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열전(續篇列傳)

속편열전(續篇列傳) : 007 위기일발 - 영화계의 최장수 프렌차이즈 시리즈를 향한 교두보

페니웨이™ 2009. 11. 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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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열전(續篇列傳) N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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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무려 22편의 시리즈를 내며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007 시리즈. 아마 이 중 한편이라도 접해보지 않은 분은 별로 없으리라고 봅니다만, 워낙 많은 시리즈를 낸 탓인지 각자 좋아하는 작품들도 제 각각입니다. 일례로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007 영화로 [골드핑거]를 꼽았으며 그 영화 때문에 애스턴 마틴 DB9을 구입했을 정도로 열렬한 팬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3대 제임스 본드였던 로저 무어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티모시 달튼의 [리빙 데이 라이트]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럼 1대 제임스 본드인 숀 코네리는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할까요? 그는 자신의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위기일발]을 꼽습니다. 실제로 007 시리즈를 논하는데 있어서 [위기일발]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007이 장수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지금까지도 시리즈 중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혹자는 [007 위기일발]이 속편열전에 적합한 작품인지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언하건데 [위기일발]은 007 시리즈의 '정식 속편'으로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지금에야 본드 무비의 제작규모라든가 세간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시대이지만 007의 첫작품 [007 살인번호]가 개봉했을 때만 해도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살인번호]는 거창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고작 1백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B급 영화였으며, 개봉관도 많이 확보하지 못해 주로 자동차 전용극장을 중심으로 개봉했습니다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개봉관을 확대해 나간 덕분에 북미에서만 1600만 달러의 대박을 터트리게 됩니다.

하지만 상업적 성공과는 무관하게 평론가들은 [살인번호]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살인과 폭력, 그리고 선정성으로 점철된 싸구려 영화'라는 지독한 오명을 쓰며 [살인번호]는 작품적 완성도와는 무관한 오락영화로 낙인찍히게 됩니다. 뭐 사실 틀린말은 아니에요. 007 영화를 진지하게 본다는 건 어딘지 어색하게 느껴지죠.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한편 원작자 이언 플레밍으로부터 영화화 판권을 획득한 커비 브로콜리와 해리 솔츠만은 [살인번호]가 기대이상으로 성공하자 차기작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사실 그 두사람은 플레밍으로부터 판권을 취득한 후 두 개의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오로지 판권 관리만을 전담하는 단자크 Danjaq, 그리고 다른 하나가 영화제작만을 담당하는 EON 프로덕션입니다. 아마 이들이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했던 것은 007 시리즈를 프랜차이즈화 시키겠다는 야심도 어느정도 있었겠지만 사실 22편이나 이어질 정도로 길게 가져갈 생각은 없었을 겁니다.[각주:1]

물론 제임스 본드 무비를 흔히들 생각하는 시리즈 영화의 개념, 즉 [대부]나 [스타워즈] 등 3부작 완결 형태로 이루어진 작품들과는 좀 다른 개념의 시리즈물로 접근해야 하는게 사실입니다. 통상 헐리우드에서 인기 문학작품과 그 캐릭터를 시리즈화 시킨 전례는 이전에도 있었거든요. 일례로 헐리우드 역사상 가장 많이 영화화된 문학 캐릭터 중 하나는 바로 '셜록 홈즈'인데, 아서 코난도일 경의 원작을 영화화한 셜록 홈즈 시리즈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정말 많습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영화사상 가장 많은 작품속에 등장했던 문학작품 속 캐릭터, 셜록 홈즈. 워낙 유명한 소설이니만큼 다양한 영화들이 존재하지만 사실상 제임스 본드 처럼 일률적인 룰에서 철저히 통제된 작품은 아니다. 찰턴 헤스턴이나 피터 오툴, 마이클 케인 등 수많은 배우들이 셜록 홈즈를 연기했지만 시리즈 물로서 일관성을 띄지는 않는다. 위의 포스터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 이 작품에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홈즈 역을 맡았다.


이렇듯 007 시리즈 역시 '소설로 나온 건 모조리 영화화 한다'는 목표아래 계획이 진행되긴 했습니다만,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이전의 경우와 달랐던 점 중의 하나는 브로콜리- 솔츠만 컴비의 독점적인 판권 통제하에 제작이 이루어졌다는 점 (여기서의 예외가 [카지노 로열]과 [썬더볼]입니다만 이는 나중에 또 다룰 기회가 있을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셜록 홈즈의 경우처럼 다른 배우들이 우후죽순으로 주인공을 맡은게 아니라, 한명의 배우가 장기적으로 배역을 끌고 갔다는 점[각주:2]입니다.

이 당시 이언 플레밍의 소설 전부를 영화화 하겠다는 야심을 가졌다는 전제하에 생각해 보면 정식 속편인 [위기일발]은 본드 무비의 프렌차이즈 전략에 있어서 어쩌면 [살인번호] 보다도 더 중요한 입장에 놓였던 겁니다. 이 작품은 플레밍의 5번째 소설 '러시아에서 사랑을 담아 From Russia with Love'를 각색한 것으로서[각주:3] 솔츠만과 브로콜리가 이 작품을 속편으로 선택한 이유는 당시 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절정을 누리던 J.F. 케네디 대통령의 애장도서 목록 탑10안에 선정되면서 인지도가 급상승했기 때문입니다.

ⓒ1962 Pan Books (paperback).


[위기일발]의 원작은 냉전시대의 첩보전이 주 내용으로서 소련 정보국 SMERSH와 영국 정보부 MI6 간의 대결구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간적인 배경도 [살인번호]보다는 앞서는 작품이죠. 하지만 솔츠만과 브로콜리는 [위기일발]에서 소련을 주적으로 표현하는것에 반대합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국제적인 테러조직 '스펙터 SPECTRE'[각주:4]입니다. 사실 스펙터는 소설 '썬더볼'에 소개된 가상의 범죄조직이지만 영화에서는 미리 등장시킴으로서 이후로도 제임스 본드와 숙명적인 대결을 벌이는 주적으로 자리메김하는데, 얼굴은 나오지 않은채 고양이를 쓰다듬는 모습으로 유명한 스펙터의 수장 블로펠트도 [위기일발]에서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 DiC Enterprises/CanWest Global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블로펠트의 얼굴은 [007 두 번 산다]에 가서야 비로서 등장한다. 그전까지 고양이를 쓰다듬는 팔만 비춰졌던 모습은 각종 영화들에서도 패러디 되는데, 그중 가장 우리에게 친숙한 건 역시나 [컴퓨터형사 가제트](아래 사진)일 것이다.


[위기일발]은 여러면에서 다른 007 후속편들과 차별성을 띄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말인 즉슨, [위기일발]이 007 시리즈의 여러 가지 클리셰를 확립하는 대단히 선구적인 입장에 있기도 하지만 반면 다른 시리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한 부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이 작품은 독자적 스토리를 가진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전편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유일한 본드 영화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 전편과의 연계성을 부여한 본드 영화는 악당 죠스가 이례적으로 악역을 연임했던 [문레이커]와 최근 007 리부팅이라는 캐치 프라이즈 아래 씨퀄화 되었던 [퀀텀 오브 솔라스] 정도이지요. 이같은 사실만 봐도 [위기일발]이 일반적인 007 시리즈 중 한편이 아니라 [살인번호]의 속편에 가까운 성격을 띈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위기일발]은 공상과학적인 요소가 녹아있어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살인번호]와는 달리 정통적인 스파이 스릴러의 양상을 지니는 작품으로서 극적인 서스펜스와 액션의 리얼리티도 다른 작품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영화입니다. 이는 훗날 [헤로인 커넥션 Poppies Are Also Flowers, 1966]이나 [어두워 질때까지 Wait Until Dark, 1967] 같은 미스테리/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테렌스 영 감독의 스타일과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확실히 후속작 [골드핑거]의 연출을 맡은 가이 해밀턴의 스타일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각주:5]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또한 본드 무비의 대표적인 클리셰인 '본드, 제임스 본드 (Bond, James Bond)' 라는 대사도 나오지 않으며, 보드카 마티니를 시킬때 '젓지 말고 흔들어서 (Shaken, Not Stirred)'라고 주문하는 장면, 그리고 본드의 트레이드 마크인 턱시도 착용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위기일발]은 장기 프렌차이즈화 되기 전의 일반적인 속편격인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 즉 정형화되어있지 않은 과도기적 형태를 띄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그렇긴해도 [위기일발]은 일면 제임스 본드 무비의 특징을 정의하는 몇가지 주요한 클리셰를 확립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첫번째는 인트로의 건베럴 씨퀀스로서 물론 이 부분은 [살인번호]에서 처음 사용되었지만 이번 속편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함으로 이후로 '이것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라는 일종의 인각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두 번째는 바로 프리타이틀 시퀀스, 즉 오프닝 크레딧이 뜨기 전에 짤막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면서 일종의 티저 예고편같은 역할을 하는 전통이 생긴겁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세 번째로 프리타이틀 시퀀스 이후 오프닝 크레딧에서 여성의 아슬아슬한 실루엣과 함께 주제가가 나오는 클리셰도 이때부터 생겼습니다. 다만 [위기일발]에서는 피쳐링이 들어가지 않은 존 베리의 스코어만 사용된다는 점이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주는 [위기일발]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지요.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네 번째는 특수장비의 등장입니다. 007 하면 떠오르는 특수장비는 [위기일발]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와 더불어 특수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Q도 이때부터 합류하게 됩니다. 사실 [살인번호]에서는 피터 버튼이 연기한 부스로이드 소령이 등장해 본드의 무기를 월터 PPK로 바꿔주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위기일발]에서는 우리에게 'Q'로 잘 알려진 데스몬드 르웰린이 등장해 각종 특수장비들을 제공합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위기일발]에서는 Q가 여전히 부스로이드란 실명으로도 언급된다는 것입니다. 즉 이때까지만해도 'Q=부스로이드 소령'이지만 차기작 [골드핑거]부터 Q라는 애칭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이 역시 과도기적 특징 중 하나겠지요.[각주:6]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007 가방'으로 알려진 브리프 케이스는 바로 [위기일발]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 Warner Bros. Pictures/ DC Comics. All rights reserved.

특수장비를 사용하는 건 비단 제임스 본드만이 아니다. 스펙터 측에서도 비밀무기를 사용하는데, 일례로 신발끝에 달린 단도를 사용하는 저 유명한 시퀀스(위)는 다름아닌 [다크 나이트](아래)에서 오마주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다섯 번째는 '제임스 본드는 다음 영화로 돌아올 것이다 (James Bond will return in ...)'라는 이른바 차회 예고 자막이 엔딩 크래딧에 포함되는 것인데, 이는 [옥토퍼시]에 이르기까지 계속됩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위기일발]은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별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 탄탄한 플롯을 가진 작품입니다. 원작의 양자대립의 관계에서 삼자대립의 관계로 한층 복잡하게 꼬인 플롯으로 인해 스릴은 더욱 증가했으며 첩보물로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악역을 맡은 명배우 로버트 쇼 역시 본드에 필적할 만한 강력한 라이벌로서 유럽출신의 금발머리 킬러라는 클리셰를 확립하며 시리즈물에서 가장 인상적인 악당으로 관객들의 뇌리속에 남게 됩니다.[각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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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쇼가 열연한 악당 레드 그랜트와의 열차안 액션씬은 오늘날로 말하자면 [본 얼티메이텀]급의 액션을 선보인다. 스턴트맨 없이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이 장면은 무려 6분이나 계속되는데, 촬영에 꼬박 이틀이 소요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씬이었다. 결국 이 박진감 넘치는 장면은 훗날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도 오마주된다.


또한 미인대회 출신배우 다니엘라 비앙키의 지적이면서도 청순한 모습은 역대 최고의 본드걸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그 시대의 여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선보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여왕폐하의 007]의 본드걸 다이아나 리그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본드걸입니다. 특히 베니스의 수로에서 본드와 키스를 나누는 엔딩씬은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명장면이기도 합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전작인 [살인번호]에 비해 두배의 제작비가 투입된 [위기일발]은 여전히 흥행에서 호조를 보이며 북미지역에서만 2400만 달러, 전 세계 총 수익 7800만 달러의 대박을 터트리며 차기작의 성공에 대한 전망을 장미빛으로 물들입니다. 사실 시리즈 3편인 [골드핑거]는 [위기일발]이 개봉될 당시 이미 제작에 착수한 상태였지요. 그만큼 제작진은 007의 성공에 큰 자신감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흥행에서의 성공과는 별개로 보수적 성향의 평론가들은 여전히 저예산 오락물인 [위기일발]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평론가들은 [위기일발]이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오마주한 것 자체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장면은 [위기일발] 중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퀀스다. (이 장면의 편집을 담당한 인물은 훗날 [여왕폐하의 007]를 감독한 피터 헌트) 흥미롭게도 몇 년전, 제작진은 히치콕을 감독으로 영입할 구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계획은 제임스 본드로 케리 그랜트를, 그레이스 켈리를 본드걸 타티아나로 캐스팅할 예정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러한 계획은 1958년작 [현기증]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폐기되었다.


ⓒ Danjaq/Eon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위기일발]의 초반 스펙터의 비밀 훈련기지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의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오마주다. 이렇듯 초기의 007은 기존 영화들에 대한 정교한 오마주를 사용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오히려 비평가들에게 '제임스 본드는 독창성이 떨어지는 진부한 작품'이란 빌미를 제공하고 만다. 물론 이런 평가는 후대에 이르러 완전히 뒤집히지만 말이다.


안타깝게도 [위기일발]은 원작자 이언 플레밍이 생애 마지막으로 감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생전에 그는 제임스 본드역에 숀 코네리를 기용한 점에 대해 탐착치 않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기일발]을 보고나서야 코네리의 캐스팅이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였다고 하지요.

이렇듯 [위기일발]은 007 프렌차이즈 형성에 있어서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했던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아마도 [위기일발]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이미 제작에 착수했던 [골드핑거]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테고, 그 이후의 시리즈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겠죠. [위기일발]은 훗날 현란한 특수효과와 물량공세로 스케일을 키운 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통 첩보물의 재미를 선사하며, 007 본연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4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동명의 비디오 게임으로도 출시될 만큼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이지요.

007 시리즈에 대해서는 할말이 정말 많습니다만 분량의 압박으로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007 영화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 본 리뷰는 영화 컬럼니스트 김정대님의 자문을 받아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글의 내용 중 일부 표현은 김정대님께서 직접 언급하신 내용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 [007 위기일발]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Danjaq/Eon Production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 셜록 홈즈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컴퓨터형사 가제트(ⓒ DiC Enterprises/CanWest Global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다크 나이트(ⓒ Warner Bros. Pictures/ DC Comics. All rights reserved.),러시아에서 사랑을 담아(ⓒ1962 Pan Books (paperback))

[블루레이] 007 위기일발 - 10점
숀 코너리, 테렌스 영/20세기폭스




  1. EON 프로덕션이 설립될 당시인 1961년에 출간된 이안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소설 자체가 10편이 채 되지 않았다. [본문으로]
  2. 숀 코네리의 제임스 본드 배역은 2대 제임스 본드인 조지 레젠비가 발탁되기까지 무려 6번 연속으로 이어졌는데 이는 당시 기준으로 보건데 대단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본문으로]
  3. [위기일발]이란 제목은 원제와 많이 동떨어지긴 했지만 참 잘 지은 작명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시 일본에서의 개봉명을 그대로 들여왔다. [본문으로]
  4. ‘The Special Executive for Counterintelligence, Terrorism, Revenge and Extortion’의 약자. [본문으로]
  5. 실제 가이 해밀턴의 [골드핑거]는 전작에서의 액션과 서스펜스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비주얼의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카메라 워크에도 유난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본문으로]
  6. Q가 부스로이드 소령이란 실명으로 언급되는건 단 시리즈 중 단 세 편 뿐인데, [살인번호]와 [위기일발] 그리고 [나를 사랑한 스파이]다. [본문으로]
  7. 훗날 007에서 금발머리 유럽인 킬러가 등장한 건 [007 두 번 산다]를 비롯해 [유어 아이즈 온리], [리빙 데이 라이트] 등 6편에 달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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