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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Ep.1: 보이지 않는 위험 - 나르시즘에 빠진 조지 루카스

페니웨이™ 2008. 2. 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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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스타워즈 쉽게보기"의 일환으로 쓰여졌습니다.



모든 전설엔 시작이 있다

1977년에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가 거둔 것, 그건 단순히 한편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상업적 의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로 인해 루카스필름은 THX사운드와 ILM이라는 영화계의 기술적 메카가 되었으며, <스타워즈>는 서부극과 중세극, 전쟁, 모험극 등과 같은 모든 영화의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는 시대적인 아이콘으로 떠올랐죠. 또한 이 영화는 두편의 후속작을 만들어, 3부작 연대기를 완성함으로 이후 제작되는 수많은 삼부작 영화들의 교과서적인 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스타워즈> 영화 한편이 가져 온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습니다. 수많은 소설과 외전들, 그리고 각종 프랜차이즈 산업들은 첫 작품이 개봉된지 수십년이 흘러도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를 정도니, 그 위력을 실감할만하지 않습니까? 영화계에 있어서 <스타워즈>는 전설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마 <스타워즈>의 첫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어느새인가 영화의 시작에서 올라가는 자막중에 'Episode 4 : A new hope'라는 타이틀이 삽입되어 있는 것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아니 4번째 에피소드? 그럼 이 전에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는 얘긴가? 감독이자 기획자인 조지 루카스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시점에서 분명 이 기묘한 타이틀 제목은 끝없는 궁금증을 유발시켰을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루카스는 베일에 쌓였던 내막을 털어놓았죠.

 

ⓒ Lucasfilm Ltd. All rights reserved.

영화계의 전설적인 SF 서사극 <스타워즈 에피소드 6부작> 시리즈

 

사실 그는 오리지널 <스타워즈> 단 한편만 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자, 욕심이 생겼겠죠. 학창시절, 자신이 구상했던 <루크 스카이워커의 모험>이라는 이야기를 실제 스크린으로 옮길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그는 루카스필름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여, 우선적으로 <스타워즈 Ep4.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된 시리즈의 중간 부분을 3부작으로 완결할 1차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깁니다. 그 다음 3부작은 프리퀄로 구성하여, 제다이 기사단의 몰락과 제국의 건설, 그리고 다스 베이더의 탄생이라는 부분을, 그리고 마지막 3부작은 루크 스카이워커의 다음 세대들이 겪는 후일담으로 총 9부작에 달하는 거대한 서사극을 완성할 생각이었다고 한 언론을 통해 밝히게 됩니다.

그러나 조지 루카스는 이 어마어마한 계획을 진행시키기에는 현재의 기술력이 부족하며, 갈수록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핑계로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합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계획했던 <스타워즈>의 프리퀄 3부작을 위해 20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동안 루카스는 <스타워즈>의 재개봉과 다른 판권 사업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게 되지요.

마침내 프리퀄 3부작이 가시권이 놓이게 되자 그는 3년에 1편씩 내놓는 방식으로 프리퀄 3부작을 기필코 완성시키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1999년 <스타워즈>의 팬들은 드디어 이 대서사극의 서막을 만나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경고! 이후로는' 스타워즈 EP.1'의 스토리가 일부 소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읽지 마시길 권합니다.


멀고 먼 은하계 한 곳에서...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합니다. 무역 항로의 독점을 원하는 무역연합은 무력을 동원하여 퀸 아미달라 (나탈리 포트만 분)의 통치하에 있는 나부 행성을 봉쇄시키게 됩니다.

은하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콰이곤 진 (리암 니슨 분)과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 분), 두 제다이가 특사자격으로 무역연합을 사찰하게 되는데, 무역연합의 전투함대에 도착한 이 두 명의 제다이는 함내에서 이상기운을 감지합니다.


ⓒ Lucasfilm Ltd. All rights reserved.


이어서 로봇들의 공격을 받은 이들은 이제 나부행성의 퀸 아미달라에게 무역연합의 침략의도를 알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부 행성에 도착한 콰이곤과 오비완은 행성의 해저민족인 건간족의 자자 빙크스를 우연히 구해주게 됩니다.
동족에 의해 추방되었던 자자는 그들을 건간족의 해저왕국으로 안내하게 되고 콰이곤은 반목관계에 있는 해저족과 지상족의 평화협정과 동시에 무역연합의 침공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제안하지요.

이제 퀸 아미달라를 만나 경위를 설명하게 된 콰이곤은 오비완과 자자, 그리고 퀸 아미달라의 시녀 파드메 (나탈리 포트만 분:1인 2역)와 함께 제다이 원로회에 보고를 하러 가던 중 무역연합의 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우주선의 수리를 위해 타투인 행성 (훗날 Ep.4에서 오비완과 루크가 R2D2의 메시지를 받게되는 그 행성)에 도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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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인 행성에서 일행은 노예인 아나킨 스카이워커(제이크 로이드 분)라는 소년을 만나게 되는데, 콰이곤은 그 소년에게서 강력한 포스의 기운을 감지합니다. 콰이곤은 아나킨의 잠재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그가 바로 포스의 균형을 이룰 예언의 인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를 일행에 합류시키게 됩니다만 나중을 생각해보면 이게 다 괴인 콰이곤의 뻘짓이었다고나 할까요 ㅡㅡ;; (뭐 그럭저럭 포스의 균형을 맞추긴 합니다만...긁어부스럼이죠)

그리고 타투인 행성을 떠나기 직전 콰이곤은 한 정체불명의 다크 제다이, 다스 몰(레이 파크 분)의 습격을 받습니다. 제다이 마스터로 불릴만큼 콰이곤의 내공도 대단할 터이지만 이 수수께끼 자객의 실력은 장난이 아닙니다. 위기의 순간에 콰이곤은 가까스로 도망치게 되지만 무사히 타투인 행성을 떠나긴 했으나 이미 전멸했다고 생각한 시스족의 출현은 제다이 원로 위원회로서도 예상밖의 사태였던 것입니다.

한편, 무역연합의 불법적인 월권행위와 봉쇄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퀸 아미달라는 은하계 원로 회의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미 주도권을 상실한 원로 회의는 나부행성의 요청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합니다. 이때 상원의원 팰퍼틴은 아미달라에게 의장을 축출하고 자신이 새 의장으로 선출되면 나부 행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고, 이 제안을 받아들인 아미달라는 의장 불신임권을 발동, 의장을 축출하는데 성공하지만, 나부 행성을 지원하겠다는 팰퍼틴의 약속이 지켜지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림을 깨닫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무역연합은 어둠의 세력인 황제, 다스 시디어스(이안 맥디어미드 분)의 비호아래 나부행성을 침공하기에 이릅니다. 이제 퀸 아미달라의 요청을 받아 이 불법적인 침공을 막아내기 위해 콰이곤 일행과 건간족들은 총력을 기울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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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바로 일전의 시스족 제다이인 다스 몰이 이들앞에 나타납니다. 운명의 결전을 벌어야 하는 두 제다이와 한명의 시스족. 그리고 무역연합의 트루퍼스와 건간족의 전투가 운명적으로 시작된 것이지요.

어둠의 포스와 양날의 라이트 세이버를 사용하는 다스 몰의 실력은 두 제다이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결국 콰이곤은 다스 몰의 광선검에 목숨을 잃고, 절대절명의 위기에 놓인 오비완이 가까스로 다스 몰을 제거하지만 (순전히 운빨입니다 ㅡㅡ;;), 그의 스승은 아나킨을 부탁하며 숨을 거둡니다. 나부 행성은 아나킨의 뜻하지 않은 활약으로 위험에서 구출되지만, 이미 보이지 않는 위험은 은하계 전반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죠.

 


나르시즘에 빠진 화제작

무려 20년만에 새로이 시작된 <스타워즈>의 첫 번째 스토리는 무수한 화제를 뿌리며 개봉되었지만, 대대적인 흥행 성공에도 불구, 이전 작품들의 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루카스의 자아 도취적인 면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Ep.6 :제다이의 귀환>을 패러디한 것 같은 마지막 전투장면은 지나치게 아동취향적인 전개와 우연으로 점철된 '억세게 운좋은' 승리를 보란 듯이 관객에게 강요함으로서 극의 긴장감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낳은 셈이죠.

물론 영화에서 쓰여진 CG는 이 영화가 기다렸던 20년의 세월동안 영화의 기술적 발전이 얼마나 비약적인 진보를 해왔는가를 체감하는 바로미터가 됩니다. 단, 이러한 수준높은 CG 화면이 결과적으로는 연대기순으로 나중에 위치하는 에피소드 4,5,6 과 비교해 볼 때 이치에 맞지 않을 정도의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를 차후에 루카스 감독이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과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반면, 루카스 감독은 기존의 <스타워즈>에만 안주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백미이자 트레이드 마크인 광선검 시퀀스는 보다 더 박진감 있고, 실제적인 무술장면을 보여주고자 애썼음을 볼 수가 있는데, 실제로 다스 몰을 연기하는 레이 파크는 스턴트맨 출신의 무술인으로 그간 제다이를 연기한 어떤 배우보다도 멋진 광선검 기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리퀄 3부작을 통틀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 거대한 스크린 속에서 그가 양날의 광선검을 뽑는 순간 느꼈던 그 설레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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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위험>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단점은 캐릭터의 개성이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유쾌한 입담과 재치를 뽐냈던 한 솔로 선장(해리스 포드 분)이나, 온몸으로 카리스마를 분출했던 다스 베이더 경, 스승으로서의 품위와 미덕을 보여준 노년의 오비완 캐노비(알렉 기네스 분) 같은 걸출한 캐릭터들이 <보이지 않는 위험>에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리암 니슨이 연기한 콰이곤 진은 사실상의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화면을 장악하는 존재감의 부재를 드러내며,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청년 오비완도 그저 밋밋한 캐릭터로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욕을 얻어먹은 떠벌이 자자 빙크스는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남우 조연상을 타는 영예(?)를 누렸습니다. 오히려 작품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준 캐릭터는 악의 화신인 황제 다스 시디어스나 그의 후계자 다스 몰입니다. 특히 다스 몰은 대사조차 몇 안되는 과묵한 캐릭터지만 독특한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악한 기운과 두 제다이를 제압하는 압도적인 포스를 과시하며 영화속에서 가장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되었습죠. 그가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사라지는게 아쉬웠던지 일부 팬들은 그가 차기작에서 다시 재등장하지나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긴 다스 몰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형식의 코믹스까지 출간되었으니 다스 몰의 인기도 상당하죠?)

확실히, <스타워즈 Ep.4>이후 연출에서 손을 떼었던 조지 루카스에게 그간의 공백은 너무 길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자신의 창조작인 <스타워즈>의 명성에 너무 안주한 나머지, 그다지 색다른 연출을 보여주지 못한채 평단의 혹평이라는 장벽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그 해 아카데미는 3개부문의 후보에 오른 <보이지 않는 위험>대신 워쇼스키 형제의 <메트릭스>에게 일방적인 트로피를 안겼습니다. 속으로 루카스옹은 상당히 씁쓸했겠죠.

분명 <보이지 않는 위험>은 <스타워즈>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값진 작품이요, 소중한 선물일지 모릅니다. 젊은날의 요다를 보는 것이나, R2D2와 C3PO, 자바 더 헛 같은 원년의 멤버들을 한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이는 일입니까! 비록 모든 이들의 바램을 만족시키기엔 무엇인가 부족한 작품일지언정, 전설에는 분명히 그 시작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을 루카스 감독은 흘려듣지 않았고요. 그 증거를 3년 후에 개봉된 <Ep.2 :클론의 습격>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 계속 -


*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Lucasfilm Ltd.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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