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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열전(續篇列傳)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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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페라 (Space Opera)'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SF라는 장르가 등장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었습니다만 이것이 영화계의 메이저 장르로 격상되기까지는 한참 세월이 흘러야 했습니다. 1930년대 시리얼 무비인 [벅 로저스] 같은 싸구려 활극은 SF 장르의 주요한 흐름이었고, 이는 196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소간의 우주개발 경쟁이 벌어졌던 냉전의 시류를 이용해 일련의 저예산 SF영화, 소설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쏟아져나오자 사람들을 이를 싸구려 잡동사니라는 뜻이 내포된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부르며 일종의 비하적 표현 (혹은 부정적인 느낌 Nagative sence)으로 일컫게 됩니다. 오늘날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스타워즈]처럼 활극의 요소가 강조된 SF영화의 하위 장르로서 정착됩니다만 원래의 출발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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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1930년대의 대표적 SF 시리얼 무비인 [벅 로저스]. 저예산 B급 상업영화로 대표되는 SF영화는 한동안 '스페이스 오페라'로 불리며 멸시받아온 변방의 장르였다.


그렇다면 '스페이스 오페라'가 지닌 부정적 의미가 사라지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혹자는 진 로든베리의 [스타트렉]이 대중화에 성공하면서부터라고 보는 이들이 있는데요, 맞는 말입니다. 사실 [스타트렉]의 활극적 요소를 배제한 정통 SF드라마의 구축은 향후 제작된 SF영화들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하지만 'SF영화=B급영화'로 평가절하되던 SF장르를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비아냥거리던 판도를 바꿔놓은 결정적 계기는 엄밀히 말해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SF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이 작품은 1960년대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비주얼과 사실적인 고증에 입각한 영화로서 저속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어 온 SF장르에 한획을 그은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현대 SF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고 말할 만큼 이 작품이 후대의 SF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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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격조높은 SF영화의 기틀을 확립하다. '완벽주의자' 스탠리 큐브릭이 만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그간 '스페이스 오페라'로 조롱받아 온 SF영화를 헐리우드의 메이저 장르에 편입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후 이 영화는 수많은 작품들에서 오마주 되었으며 이때 보여준 아날로그 비주얼의 놀라운 표현은 CG시대인 오늘날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애당초 작가 아서 C. 클락의 단편소설 '센티넬'을 바탕으로 영상화를 사전에 계획하고 집필된 소설로서 '고도의 지성을 가진 외계 생명체와 그런 외계 생명체를 발견할 경우 지구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골몰하던 큐브릭 감독이 친구인 로저 카라스의 소개로 클락을 만나면서 함께 구상하게 된 결과물이었고, 이를 영상으로 옮긴 큐브릭의 솜씨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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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s by internationally acclaimed visionary architect Lebbeus Woods.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원안이 되었던 아서 C. 클락의 단편소설 '센티넬'.  외계인이 달에 남긴 태고적의 인공 구조물을 다룬 이 작품은 큐브릭을 매료시켰고, 결국 클락과 큐브릭은 서로의 합의하에 영화의 원작이 될 소설을 쓰기로 결정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시작되는 오프닝의 실험적 영상이나 더글러스 트럼불이 맡은 특수효과의 향연은 기존 SF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것이었죠.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단순히 한편의 SF영화를 넘어 일종의 컬쳐쇼크를 안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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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물론 이 작품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그리 쉬운 영화가 아닙니다. 결벽증 환자처럼 완벽함을 추구한 큐브릭 감독 답게 영화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디테일 하나하나는 모든 면에서 버릴 것 없는 텍스트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해독하는 관객들의 부담은 상당한 것이었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대사로 이해하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속에 녹아든 비주얼로 읽어야 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상당수 관객에게는 이것이 무척 벅찬 일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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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garet Herrick Library. All rights reserved.

스탠리 큐브릭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단순히 대사만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기존 영화들의 클리셰를 답습하길 원치 않았다. 그는 대단히 느린 템포로 영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무수히 많은 정보를 영상에 담아냈고, 관객들이 스크린에 제시된 이미지로 그러한 메세지를 읽어내길 바랬다.


특히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스타 차일드'로 불리게 된 마지막 장면이었는데요, 외계 지성체와 조우한 보우만이 아기로 돌아가는 라스트씬의 난해함은 도대체 이 영화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숱한 논란거리를 제공했습니다. 이것은 사실 큐브릭 감독이 의도한 바로서 관객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제공한 열린 결말의 궁극적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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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논란의 중심에 섰던 '스타 차일드' 시퀀스. 컴퓨터 HAL-9000과의 사투끝에 살아남은 보우만이 아기의 형태로 환원되어 지구와 대칭되는 클로즈업 씬은 관객들에게 혼란과 동시에 많은 사색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열린 결말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스탠리 큐브릭은 속편 따윈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표현하지 않은 부분은 소설판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충분히 다루어졌다는, 다시말해 소설과 영화는 서로 상호보완적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심지어 자신의 작품이 다른 미디어나 영화들에서 재활용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영화에 사용되지 않았던 미사용 필름과 세트장, 미니어쳐 등을 모두 폐기시킴으로 제작사인 MGM측을 더욱 당황하게 만듭니다.

사실상 원작소설을 집필한 아서 C. 클락보다도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진 큐브릭의 완강함 때문에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후속편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듯 보였지요. 세월은 그렇게 10여년 동안 진전없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 계속 -



*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탠리 큐브릭 사진(ⓒ Margaret Herrick Library. All rights reserved.),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포스터(ⓒ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벅 로저스 포스터(ⓒ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센티넬 표지(Illustrations by internationally acclaimed visionary architect Lebbeus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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