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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81

북극의 눈물 - 극장판으로 부활한 한국 명품 다큐의 자존심

문득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난다. 아마 학교도 들어가기 전이라고 생각되는데, 제법 가난했던 시절이지만 어머니께서 내 손을 잡고 세종문화회관까지 가서 지금은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어떤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새끼 북극곰 한 마리가 눈덮힌 비탈길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뎌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는 장면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인상깊게 봤던 탓인지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도 다시 한번 보겠다고 떼를 쓰며 어머니를 난처하게 했던 기억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아기 북극곰의 사랑스런 모습을 정말 스크린에서만 봐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북극이 녹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아무리 강조한다해도 지나치지 않다. BBC 방송국의 역작 [살아있는 지구]나..

영화/ㅂ 2009.10.19

심장 강탈자 - 회개와 구원에 관한 잔잔한 스릴러

심장강탈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딘 R. 쿤츠 (제우미디어, 2009년) 상세보기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딘 R. 쿤츠가 뛰어난 미스테리 작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 그의 모든 소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쿤츠의 작품 중 상당수는 판타지를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인 사건에 기반해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기 때문에 정작 미스테리 소설의 중요한 요소인 현실성에 있어서 많은 감점요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나름대로의 논리적 연결은 꽤나 정교하기 때문에 작품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비슷한 초현실주의 컨셉으로 성공한 스티븐 킹이 미스테리가 아닌 공포 장르소설의 대가로 분류되는 것을 보면 역시나 딘 R. 쿤츠의 소설은 정통적인 미스테리물에서는 한발짝 벗어난 것으로 보는게 옳을 것이다. 이번..

속편열전(續篇列傳) : 2010 우주여행 - 15년을 기다린 걸작 SF의 후속작 (2부)

속편열전(續篇列傳) No.5 큐브릭 감독의 시큰둥한 반응으로 인해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속편은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만 원작자인 아서 C. 클락은 1편의 원작소설 집필 당시 3부작을 염두해 두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클락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원작 집필을 의뢰받아 무려 15년만에 '2010: 오딧세이 2'를 발표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원고료로 무려 8백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소설을 출간하면서 클락은 큐브릭에게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이 작품을 못만들도록 다른 사람들을 막아 주었기 때문에, 나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았소 ㅎㅎ" MGM측은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 해 줄 것을 큐브릭에게 요청하지만 (당연하게도) 큐브릭은 일절 관심을 보이..

파오인의 다양한 기능들 맛보기

파오인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뉴스기능에 최적화 된 포털사이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아직 언론사의 확보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메인화면의 기본적인 레이아웃 자체는 여느 포털사이트의 검색창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선 파오인의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살펴보도록 할까요? 초기메뉴의 기본적인 형태는 바뀌지 않았으나 사이드 메뉴는 초창기에 비해 약간의 변화가 있어왔고 앞으로도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메인화면에서 1면의 기사를 보여주는 가운데 창을 클릭하면 각 언론사별로 주간지나 일간지를 선택할 수 있는 화면으로 바뀝니다. 상단에는 날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보시는바와 같이 썸네일 플로우 방식으로 마우스 휠을 스크롤하면 좌우로 각 매체의 썸네일이 움직입니다. 중앙에 위치한..

파오인, 블로거들의 저작권 도피처가 될 수 있을까?

인터넷 포털검색의 발달로 인해 웹상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저작권법의 제약이 강화됨에 따라 습득한 정보의 스크랩 및 재배포 하는 행위에 대한 제약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컨텐츠의 보호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긴 하나, 규정의 잣대가 불분명한 인용의 법적 구제 외에는 사용자가 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지요. 국내 각 언론사에서는 각자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날의 신문 기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무단 전제 및 재배포는 금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웹상의 일간지를 비롯한 매체들의 서비스는 단순 열람용도 외에는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돈 얼마라도 주고 그 기사에 대한 ..

[웹툰 스페셜] 시네마 그레피티 - 에이리언 2020 (Pitch Black, 2000)

기존의 영화블로그와는 다르게 좀 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기획한 코너의 하나로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웹툰 블로거이신 하로기님과 공동으로 '시네마 그레피티'라는 웹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하로기님께서는 이글루스 시절부터 티스토리로 넘어온 지금까지 하로기의 무비툰 사이트를 통해 주로 공포영화와 연계된 완성도높은 웹툰을 연재중이신데요, 이와는 별도로 제가 글을 담당하고 하로기님께서 그림을 그리시는 분업형태의 웹툰을 지속적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어디까지나 예정입니다. 하하하...) 아무래도 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닌 하로기님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인지라 작품 선정 및 내용, 대사의 수정 등 모든 부면에서 두 사람의 의견일치가 되어야 완전한 포스팅이 가능하므로 연재 주기에 대해서는 ..

피자헛 코코넛 쉬림프 피자 시식기

모처럼의 연휴, 가족들과 함께 외식거리를 찾던 중 피자헛에서 피자를 먹기로 결정하고 가까운 피자헛 매장을 찾게 되었다. 오늘 선택한 메뉴는 새로 출시된 '코코넛 쉬림프 피자'. 먼저 피자헛 매장의 셀러드 바. 무한 리필 시스템으로 한 테이블 당 1개의 접시로 지속적인 뷔페식 리필이 가능하지만 인원수 만큼의 비용을 반드시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셀러드와 과일류를 비교적 다양하게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퀄리티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통조림으로 채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오랜만에 와서인지 요거트 메뉴가 새롭게 추가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은 메인 메뉴인 코코넛 쉬림프 피자다. 새로 선보이는 이 피..

잡다한 리뷰 2009.10.05

속편열전(續篇列傳) : 2010 우주여행 - 15년을 기다린 걸작 SF의 후속작 (1부)

속편열전(續篇列傳) No.4 '스페이스 오페라 (Space Opera)'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SF라는 장르가 등장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었습니다만 이것이 영화계의 메이저 장르로 격상되기까지는 한참 세월이 흘러야 했습니다. 1930년대 시리얼 무비인 [벅 로저스] 같은 싸구려 활극은 SF 장르의 주요한 흐름이었고, 이는 196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오히려 미소간의 우주개발 경쟁이 벌어졌던 냉전의 시류를 이용해 일련의 저예산 SF영화, 소설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쏟아져나오자 사람들을 이를 싸구려 잡동사니라는 뜻이 내포된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부르며 일종의 비하적 표현 (혹은 부정적인 느낌 Nagative sence)으로 일컫게 됩니다. 오늘날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스타워즈]..

고전열전(古典列傳) : 들개 - 전후 일본사회를 묘사한 리얼리즘 형사물의 백미

고전열전(古典列傳) No.13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전이었던가... 누군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재밌는 영화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요. 참 난해한 질문이긴 했습니다만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건 아니었던 터라, 영화를 선택할때 실패율을 낮추려면 '형사물'을 고르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그 질문했던 사람을 다시 만났는데 말하길, '역시, 형사영화는 대부분 재미있더라'는 얘길 하더군요. 뭐 제 나름대로의 편협한 제안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지금도 형사물은 최소한의 재미를 보장해 주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요즘은 하도 형사물 중에서도 말초적인 신경만을 자극하는 저질 헐리우드 영화들이 판을 쳐서 그런지 볼 만한 형사영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더군요. 예전과는 달리 과격한 폭력만 넘쳐나고 말..

나무없는 산 - 내가 발견한 한국영화계의 희망

한국영화의 위기론을 딛고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흥행에 성공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제야 작은 영화의 가치에 관객들이 눈을 돌리는구나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그러나 사실 고작 7개 상영관에서 개봉된 [워낭소리]가 백만 관객을 돌파한 일은 지금 보더라도 기적이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나마 [워낭소리]의 성공은 별다른 화제작이 없던 시점에서의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돈 좀 만질 수 있겠다고 판단한 극장주들의 얄팍한 상업적 마인드가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내어 선심을 썼을 뿐이다. 이같은 확신은 이번 여름를 보내면서 더욱 분명해 졌다. 위태로워 보였던 침체기를 깨고 [해운대]가 다시한번 한국영화 천만관객시대의 재현을 알렸을 때 국내 영화팬들을 다소 들떠있었을지 ..

영화/ㄴ 20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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