더 혼란스러워 하게 됩니다.
이제 그리버스 장군의 은신처를 알게 된 제다이 원로회는 팰퍼틴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아나킨 대신 오비완을 우타파우 행성으로 파견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팰퍼틴과 상의하던 아나킨은 의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게됩니다. 포스의 어두운 면을 알려주겠다는 것. 그것은 곧 팰퍼틴이 바로 제다이 원로회에서 그토록 찾았던 시스족 군주라는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아나킨은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곧바로 마스터 메이스 윈두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지만, 윈두는 팰퍼틴을 체포하는 데 아나킨을 동행시키는 것을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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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파우 행성에서 오비완은 그리버스 장군을 제거하는데 성공하지만, 윈두가 이끄는 제다이 기사들은 팰퍼틴 의장을 구속하는데 실패합니다. 팰퍼틴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윈두와 대결하는 와중에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그 장소에 나타났기 때문이죠. 팰퍼틴의 음모를 뿌리뽑고자 그를 완전히 제거하길 원하는 윈두. 반역자는 제다이 기사들이며,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팰퍼틴. 아나킨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윈두의 팔을 자르고 그가 팰퍼틴의 라이트닝 포스에 맞아 죽도록 방치하는 선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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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다이를 등지고 팰퍼틴의 제자로서 '다스 베이더'라는 새 이름으로 시스족이 된 아나킨은 제다이 사원을 습격하여, 어린 파다완들을 비롯 모든 제다이 수련생을 몰살시키기에 이릅니다. 제다이 사원을 습격한 팰퍼틴 역시 오더 66을 발동, 애초에 자신의 구상물이었던 클론 트루퍼스들로 하여금 모든 제다이 마스터를 살해토록 지시합니다. 이 대살육에서 생존한 제다이는 오비완과 요다 뿐. (물론 비공식적으로는 이외에 몇 명이 더 있습니다만 영화상으론 두명뿐입니다)
이제 이들은 이 끔찍한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고자 제다이 사원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이 사건의 배후에 팰퍼틴과 그의 제자가 된 아나킨이 있음을 알고 경악합니다. 은하계의 평화를 위해선 팰퍼틴과 아나킨을 제거하는 것이 필연적인 숙명이 된 것이죠. 그리고 숙적 제다이를 섬멸한 팰퍼틴은 공화정의 폐지를 선언하고 제국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선포하기에 이릅니다.
무스타파 행성에 집결한 분리주의자들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아나킨은 용암이 듫끓는 무스타파에 도착하여 그 잔당을 소탕하고, 아나킨의 아이를 임신한 아미달라 역시 아나킨을 만나기 위해 무스타파로 급히 옵니다. 그러나 그 비행선엔 아나킨의 행방을 쫓는 오비완이 숨어 타고 있었습니다. 이미 어둠의 포스를 발산하는 아나킨의 달라진 모습에 아미달라는 충격을 받고, 아나킨 역시 셔틀쉽에 숨어 온 오비완을 보고 아미달라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여 심한 분노에 사로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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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루산트에서는 황제를 제거하기 위해 마스터 요다가 의회건물에 칩입하여 황제 팰퍼틴과의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황제와 요다, 그리고 아나킨과 오비완의 대결은 은하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숙명적인 결투.. 운명은 어느쪽을 선택할까요?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명성에 걸맞은 훌륭한 완결편
이 작품은 전작들에서의 신통치 않았던 반응과는 달리 대단히 우호적인 평가를 받으며 폭발적인 흥행력을 가속화했습니다. 이제 더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과 이 작품이 오리지날 <스타워즈>의 바로 이전 스토리로 연결되는 작품으로 프리퀄과 클래식 3부작의 연계점임을 감안한다면 <스타워즈>를 잊은 올드 팬들의 발걸음도 극장으로 향하게 했을 것임이 확실합니다.
루카스 감독은 전작들에서 쏟아진 질타 하나하나를 그냥 넘기지 않고 다음 작품에서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충실함을 보여줌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팬들의 애착에 확실하게 보답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피소드3>에서는 군더더기없이 진행상 가장 필요한 사건들을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하여, 다음으로 이어질 <에피소드4>와의 이질감을 최대한 극복해 내는데 성공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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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4>와의 이질감을 최소화 시켰다는 사실만으로도 <에피소드3>는 극찬받을만하다
전편에서 형편없는 연기력으로 혹평받았던 헤이든 크리스텐슨은 이번 작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여, 그가 지닌 재능을 십분 발휘하였는데, 이제는 그를 빼놓고 다른 아나킨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좋은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철없는 10대보다는 어둠의 힘에 발을 들여놓은 광적인 캐릭터에 더 어울리는 배우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팰퍼틴이 보여주는 다크 포스의 향연입니다. 이안 맥디어미드가 열연한 이 케릭터는 가장 교활하면서도 신중한 악의 화신으로서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틀어 처음으로 광선검을 뽑는 황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뿐입니까? 제다이 마스터 중 최고의 검술을 지녔다고 알려진 마스터 윈두와의 대결장면이나, 제다이의 지존, 마스터 요다와의 마지막 승부는 정말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명장면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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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화 <스타워즈>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가능성을 남겨놓은채 팬들의 기억속에 남아 때로는 팬무비로서 또는 게임이나 소설로서 사람들앞에 다가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루카스 감독은 Ep.3와 Ep.4를 이어주는 100회 분량의 TV시리즈를 만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 시간이 흘러, 수십년이 흐른뒤에 이 작품에 대해서 이런 평가가 내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스타워즈>의 전설은 완성됐다' 라고...
서비스컷
<스타워즈 에피소드3>의 공식적인 제목이 아직 정해지기 전에 나온 비공식 포스터로 추측됩니다. <제국의 등장>정도로 해석가능한 제목이지만, 역시 <시스의 복수>쪽이 더 강한 임팩트가 있죠. 어쨌든 프리퀄 3부작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다이가 아닌 시스족이니까 말입니다.
*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Lucasfilm Ltd.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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