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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81

에반게리온: 파 - 창조를 위한 파괴는 정당하다

* 본 리뷰에는 치명적 스포일러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미치겠다.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까. 이제부터 하게 될 이야기가 좀 매니아스럽긴 해도 [에반게리온: 파]를 보고난 지금, 올해 극장에서 본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분명해졌다. [에반게리온: 파]. 이 작품이야 말로 준비된 걸작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애니메이션계의 [다크 나이트]다. '사골게리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가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재진열하는 것 마냥 방영된지 10년이 지난 [에반게리온]을 울궈먹는 가이낙스의 행태에 대해 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에반게리온: 서]가 정교한 리테이크에 의해 탈바꿈한 수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TV판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한 것이 ..

속편열전(續篇列傳) : 007 위기일발 - 영화계의 최장수 프렌차이즈 시리즈를 향한 교두보

속편열전(續篇列傳) No.8 지금까지 무려 22편의 시리즈를 내며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007 시리즈. 아마 이 중 한편이라도 접해보지 않은 분은 별로 없으리라고 봅니다만, 워낙 많은 시리즈를 낸 탓인지 각자 좋아하는 작품들도 제 각각입니다. 일례로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007 영화로 [골드핑거]를 꼽았으며 그 영화 때문에 애스턴 마틴 DB9을 구입했을 정도로 열렬한 팬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3대 제임스 본드였던 로저 무어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티모시 달튼의 [리빙 데이 라이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럼 1대 제임스 본드인 숀 코네리는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할까요? 그는 자신의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위기일발]을 꼽습니다. ..

솔로이스트 - 음악영화 아닌 성장 드라마

유독 장르 편식이 심한 필자에게 있어 [솔로이스트]는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던 영화다. 음악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기도 하지만,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Jr.와 제이미 폭스의 조합이라니! 이보다 더 군침이 도는 재료가 또 어딨겠나. 지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래 정식 개봉일 기다리기를 수개월. 마침내 2009년의 끝자락에 와서야 정식으로 개봉했으니 그 오랜 기간 참아오기가 여간 힘들었던게 아니다. [솔로이스트]는 얼핏보면 한 천재적 음악가의 좌절과 재기를 그린 전형적인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좋았다. 데이빗 헬프갓의 실화를 다룬 [샤인]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아도 감동이 사그러들지 않듯이, 좋은 이야기와 음악이 함께라면 그 어떤 진부함도 견뎌낼 수 있을 것만 ..

영화/ㅅ 2009.11.20

[DVD] 아더와 미니모이 - 뤽 베송의 동화적 판타지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한때 영화 장르의 주류로 떠올랐던 판타지 영화의 팬들은 이제 어디에 희망을 둬야 할지 고민이다.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해리 포터] 시리즈로 대변되던 판타지 영화의 열풍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정점을 이룬 이래 하향 곡선을 그리며 적당한 후계자를 찾는데 실패한 듯 보인다. 세계 3대 판타지 문학 중 하나인 C.S. 루이스 원작의 [나니아 연대기]가 그나마 희망이 되는 듯 했으나 2편인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의 실패로 시리즈의 존립 여부가 불투명하다. [반지의 제왕]의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가 야심차게 준비한 필립 풀먼 원작의 '그의 어두운 물질 (His Dark Materials)' 3부작은 [황금 나침반]으로 초반부터 체면..

영화/ㅇ 2009.11.19

속편열전(續篇列傳) : 컬러 오브 머니 - 25년의 세월을 이어준 '허슬러'의 속편

속편열전(續篇列傳) No.7 흔히들 말해 소위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들은 속편과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하기 쉽죠. [대부 2]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속편을 만든 프란시스 F. 코폴라를 제외하면 이런 예술성 있는 감독의 경우 대개는 속편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사실 속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전편의 후광을 이용해 흥행시켜보려는 상업적 색체를 강하게 풍기거든요. 그래서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는 속설이 굳어지게 된 것이기도 하구요. 7전8기의 정신으로 오스카 수상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침내 그에게 오스카의 영광을 안긴 [디파티드]의 속편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사람들은 스콜세지가 웬일로 속편을 만들겠다고 하는것인지, 과연 그가 속편을 잘 만들 수 ..

2012 - 초콜릿만 가득한 선물세트같은 재난 블록버스터

* 아주 미약한 수준의 스토리 소개가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전문감독'이란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니는 롤랜드 에머리히의 작품들을 보면 드라마의 구성보다는 영화의 스케일이 먼저 떠오르는게 사실이다. 지독한 설정의 오류 투성이인 [인디펜던스 데이]의 메가톤급 히트가 백악관을 박살내는 경이적인 비주얼의 압도감에서 뿜어져 나온 결과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듯이 그의 영화는 언제나 비주얼이 스토리의 단점을 커버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나마 [투모로우]를 통해 이제야 드라마적 서사구조에 있어서도 제법 맛깔스러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작년 [10000 B.C.]로 그는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가혹하리만큼 혹독한 평가를 감수해야만 했다. 나름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던 [투모로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일..

영화/#~Z 2009.11.13

도전자 - 한국 스포츠만화의 서사구조를 확립한 걸작

필자에게 있어 박기정 화백의 만화는 그리 낯익은 작품들이 아니다. 1980년대 이서방문고에서 출간한 [두통이 만세]를 우연히 구해 그의 동생인 박기준 화백의 만화에 미칠정도로 매료된 적은 있어도 사실 이 분들은 나보단 아버지 세대에게 꿈을 안겨준 현역작가였다. 박기정 화백이 등단한 것이 1956년 [공수재]를 발표하면서부터니까 거의 반세기 전의 일이다. 유독 옛것을 소중히 다룰 줄 모르는 한국 문화 컨텐츠 시장의 특성상 이러한 시대의 걸작들은 영원히 볼 수 없는 먼 기억속의 단편으로 남아있거나 설령 존재하더라도 일부 올드팬의 개인 소장품으로 고이 간직되어 있을 뿐이다. 옆나라 일본만하더라도 데스카 오자무 같은 걸출한 작가들의 판본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아직도 절찬리에 팔리고 있는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라 ..

괴작열전(怪作列傳) : 2012 슈퍼노바 - 재난영화? 영화가 재앙이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90 2009년의 영화계를 장식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재난 블록버스터'가 될 것 같습니다. 철학적 테마가 가미된 헐리우드 영화 [노잉]을 비롯해, 침체기에 들어섰던 한국영화계에 다시금 천만관객 돌파의 희망을 안겨준 [해운대]는 한국에서 보기드문 장르인 재난영화에 도전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테지요. 이제 블록버스터 전문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재난영화 [2012]가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이 [10000 B.C.]의 발로 만든 완성도에 가까운 졸작이 될지, 아니면 [투모로우]에 근접한 성공작이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 합니다. [2012]의 개봉일까지 기다릴 수 없으신 분들을 위해 이번 시간에는 재난 목버스터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속편열전(續篇列傳) : 록키 2 - 속편이 주의해야 할 자기복제의 함정

속편열전(續篇列傳) No.6 1976년, 무명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형상화시킨 [록키]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록키]는 그의 연기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이로인해 헐리우드의 유망주로 거듭나게 되었지요. 그러나 아카데미와의 인연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10년의 시간이 흘러 1985년작 [귀향]에서부터 2002년 [드리븐]에 이르기까지 그는 최악의 작품들에게만 주어지는 골든 라즈베리에 해마다 빠지지 않고 노미네이트되는 저력(?)을 보여주게 됩니다. 지금도 실베스터 스텔론 하면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함께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근육질 액션배우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강한 정부'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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