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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Review 1708

베를린 - 멜로물도 류승완의 손에서는 액션영화가 된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총기류를 동반한 액션영화를 만들만한 소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저씨]같은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라 하겠고, 대부분은 남북의 대치상황에 기반한 형태로 가는게 가장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쉬리]는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가장 영리하게 활용한 액션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을 벗어난 대부분의 영화들은 실패했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쉬리] 이후 남북한 대치상황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얼마만큼 발전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물론 그 후로 한국영화의 파이가 엄청나게 커져버렸고 가용할 수 있는 배우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연출의 기법도 헐리우드의 그것에 근접해가는 마당에 [베를린]은 한국 영화의 현주소, 아니 더 정확하게는 한국 액션영화의 현주소..

영화/ㅂ 2013.02.04

[블루레이] 러브 네버 다이즈 - 오페라의 유령, 그 후 10년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가스통 르루의 원작 ‘오페라의 유령’은 사실 발간 당시에 대중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은 아니다. 어느덧 한 세기가 넘어가는 시점에 이르러 이 소설이 폭발적인 사랑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로 각색된 이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BD 리뷰 참조) [오페라의 유령]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의 제안에 의해 속편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된다. 다분히 찜찜한 느낌을 남기고 사라진 팬텀의 뒷 이야기에 대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는 원작자 가스통 르루의 뒤를 이어 스토리를 써줄 인물로 프레드릭 포사이스를 점찍었다. 사실 프레드릭 포사이스는 ..

드라마, 공연 2013.01.28

아무르 - 신파 배제한 노년의 사랑, 고통, 슬픔

한국이라는 사회에서의 노인문제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은 전무하다 시피하고 이 노인들의 복지를 짊어질 젊음이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게 사실이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노인들과 젊은 층의 이른바 ‘세대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는 겁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른 정년을 맞이한 대다수 노인들은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안될 시대가 왔습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일까요?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원래대로라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영화입니다. 하지만 작은 예술영화 상영관에서 제한 개봉을 한 [아무르]는 거의 한달이 다 되도록 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남녀노소..

영화/ㅇ 2013.01.23

라이프 오브 파이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혹은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얀 마텔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라이프 오브 파이]의 감독은 바로 이안입니다. [헐크], [브로크백 마운틴], [와호장룡], [음식남녀]… 이 영화들의 감독이 모두 한 사람이라는게 믿겨 지십니까? 저는 이렇게나 광범위한 연출의 스펙트럼을 지닌 감독이 헐리우드가 아닌 대만에서 나왔다는게 더 놀랍습니다. 영화는 성인이 된 파이가 한 작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밑에서 성장한 파이는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범신론적인 믿음을 가진 독특한 소년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물원 부지 사용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결국 동물을 몽땅 배에 싣고 캐나다로 이민을 택한 파이의 가족들은 폭풍우에 휘말려 난파당합니다. 홀로 살아남은 파이는 구명보트 위에서 오랑우탄, 얼룩말, ..

영화/ㄹ 2013.01.21

블록버스터의 그늘, 목버스터

영화도 일종의 유행입니다. 어느 특정 장르가 흥행을 하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그 흐름을 따르기 마련이지요. 가령 최근 헐리우드의 트렌드는 몇 년째 슈퍼히어로물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여기에 프리퀄이니, 리부트니 하는 현상 또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흐름 자체를 따라하는건 사실 ‘돈’을 추구하는 영화산업의 특성상 누구도 막을 수는 없는 일인데요, 약삭 빠르게도 단순한 흐름보다는 ‘특정 영화’를 그대로 벤치마킹하는 이른바 ‘아류작’을 찍는 현상도 비일비재합니다. 일례로 제임스 카메론이 역대 최고의 제작비를 투입했던 [어비스]의 경우 [레비아탄]이나 [딥 식스]같은 해양SF물로 인해 신비성이 사라지는 바람에 흥행에도 크게 실패한 적이 있는데요, 이처럼 아류작이 본작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레 미제라블 - 상처입은 영혼들을 위한 힐링무비

빅토르 위고의 소설 ‘장발장’은 어렸을 때 꼭 읽어야 할 필독 도서 중 하나였습니다. 배고픈 장발장이 어쩌다 빵을 훔치게 되고 그 대가로 19년의 혹독한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후 풀려나 어느 성당에서 후한 대접을 받지만 은으로 된 식기들을 훔쳐 달아나다가 다시 경찰에게 걸려 성당의 주교에게 끌려가 자초지종을 확인받으려 할 때 주교의 따뜻한 용서로 새사람이 된다는… 그리고 그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 아마 모르긴 해도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단순히 어렸을적 아동용으로 각색된 문고판만 읽었던 사람에게 ‘장발장’은 그리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장발장’ 하면 은촛대와 용서의 미덕이 전부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실제로 장발장의 원작 ‘레 미제라..

영화/ㄹ 2013.01.14

만화왕국 일본, 그리고 만화의 영화화

얼마전 [바람의 검심]이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영화에 사용된 와츠키 노부히로 작가의 원작만화는 국내에서도 모 주간지에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모았었죠. 다소 왜색이 짙다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속죄라는 테마로 구원을 찾아 방랑하는 칼잡이 켄신의 이야기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오히려 일본에서 영화화가 진행된다고 했을 때 모 사이트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지요. 실제로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는 우려와는 달리 완성도가 꽤 높은 작품이 되었습니다만,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영화로 나올때마다 팬들의 원성이 자자한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영화산업의 구조상 어떤 식으로든 이윤 창출이 가능한 일본의 경우에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일 없이 저예산 코스프레 같은 영화들..

은빛기사 브이 - 김형배 화백이 낳은 토종 슈퍼히어로

흔히 김형배 화백하면 [로보트 태권브이]나 [황금날개], [똘이장군] 등 김청기 애니메이션의 코믹스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엄밀히 말해 ‘로보트 태권브이’ 코믹스판의 원조는 김승무 작가라고 할 수 있지만 ‘로보트 태권브이: 우주작전’으로 정면승부를 펼친 김형배 화백에게 판정패를 당한 이후 이 시리즈의 주도권은 김형배 화백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유려한 화풍과 뛰어난 구성력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김형배 화백은 결국 ‘로보트 태권브이’로 인기를 얻어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SF만화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바벨 3세’나 ‘최후의 바탈리온’ 같은 아류작과 더불어 ‘로보트 태권브이’ 캐릭터 사용에 대한 분쟁 덕분에 오늘날 김형배 화백의 만화 중 정상적인 방법으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

2012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블로그 연말결산

개인적으로는 정말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2012년도 이제 만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예견처럼 지구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개인사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간단하게나마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방문자 작년 한해의 총 방문자수가 70만명에 그친 반면, 올해는 다소의 증가가 있었습니다. 작년 말 583만명 누적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올해는 693만명으로 약 110만명 정도가 방문해 주셨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곧 700만명 돌파가 이루어질듯 합니다. 리뷰수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찾아주신 분들께 그저 죄송스런 마음 뿐입니다. 내년에는 좀 더 분발해 보겠습니다. 2.외부필진 올해 하반기에는 한달 10개의 포스팅에도 못미치는 매우 게으른(?) 블로그 ..

본 레거시 - 스핀오프가 지닌 한계

제이슨 본 3부작의 성공은 원작자 로버트 러들럼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진 않다. 적어도 어느 정도의 틀안에서 독립적인 완결구조를 보여주었던 [본 아이덴티티]를 제외하면 나머지 두 편은 온전히 토니 길로이의 머리 속에서 나온 창작물로 봐야할 테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첩보원 제이슨 본의 일대기적인 성격을 띈 소설판 보다는 일관된 주제로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영화판의 완성도가 훨씬 훌륭했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시리즈의 4편인 [본 레거시]는 로버트 러들럼의 오리지널이 아닌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의 이른바 후계형식의 속편이지만 영화판의 관점에서는 본 시리즈의 새로운 창작자라고도 볼 수 있는 토니 길로이의 작품이므로 어떤 면으론 본 시리즈의 적통(嫡統)에 해당하는 셈이다. 문제는 연출자 폴 그린그래스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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